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신하에게 하사한 최고의 청량음료[매실차]
등록 2013.06.18.시원한 청량음료를 찾는 계절이 돌아왔다. 입맛이 국제화된 탓인지 요즘 여름이면 어른은 아이스커피, 아이는 탄산음료를 주로 찾는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단오 이후에 마시던 우리의 전통음료는 매실차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임금이 궁중 약국인 내의원에 명령해 제호탕을 만든 후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동국세시기에는 단옷날 내의원에서 약초가루를 꿀에 넣어 끓인 제호탕을 만들어 임금께 바친다고 했다. 최남선도 조선상식문답에서 여름이 시작되면 제호탕, 새해 정월에는 수정과를 마신다고 기록했다.
이름도 낯선 제호탕은 시원한 매실음료다. 지금으로 치면 최고급 아이스 매실차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얼마나 좋은 음료였는지 제호탕 한 사발 얻어 마신 사람들은 벼슬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감격했다.
국조보감(國朝寶鑑)에는 여름이 되자 정조가 제호탕과 환약을 하사하며 “수고한 것을 생각해 특별히 제호탕을 내려 더위를 씻게 하려는 것이니 여러 사람과 나누어 먹으라”고 하자 대신들이 감격하며 받는 장면이 보인다.
사신으로 조선에 왔던 일본인들도 제호탕을 마시고는 그 맛을 평생 잊지 못했던 모양이다. 효종 때 통신사로 일본에 간 남용익이 마중 나온 일본 관리에게 제호탕을 선물하니 “13년 만에 조선의 별미를 다시 맛보게 되었다”며 좋아했다고 남용익이 쓴 부상일록(扶桑日錄)에 적혀 있다.
알기 쉽게 시원한 아이스 매실차라고 했지만 제호탕은 오매, 사인, 백단, 초과를 빻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꿀에 재워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청량음료다.
산림경제에 제조법이 나오는데 오매 1근을 빻아 물에 졸인 후 맑게 가라앉히고 사인 반근과 꿀 다섯 근을 사기그릇에 함께 넣어 붉은빛이 생길 때까지 졸이는데 식으면 백단과 사향을 넣는다고 했다.
오매(烏梅)는 덜 익은 푸른 매실을 따서 씨를 제거한 후 과육을 연기에 훈제해 건조시켜 만든다. 사인(砂仁)은 생강과 비슷하게 생긴 한약재이며 백단(白檀)은 우리나라에서는 나지 않는 한약재로 주로 인도에서 수입하는 고급 약재다. 초과(草果) 역시 생강과의 열매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수입 약재이며 주로 차와 음식에 넣는 향신료다. 사향(麝香)은 사향노루의 음낭에서 채취하는 향수의 원료이다.
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당시 가격도 엄청났을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조선시대에는 왕이나 정승, 또는 엄청난 부자 아니면 마실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인공재료를 쓰지 않고 옛날 그대로 만든다면 요즘도 일반인이 마시기에는 쉽지 않은 초호화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제호탕을 여름에 마시면 더위를 식혀 주고 갈증을 해소하며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했다.
제호탕이라는 이름도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시원하다고 해서 생긴 이름인데 제호(醍호)는 깨닫는다는 뜻의 불교 용어다. 당나라 때 현장법사가 산스크리트어 만다(manda)를 한자로 번역한 단어로, 본질을 깨달으면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정신이 상쾌해진다는 뜻이다. 음료수 이름치고는 상당히 철학적인 데다 뜻은 더할 나위 없이 좋으니 이번 단오에는 옛 멋도 살릴 겸 아이스커피나 탄산음료 대신 제호탕과 비슷한 매실차라도 마시며 머리를 맑게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윤덕노 음식문화평론가]
시원한 청량음료를 찾는 계절이 돌아왔다. 입맛이 국제화된 탓인지 요즘 여름이면 어른은 아이스커피, 아이는 탄산음료를 주로 찾는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단오 이후에 마시던 우리의 전통음료는 매실차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임금이 궁중 약국인 내의원에 명령해 제호탕을 만든 후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동국세시기에는 단옷날 내의원에서 약초가루를 꿀에 넣어 끓인 제호탕을 만들어 임금께 바친다고 했다. 최남선도 조선상식문답에서 여름이 시작되면 제호탕, 새해 정월에는 수정과를 마신다고 기록했다.
이름도 낯선 제호탕은 시원한 매실음료다. 지금으로 치면 최고급 아이스 매실차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얼마나 좋은 음료였는지 제호탕 한 사발 얻어 마신 사람들은 벼슬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감격했다.
국조보감(國朝寶鑑)에는 여름이 되자 정조가 제호탕과 환약을 하사하며 “수고한 것을 생각해 특별히 제호탕을 내려 더위를 씻게 하려는 것이니 여러 사람과 나누어 먹으라”고 하자 대신들이 감격하며 받는 장면이 보인다.
사신으로 조선에 왔던 일본인들도 제호탕을 마시고는 그 맛을 평생 잊지 못했던 모양이다. 효종 때 통신사로 일본에 간 남용익이 마중 나온 일본 관리에게 제호탕을 선물하니 “13년 만에 조선의 별미를 다시 맛보게 되었다”며 좋아했다고 남용익이 쓴 부상일록(扶桑日錄)에 적혀 있다.
알기 쉽게 시원한 아이스 매실차라고 했지만 제호탕은 오매, 사인, 백단, 초과를 빻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꿀에 재워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청량음료다.
산림경제에 제조법이 나오는데 오매 1근을 빻아 물에 졸인 후 맑게 가라앉히고 사인 반근과 꿀 다섯 근을 사기그릇에 함께 넣어 붉은빛이 생길 때까지 졸이는데 식으면 백단과 사향을 넣는다고 했다.
오매(烏梅)는 덜 익은 푸른 매실을 따서 씨를 제거한 후 과육을 연기에 훈제해 건조시켜 만든다. 사인(砂仁)은 생강과 비슷하게 생긴 한약재이며 백단(白檀)은 우리나라에서는 나지 않는 한약재로 주로 인도에서 수입하는 고급 약재다. 초과(草果) 역시 생강과의 열매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수입 약재이며 주로 차와 음식에 넣는 향신료다. 사향(麝香)은 사향노루의 음낭에서 채취하는 향수의 원료이다.
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당시 가격도 엄청났을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조선시대에는 왕이나 정승, 또는 엄청난 부자 아니면 마실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인공재료를 쓰지 않고 옛날 그대로 만든다면 요즘도 일반인이 마시기에는 쉽지 않은 초호화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제호탕을 여름에 마시면 더위를 식혀 주고 갈증을 해소하며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했다.
제호탕이라는 이름도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시원하다고 해서 생긴 이름인데 제호(醍호)는 깨닫는다는 뜻의 불교 용어다. 당나라 때 현장법사가 산스크리트어 만다(manda)를 한자로 번역한 단어로, 본질을 깨달으면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정신이 상쾌해진다는 뜻이다. 음료수 이름치고는 상당히 철학적인 데다 뜻은 더할 나위 없이 좋으니 이번 단오에는 옛 멋도 살릴 겸 아이스커피나 탄산음료 대신 제호탕과 비슷한 매실차라도 마시며 머리를 맑게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윤덕노 음식문화평론가]
VODA 인기 동영상
- 재생10:211골린이 박찬의 노골프저는 정도의 길을 걷습니다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1부)
- 재생03:462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병만 랜드 정글에 집을 지었다?! 찐친들은 다 아는 병만의 근황은?
- 재생01:483골 때리는 그녀들[4월 24일 예고] FC원더우먼 VS FC구척장신, 컵 대회를 발칵 뒤집은 비운의 팀은?!
- 재생04:014아빠하고 나하고오늘은 유진이가 쏜다 MZ 손녀의 최애 음식 마라탕 체험 TV CHOSUN 240417 방송
- 재생03:525선재 업고 튀어[1-4화 요약본] 최애열성팬의 쌍방 구원 서사! 설렘 폭발하는 변우석김혜윤 몰아보기!
- 재생05:196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못 하는 게 뭐야..?" 조카를 위해 사야가 직접 디자인한 선물의 정체는??
- 재생02:427수지맞은 우리새 프로그램 MC에 떨어진 강별? | KBS 240417 방송
- 재생03:088골 때리는 그녀들‘공격수’ 허민, 필드로 나와 맛보는 첫 데뷔골
- 재생08:449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선공개] 향수에 립밤에 갑자기 스트레칭까지하는 동완?! 동아커플 분위기 완전 신혼부부 재질
- 재생02:3610골 때리는 그녀들김혜선, 기회 놓치지 않고 공격 본능 발휘하며 넣는 추가골
- 재생02:531세자가 사라졌다[배신 엔딩] 상선의 침입에 몸을 피한 수호, 하지만 측근의 배신으로 칼에 찔리다!? MBN 240414 방송
- 재생02:452원더풀 월드이준을 친 박혁권, 중환자실의 차은우를 바라보는 오만석, MBC 240412 방송
- 재생00:153눈물의 여왕[13화 예고] 백현우, 드디어 윤은성을 몰아낼 기회 포착?!
- 재생08:514눈물의 여왕12화 하이라이트|홍해인, 차마 다시 잡을 수 없는 사랑하는 백현우의 손
- 재생09:525눈물의 여왕12화 하이라이트|헤어진 듯 헤어지지 않은 백현우X홍해인, 귀여운 꽁냥질
- 재생08:006눈물의 여왕12화 하이라이트|//박빙 승부// 백현우vs윤은성, 퀸즈家의 비자금 찾기 대결
- 재생05:437개그콘서트[풀버전] 처음 만난 러시아 미녀의 과감한 스킨십! 그녀의 반전 정체는 ㄷㄷ 최악의 악 | KBS 240414 방송
- 재생00:348눈물의 여왕[13화 예고 FULL] 역대급 운명 백홍부부에게 찾아든 희망과 설렘
- 재생11:499백두산 박찬의 락앤롤 파워토크하루빨리 건강 찾아서 공연하고 싶어요 (몬스터리그 오의환, 지원석)
- 재생02:0510눈물의 여왕[에필로그] 물에 빠진 어린 홍해인을 구한 생명의 은인, 백현우 | tvN 240414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