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업계 ‘키즈 마케팅’ 장전

등록 2013.01.29.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은 매년 가을 ‘주니어 클리닉’이라는 사격 훈련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8∼17세 보이스카우트 대원이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군 사격 코치가 동원돼 일대일로 자세를 교정하고 조준 능력을 길러준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총기협회(NRA) 전국사격스포츠재단(NSSF) 등 총기 로비단체와 스미스앤드웨슨 등 총기 제조업체들이 후원한다. 쓰이는 총은 반자동 소총 ‘부시마스터 AR-15’.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이 사망한 코네티컷 뉴타운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애덤 랜자가 사용했던 총이다.

어린이 캠프에 최대 100발까지 장전 가능한 반자동 소총이 사용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총기업계는 반자동 소총을 어린이 장난감인 야구 방망이 같은 오락도구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총기업계가 최근 어린이 사격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총기가 등장하는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고 주 정부를 상대로 어린이의 사냥 연령을 낮추는 로비를 벌이는 등 ‘키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총기규제 강화 움직임, 도시화에 따른 사냥총기 수요 급감, 비디오게임 보급으로 인해 총기산업이 하향세에 접어들자 어린이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어린이들이 보는 총기 홍보잡지에는 15세 금발 소녀가 반자동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이 등장한다. 부시마스터 소총 할인 쿠폰도 포함돼 있다. ‘부모에게 이 쿠폰을 보여주라’는 권유 문구도 들어 있다.

NRA는 2010년 보이스카우트 사격 프로그램에 2005년보다 두 배나 많은 2100만 달러(약 229억 원)를 후원했다. 이런 총기업계 로비로 위스콘신 주는 사냥 허용 연령을 12세에서 10세로 낮췄고 미시간 주는 연령 제한을 없앴다. 총기업계는 “총기가 어린이들에게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키워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스 샤트킨 뉴욕대 정신건강학 교수는 “어린이 뇌는 충동적이고 위험을 즐기는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총기 취급이 적절치 않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리퍼블릭과의 인터뷰에서 “총기규제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총기 소지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2조 옹호론자의 목소리를 더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은 매년 가을 ‘주니어 클리닉’이라는 사격 훈련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8∼17세 보이스카우트 대원이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군 사격 코치가 동원돼 일대일로 자세를 교정하고 조준 능력을 길러준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총기협회(NRA) 전국사격스포츠재단(NSSF) 등 총기 로비단체와 스미스앤드웨슨 등 총기 제조업체들이 후원한다. 쓰이는 총은 반자동 소총 ‘부시마스터 AR-15’.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이 사망한 코네티컷 뉴타운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애덤 랜자가 사용했던 총이다.

어린이 캠프에 최대 100발까지 장전 가능한 반자동 소총이 사용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총기업계는 반자동 소총을 어린이 장난감인 야구 방망이 같은 오락도구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총기업계가 최근 어린이 사격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총기가 등장하는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고 주 정부를 상대로 어린이의 사냥 연령을 낮추는 로비를 벌이는 등 ‘키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총기규제 강화 움직임, 도시화에 따른 사냥총기 수요 급감, 비디오게임 보급으로 인해 총기산업이 하향세에 접어들자 어린이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어린이들이 보는 총기 홍보잡지에는 15세 금발 소녀가 반자동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이 등장한다. 부시마스터 소총 할인 쿠폰도 포함돼 있다. ‘부모에게 이 쿠폰을 보여주라’는 권유 문구도 들어 있다.

NRA는 2010년 보이스카우트 사격 프로그램에 2005년보다 두 배나 많은 2100만 달러(약 229억 원)를 후원했다. 이런 총기업계 로비로 위스콘신 주는 사냥 허용 연령을 12세에서 10세로 낮췄고 미시간 주는 연령 제한을 없앴다. 총기업계는 “총기가 어린이들에게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키워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스 샤트킨 뉴욕대 정신건강학 교수는 “어린이 뇌는 충동적이고 위험을 즐기는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총기 취급이 적절치 않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뉴리퍼블릭과의 인터뷰에서 “총기규제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총기 소지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2조 옹호론자의 목소리를 더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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