中企-대기업 대변 2人, 동반성장 놓고 ‘랩 배틀’ 한판
등록 2011.09.22.《 말쑥한 정장을 점잖게 차려입은 50대 중반의 두 신사가 어퍼컷을 날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들은 음악이 흐르자 갑자기 펄쩍펄쩍 뛰며 여성 댄서들과 춤을 췄다. 이어 쏟아지는 현란한 ‘랩 배틀’(언쟁을 벌이듯 공격적인 랩을 주고받는 것). 몇 초 만에 수십 개 단어를 속사포처럼 쏟아낸 그들에게선 교수와 연구기관장의 딱딱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20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오른 김문겸 중소기업 호민관(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과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의 뮤직비디오 ‘위 캔 두 잇(we can do it)’이 누리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은 ‘한국 최고령 래퍼’를 자처하며 랩으로 설전을 벌이는 사상 초유의 시도를 선보였다. 》양김(兩金)의 랩 배틀은 대기업을 대변하는 김 원장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내 말 한번 들어봐/동반성장 하자는데 뭣 땜에 시비 거냐고?/중소기업만 말고 소비자도 보라고/500만 원 TV 2년 만에 150/요즘 국산 TV 소니보다 낫지/부품단가 그대로면 아직도 500만 원/정치의 주인은 유권자듯/경제의 주인은 소비자/동반성장 뜻 좋지만/올라가는 물가도 생각해줘.’ 대기업의 납품단가 합리화가 세계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호민관이 라임(각운이나 음절수를 맞춰 리듬감을 살리는 것)을 맞춰 맞받았다. ‘TV 사는 일반서민 생산현장 근로자/소비자와 근로자는 분리할 수 없어요/청년실업 일백만 실업자가 넘쳐나/납품가격 후려치기 중소기업 문 닫게 해/중소기업 문 닫으면 고용 누가 TV는 누가 사나/우리나라 일자리의 80퍼센트가 중소기업이란 건 알고 있니/중소기업 잘돼야 실업자가 줄어요.’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으면 결국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뮤직비디오 공개에 앞서 19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난 김 호민관은 “촬영장에서 9시간 동안 춤을 추며 랩까지 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며 “손발이 오그라들어 아직도 동영상 완성본을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호민관은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계 현장의 애로를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민간인 전문가 가운데 뽑은 일종의 옴부즈맨이다.
김 호민관은 “동반성장을 둘러싸고 대·중소기업계가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팽팽히 맞선 상황인데 양측이 감성적으로 교류하면서 대안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김 원장에게 랩 배틀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망가진’ 모습이 오히려 화제가 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래퍼로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 힙합그룹 ‘거리의 시인들’과 자유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랩 앨범을 만든 적이 있다. 김 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젊은층도 관심을 갖고 이슈에 동참할 수 있도록 ‘프리스타일 랩’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956년 동갑내기 친구 사이로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유학생활도 같이 했다. 유학기간 내내 같은 집 위·아래층에 살면서 격의 없이 지냈다. 대·중소기업계를 각각 대변하며 맞서는 사이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랩 배틀이라는 파격이 가능했다.
김 원장은 “우리 두 사람 모두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다 중요하다는 데는 생각이 같다”며 “전국을 순회하며 랩 공연도 하고 토론도 벌이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말쑥한 정장을 점잖게 차려입은 50대 중반의 두 신사가 어퍼컷을 날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들은 음악이 흐르자 갑자기 펄쩍펄쩍 뛰며 여성 댄서들과 춤을 췄다. 이어 쏟아지는 현란한 ‘랩 배틀’(언쟁을 벌이듯 공격적인 랩을 주고받는 것). 몇 초 만에 수십 개 단어를 속사포처럼 쏟아낸 그들에게선 교수와 연구기관장의 딱딱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20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오른 김문겸 중소기업 호민관(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과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의 뮤직비디오 ‘위 캔 두 잇(we can do it)’이 누리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은 ‘한국 최고령 래퍼’를 자처하며 랩으로 설전을 벌이는 사상 초유의 시도를 선보였다. 》양김(兩金)의 랩 배틀은 대기업을 대변하는 김 원장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내 말 한번 들어봐/동반성장 하자는데 뭣 땜에 시비 거냐고?/중소기업만 말고 소비자도 보라고/500만 원 TV 2년 만에 150/요즘 국산 TV 소니보다 낫지/부품단가 그대로면 아직도 500만 원/정치의 주인은 유권자듯/경제의 주인은 소비자/동반성장 뜻 좋지만/올라가는 물가도 생각해줘.’ 대기업의 납품단가 합리화가 세계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호민관이 라임(각운이나 음절수를 맞춰 리듬감을 살리는 것)을 맞춰 맞받았다. ‘TV 사는 일반서민 생산현장 근로자/소비자와 근로자는 분리할 수 없어요/청년실업 일백만 실업자가 넘쳐나/납품가격 후려치기 중소기업 문 닫게 해/중소기업 문 닫으면 고용 누가 TV는 누가 사나/우리나라 일자리의 80퍼센트가 중소기업이란 건 알고 있니/중소기업 잘돼야 실업자가 줄어요.’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으면 결국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뮤직비디오 공개에 앞서 19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난 김 호민관은 “촬영장에서 9시간 동안 춤을 추며 랩까지 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며 “손발이 오그라들어 아직도 동영상 완성본을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호민관은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계 현장의 애로를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민간인 전문가 가운데 뽑은 일종의 옴부즈맨이다.
김 호민관은 “동반성장을 둘러싸고 대·중소기업계가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팽팽히 맞선 상황인데 양측이 감성적으로 교류하면서 대안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김 원장에게 랩 배틀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망가진’ 모습이 오히려 화제가 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래퍼로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 힙합그룹 ‘거리의 시인들’과 자유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랩 앨범을 만든 적이 있다. 김 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젊은층도 관심을 갖고 이슈에 동참할 수 있도록 ‘프리스타일 랩’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1956년 동갑내기 친구 사이로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유학생활도 같이 했다. 유학기간 내내 같은 집 위·아래층에 살면서 격의 없이 지냈다. 대·중소기업계를 각각 대변하며 맞서는 사이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랩 배틀이라는 파격이 가능했다.
김 원장은 “우리 두 사람 모두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다 중요하다는 데는 생각이 같다”며 “전국을 순회하며 랩 공연도 하고 토론도 벌이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VODA 인기 동영상
- 재생01:041ITip2유튜브 알고리즘 초기화 및 특수 댓글 작성 방법!
- 재생00:312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예고] "우리 언니 어떤 점이 좋아요?" 동완을 당황시킨 윤아의 절친 어반자카파 조현아!
- 재생00:303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나.솔.사.계 58회 예고] 8옥순을 지키기 위한 11영식의 방어전...!ㅣ사랑은 계속된다 EP.58ㅣSBS PLUS X ENAㅣ목요일 밤 10시 30분
- 재생10:214골린이 박찬의 노골프저는 정도의 길을 걷습니다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1부)
- 재생01:305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선공개] ※일촉즉발 대치 상황※ 게임에 집착하며 위협적으로 돌변한 금쪽이
- 재생03:226미스트롯3 TOP7 완전 정복미스트롯3 TOP7 그 전설의 시작은?!🤔 TV CHOSUN 240418 방송
- 재생02:157모두의 챌린지[모두의 챌린지] 두 번째 친환경 챌린지, 야생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노력 '새를 구해요 챌린지', MBC 240419 방송
- 재생10:078유 퀴즈 온 더 블럭(웃픔 주의🤣) 히딩크 감독이 한국인들에게 감동받은 사연 ㅋㅋ | tvN 240417 방송
- 재생03:259신상출시 편스토랑동갑내기 치과의사 남편의 내조 피곤한 아내 양지은 위한 사랑의 마사지! 이 분위기 뭐야~ | KBS 240419 방송
- 재생00:3910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4월 25일 예고] ‘두 얼굴의 엄마’ 포천 농약 연쇄살인사건
- 재생02:531세자가 사라졌다[배신 엔딩] 상선의 침입에 몸을 피한 수호, 하지만 측근의 배신으로 칼에 찔리다!? MBN 240414 방송
- 재생02:452원더풀 월드이준을 친 박혁권, 중환자실의 차은우를 바라보는 오만석, MBC 240412 방송
- 재생03:303올댓트로트이불…같이 걸어요 by 이진
- 재생10:214골린이 박찬의 노골프저는 정도의 길을 걷습니다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1부)
- 재생11:495백두산 박찬의 락앤롤 파워토크하루빨리 건강 찾아서 공연하고 싶어요 (몬스터리그 오의환, 지원석)
- 재생01:046ITip2유튜브 알고리즘 초기화 및 특수 댓글 작성 방법!
- 재생03:467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병만 랜드 정글에 집을 지었다?! 찐친들은 다 아는 병만의 근황은?
- 재생01:488골 때리는 그녀들[4월 24일 예고] FC원더우먼 VS FC구척장신, 컵 대회를 발칵 뒤집은 비운의 팀은?!
- 재생03:529선재 업고 튀어[1-4화 요약본] 최애열성팬의 쌍방 구원 서사! 설렘 폭발하는 변우석김혜윤 몰아보기!
- 재생01:4910멱살 한번 잡힙시다불안해하는 김하늘을 철창에서 꺼내주는 연우진 "이제 집에 가자" | KBS 240416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