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하면 아프지 않다”… 몸과 외부의 소통 중요
등록 2012.09.10.요즘 드라마의 공통 테마는 가족과 사랑이다. 헌데,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친다. 거짓말은 기본이고 속이고 눙치고, 조폭 영화 뺨치는 수준이다. 만약 이것이 ‘리얼리티’라면 우리 시대의 집은 이제 스위트홈이 아니라 일종의 전쟁터다. 그런데 그 명분이 늘 사랑이다. 사랑을 얻기 위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저토록 끔찍한 전쟁을 치러야 하다니.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 하나. 저것이 일상이라면 몸이 과연 견딜 수 있을까. 거짓말과 음모는 단지 윤리적 사항이 아니다.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일이다. 당연히 뇌파도 교란된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소위 ‘운명적 사랑’을 하려면 ‘정기신(精氣神)’이 엄청 소모될뿐더러 무의식에까지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대개 불치병에 걸린다. 그래서 더더욱 비련의 주인공이 되지만 사실 그건 자업자득에 불과하다. 그런 식의 동선과 관계 자체가 이미 질병인 까닭이다.
질병과 죽음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야 하듯 건강에 대한 시각 또한 달라져야 한다. 건강이란 무엇인가? 단지 병에 걸리지 않고 각종 수치가 정상이면 건강한 것인가? 어떤 삶을 살든 간에? 절대 그렇지 않다. 삶이 왜곡되면 생리적 리듬도 어긋나게 마련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전쟁도, 지순한 사랑의 파토스도 삶에 대한 통찰로 이어지지 않으면 다 병이 된다. 그리고 이 병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질병보다 더 치명적이다. 존재 자체를 심하게 훼손할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건강은 삶에 대한 지혜와 분리될 수 없다.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은 병을 ‘지혜의 결핍’으로 정의하고 있다.
‘동의보감’은 말할 나위도 없다. 양생술은 유불도의 수행과 분리할 수 없다. 수행의 핵심은 비움이다. 무지와 탐착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생술이란 무지로부터의 자유, 곧 내 안에 있는 지혜를 일깨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혜의 핵심은 소통이다. “선은 맑고 가벼운 데서 나오고 악은 무겁고 탁한 데서 생기네. 선은 투명한 데서 나고 악은 막힌 데서 생기네. 사람이 기혈이 진정된 때에는 정신이 통명하고, 또 기혈이 흐린 때에는 정신이 어둡고 미혹되네.”(한규성 ‘역학원리강화’)
양생의 대원칙인 ‘통즉불통(通則不痛·통하면 아프지 않다)’ 역시 같은 이치의 소산이다. 요컨대 건강이란 근원적으로 몸과 외부 사이의 ‘활발발(活潑潑)’한 소통을 의미한다. 소통하지 않는 삶은 그 자체로 병이다. 그래서 몸에 대한 탐구는 당연히 이웃과 사회, 혹은 자연과 우주에 대한 탐구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하여, 의학과 역학은 하나다. 그래서 의역학(醫易學)이다. 의역학이 21세기적 비전과 마주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물론 이 오래된 지혜는 ‘지금, 여기’에 맞게 변주되어야 한다. 그래서 인문학과의 접속이 절실하다. 인문학은 우리 시대를 구성하는 지성과 표상의 배치다. 의역학이 생생한 비전이 되려면 반드시 이 프리즘을 통과해야만 한다. 고전의 원대한 비전과 인문학의 현장성을 대각선으로 잇는 앎, 그것이 곧 ‘인문의역학’의 세계다. 이 매트릭스 위에선 모두가 ‘자기 몸의 탐구자’가 된다. 아는 만큼 자유롭고, 아는 만큼 살아낸다. 고로, 앎과 자유, 건강과 지혜는 하나다!
고미숙 고전평론가
요즘 드라마의 공통 테마는 가족과 사랑이다. 헌데,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친다. 거짓말은 기본이고 속이고 눙치고, 조폭 영화 뺨치는 수준이다. 만약 이것이 ‘리얼리티’라면 우리 시대의 집은 이제 스위트홈이 아니라 일종의 전쟁터다. 그런데 그 명분이 늘 사랑이다. 사랑을 얻기 위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저토록 끔찍한 전쟁을 치러야 하다니.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 하나. 저것이 일상이라면 몸이 과연 견딜 수 있을까. 거짓말과 음모는 단지 윤리적 사항이 아니다.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일이다. 당연히 뇌파도 교란된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소위 ‘운명적 사랑’을 하려면 ‘정기신(精氣神)’이 엄청 소모될뿐더러 무의식에까지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대개 불치병에 걸린다. 그래서 더더욱 비련의 주인공이 되지만 사실 그건 자업자득에 불과하다. 그런 식의 동선과 관계 자체가 이미 질병인 까닭이다.
질병과 죽음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야 하듯 건강에 대한 시각 또한 달라져야 한다. 건강이란 무엇인가? 단지 병에 걸리지 않고 각종 수치가 정상이면 건강한 것인가? 어떤 삶을 살든 간에? 절대 그렇지 않다. 삶이 왜곡되면 생리적 리듬도 어긋나게 마련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전쟁도, 지순한 사랑의 파토스도 삶에 대한 통찰로 이어지지 않으면 다 병이 된다. 그리고 이 병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질병보다 더 치명적이다. 존재 자체를 심하게 훼손할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건강은 삶에 대한 지혜와 분리될 수 없다.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은 병을 ‘지혜의 결핍’으로 정의하고 있다.
‘동의보감’은 말할 나위도 없다. 양생술은 유불도의 수행과 분리할 수 없다. 수행의 핵심은 비움이다. 무지와 탐착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생술이란 무지로부터의 자유, 곧 내 안에 있는 지혜를 일깨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혜의 핵심은 소통이다. “선은 맑고 가벼운 데서 나오고 악은 무겁고 탁한 데서 생기네. 선은 투명한 데서 나고 악은 막힌 데서 생기네. 사람이 기혈이 진정된 때에는 정신이 통명하고, 또 기혈이 흐린 때에는 정신이 어둡고 미혹되네.”(한규성 ‘역학원리강화’)
양생의 대원칙인 ‘통즉불통(通則不痛·통하면 아프지 않다)’ 역시 같은 이치의 소산이다. 요컨대 건강이란 근원적으로 몸과 외부 사이의 ‘활발발(活潑潑)’한 소통을 의미한다. 소통하지 않는 삶은 그 자체로 병이다. 그래서 몸에 대한 탐구는 당연히 이웃과 사회, 혹은 자연과 우주에 대한 탐구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하여, 의학과 역학은 하나다. 그래서 의역학(醫易學)이다. 의역학이 21세기적 비전과 마주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물론 이 오래된 지혜는 ‘지금, 여기’에 맞게 변주되어야 한다. 그래서 인문학과의 접속이 절실하다. 인문학은 우리 시대를 구성하는 지성과 표상의 배치다. 의역학이 생생한 비전이 되려면 반드시 이 프리즘을 통과해야만 한다. 고전의 원대한 비전과 인문학의 현장성을 대각선으로 잇는 앎, 그것이 곧 ‘인문의역학’의 세계다. 이 매트릭스 위에선 모두가 ‘자기 몸의 탐구자’가 된다. 아는 만큼 자유롭고, 아는 만큼 살아낸다. 고로, 앎과 자유, 건강과 지혜는 하나다!
고미숙 고전평론가
VODA 인기 동영상
- 재생11:441골린이 박찬의 노골프골프 너무 힘들어요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2부)
- 재생01:132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정규앨범의 의미
- 재생01:473수지맞은 우리이상숙은 오현경에게 말해준다 | KBS 240425 방송
- 재생04:154미스쓰리랑연우 신의 애절한 트롯 '그 강을 건너지마오' TV CHOSUN 240425 방송
- 재생01:465수지맞은 우리병원 일로 상의하는 김희정과 선우재덕 | KBS 240425 방송
- 재생02:246수지맞은 우리강별에게 거절 의사를 말하는 백성현 | KBS 240425 방송
- 재생13:547나는 SOLO20번지 솔로남들의 잊지 못할 첫 만남을 같이 남기고 싶은 솔로녀는?! ㅣ나는솔로 EP.146ㅣSBS PLUS X ENAㅣ수요일 밤 10시 30분
- 재생00:398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5월 2일 예고]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호텔 화재’ 그리고 최후의 생존자
- 재생03:129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특제 조미료’로 남편과 시어머니를 살해한 노 씨
- 재생04:3110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경제권은 100% 동완의 가진다?! 현아가 깜짝 놀란 동완의 경제 마인드
- 재생03:051세자가 사라졌다세자 수호, 대비 명세빈과 어의 김주헌의 사이 알고 극대노!!! MBN 240421 방송
- 재생03:552라디오스타"내가 꿈을 꿨는데..." 임신 사실을 밝히지 않은 랄랄의 결혼을 예상한 풍자, MBC 240417 방송
- 재생04:233조선의 사랑꾼갑분 타로🧙️ 2년 내로 지민&준호의 결혼 운이 있을까?!🤔 TV CHOSUN 240422 방송
- 재생04:064미스터 로또서진이랑 함께 사랑의 열차를 타고 ‘간다고야’ TV CHOSUN 240419 방송
- 재생03:115조선의 사랑꾼전진이서 하우스! 눈에서 꿀 떨어지는 사랑꾼 전진 TV CHOSUN 240422 방송
- 재생04:166조선의 사랑꾼성향이 달랐던 두 사람 서로의 얘기를 들어주는 슬기와 현철 TV CHOSUN 240422 방송
- 재생03:087조선의 사랑꾼지민과 준호의 궁합 주도권을 잡고 있는 사람은 준호?! TV CHOSUN 240422 방송
- 재생02:518조선의 사랑꾼상상도 못한 좋은 결과 엄마에게 바로 전화 거는 지민 TV CHOSUN 240422 방송
- 재생05:069조선의 사랑꾼용식이네 대기실에 찾아온 원혁의 고마운 사람들🥰 TV CHOSUN 240422 방송
- 재생04:4910조선의 사랑꾼소중한 인연 슬기와 현철이 혼인신고 하는 날 TV CHOSUN 240422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