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크리스마스-어제와 오늘

등록 2012.12.24.

오늘날 한국의 성탄절은 종교와 상관없이 국민 대부분에게 한 해를 마감하는 특별한 날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과 상가의 다양한 이벤트와 거리의 화려한 장식들도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데 한몫을 한다.

그러나 불과 몇 십 년 전 만 해도 크리스마스는 국민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날이었다. 특히 농촌에서 크리스마스는 아무런 날도 아니었다.

이무렵 도시에서는 해가 갈수록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무르익는 반면 한편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반대하는 움직임도 함께 일었다. 크리스마스 공휴일 지정을 놓고 불교와 기독교 인사가 참여한 시민논단이 열띤 찬반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성탄절 이브에 야간통행금지가 해제 되는 터에 빚어지는 갖가지 불건전한 사회적 도덕적 폐해를 들어 크리스마스 폐지 운동이 일기도 했다.

우리와 가장 문화가 비슷한 중국과 일본에서는 지금도 성탄절을 공휴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것을 가만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현상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크리스마스는 일부 기독교 신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신년 축하의 서곡 정도에 불과하다.

아래는 당시 크리스마스에 즈음하여 신문에 난 칼럼이다.

성탄절은 세계적 관습인가 [1966년 6월 18일]

12월 25일은 전 세계 공통된 공휴일이 아니다. 전 세계라면 미국과 서구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분명 아시아와 아프리카도 포함되는 범위리라. 그런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가 12월 25일은 국가의 성문법으로 국민에게 어색한 휴일을 가용하고 있는가. 미국의 기독교 신자 수는 전 국민의 97%요 우리나라는 1.3%다. 그래서 미국은 연말 휴가 중 하루로 성탄절을 포함시켰고 절대 다수의 불교도를 가진 미얀마는 불교의 지위를 특히 인정하는 헌법을 가지고 있으며, 이태리 헌법도 역시 가톨릭의 지위를 보호하고 있는 것은 그 나라의 특수 사정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12월 25일을 국가 공휴일로 정해야할 특수 사정이 있었다면 그것은 미국과 서구를 모방해야 했다는 그 사정 하나 뿐이리라 (중략) 12월 25일을 국가 공휴일로 정한 것이 우리나라에 어떤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가, 다시 말해서 국가적 의의를 가지는가. 크리스마스 메시지 교환 풍속은 선진국에 준하는 풍속으로 보일지 모르나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는 도시인들의 휴일이지 국민전체의 휴일은 아니다. 12월 25일 밤 시골에 가서 오늘 왜 노느냐고 물어보라 차라리 섣달그믐을 놀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하리라.

〈동영상뉴스팀〉
영상= 1977년 크리스마스-명동 거리


오늘날 한국의 성탄절은 종교와 상관없이 국민 대부분에게 한 해를 마감하는 특별한 날로 인식되고 있다. 기업과 상가의 다양한 이벤트와 거리의 화려한 장식들도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데 한몫을 한다.

그러나 불과 몇 십 년 전 만 해도 크리스마스는 국민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날이었다. 특히 농촌에서 크리스마스는 아무런 날도 아니었다.

이무렵 도시에서는 해가 갈수록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무르익는 반면 한편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반대하는 움직임도 함께 일었다. 크리스마스 공휴일 지정을 놓고 불교와 기독교 인사가 참여한 시민논단이 열띤 찬반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성탄절 이브에 야간통행금지가 해제 되는 터에 빚어지는 갖가지 불건전한 사회적 도덕적 폐해를 들어 크리스마스 폐지 운동이 일기도 했다.

우리와 가장 문화가 비슷한 중국과 일본에서는 지금도 성탄절을 공휴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것을 가만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현상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크리스마스는 일부 기독교 신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신년 축하의 서곡 정도에 불과하다.

아래는 당시 크리스마스에 즈음하여 신문에 난 칼럼이다.

성탄절은 세계적 관습인가 [1966년 6월 18일]

12월 25일은 전 세계 공통된 공휴일이 아니다. 전 세계라면 미국과 서구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분명 아시아와 아프리카도 포함되는 범위리라. 그런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가 12월 25일은 국가의 성문법으로 국민에게 어색한 휴일을 가용하고 있는가. 미국의 기독교 신자 수는 전 국민의 97%요 우리나라는 1.3%다. 그래서 미국은 연말 휴가 중 하루로 성탄절을 포함시켰고 절대 다수의 불교도를 가진 미얀마는 불교의 지위를 특히 인정하는 헌법을 가지고 있으며, 이태리 헌법도 역시 가톨릭의 지위를 보호하고 있는 것은 그 나라의 특수 사정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12월 25일을 국가 공휴일로 정해야할 특수 사정이 있었다면 그것은 미국과 서구를 모방해야 했다는 그 사정 하나 뿐이리라 (중략) 12월 25일을 국가 공휴일로 정한 것이 우리나라에 어떤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가, 다시 말해서 국가적 의의를 가지는가. 크리스마스 메시지 교환 풍속은 선진국에 준하는 풍속으로 보일지 모르나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는 도시인들의 휴일이지 국민전체의 휴일은 아니다. 12월 25일 밤 시골에 가서 오늘 왜 노느냐고 물어보라 차라리 섣달그믐을 놀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하리라.

〈동영상뉴스팀〉
영상= 1977년 크리스마스-명동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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