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뭉친 태극전사 “열정은 그대론데 몸이 말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기적을 이뤄낸 영광의 주역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2002한일월드컵 10주년을 기념해 5일 열리는 ‘K리그 올스타전 2012’를 하루 앞두고 현역 K리그 올스타팀과 대항하게 될 2002 월드컵대표팀 멤버들이 소집된것. 월드컵의 주역들은 4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 속속 모여들었다.

설기현·김남일·유상철·최태욱·송종국·김병지·안정환·이운재·최용수 등 반가운 얼굴들이 ‘TEAM 2002’로 다시 뭉쳤다. 사령탑을 맡은 거스 히딩크 감독도 3일 입국해 팀에 합류했다. 10년 전에 은퇴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주장 완장을 차고 다시 뛴다.

이날 가장 처음으로 도착한 설기현(33·인천FC) 선수는 “그당시 대표팀 소집할 때와 똑같은 기분이 든다”며 “지금은 소속팀 내에서 최 고참 이지만 오늘은 가장 막내였던 당시 입장이 됐기 때문에 좀 일찍 왔다”고 말했다. 이어 계획을 묻자“골을 넣는것 보다 안먹기 위해 수비를 잘해야 할것 같다. 후배들에게 살살하라고 부탁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지도자 신분으로 있는 유상철 대전시티즌 감독은 “팬들은 그때 기억을 많이 할텐데 몸은 예전 같지가 않다. 그 것만 알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의 진공청소기 김남일(35·인천FC)은 히딩크 감독과 만날 소회를 묻자 “TV에서 뵈니 많이 늙으셨더라. 하긴 나도 늙었다. 나이트 가고 싶은 김남일 이었는데 지금은 못간다”고 답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이어 결과가 어떨것 같느냐는 질문에 “당시 형들이 대부분 지도자가 됐다”며 “그 의견 차를 많이 좁히는 게 관건”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종국은 준비 많이 했느냐는 질문에 “서 있을 생각인데요”라고 우스갯 소리로 답한 뒤, “어제 아내와 산책했는데 천천히 걸었는데도 다리가 아프다. 운동을 너무 안했다. 지금은 은퇴 했으니까 마음 편하게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TEAM 2002’와 맞붙게 될 ‘TEAM 2012’의 사령탑은 신태용 성남일화 감독이 맡았다. 올스타전은 오는 5일 저녁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막을 올린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