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책임 묻겠다”… 나토 29, 30일 시리아 공습 나설듯

등록 2013.08.28.
케리 “화학무기 사용증거 수일내 공개”

美 “제한적 공습” 유럽 “공격범위 확대”

WSJ “이란 핵개발 강화 초래” 우려… 러 외교 “외부개입땐 상황 악화” 반대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학살한 시리아 정부군을 응징하기 위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들의 공격이 이르면 29, 30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진상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며 정당성 마련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은 지중해에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을 배치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미국이 영국과 프랑스 등과 함께 이르면 29, 30일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편집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중동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동맹국 정상들과 통화를 하며 개입 방안을 논의했다. 공격 형태는 2011년 리비아 공습 당시처럼 미국이 이끄는 나토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와 터키 등이 지원 의사를 밝혔고 2011년 공습에 반대했던 독일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공격 대상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격 범위와 기간 면에서 제한적 공습을 통해 시리아 내전에 깊이 개입하는 것을 피하면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응징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깊이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이란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지적했다. 즉, 미국이 바샤르 아사드 정권 축출에 개입할 경우 이를 계기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강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미국은 길어야 이틀 정도 함대지 크루즈 미사일 또는 장거리 폭격기로 화학무기 저장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군사적 목표물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에 유럽 언론들은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프로그램과 직접 연관된 행정관청과 군사작전 사령부, 이란으로부터 전쟁 물자를 수입하는 군부대 활주로와 관제탑, 연료 저장 시설, 무기고 등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지중해에 배치된 미 함정에는 100기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1기에 1400만 달러)이 탑재돼 있다”고 보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미국 정부는 유엔 조사와는 별도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추가 정보와 증거를 갖고 있으며 며칠 내에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CBS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에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한 비밀보고서를 기밀 해제해 공개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시리아전 개입에 정당성을 부여할 이 보고서는 하루나 이틀 안에 나올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스웨덴의 화학무기 전문가 오케 셀스트룀 박사가 이끄는 유엔 조사단은 26일 시리아 현장에서 ‘가치 있는(valuable) 증거’를 확보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조사단은 화학무기 공격이 감행된 것으로 알려진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에서 병원 2곳을 방문해 목격자, 생존자와 의료진을 면담했다.

한편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에 반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이 없는 무력 사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국제사회의 동의가 없는 외부 개입은 그 나라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케리 “화학무기 사용증거 수일내 공개”

美 “제한적 공습” 유럽 “공격범위 확대”

WSJ “이란 핵개발 강화 초래” 우려… 러 외교 “외부개입땐 상황 악화” 반대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을 학살한 시리아 정부군을 응징하기 위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들의 공격이 이르면 29, 30일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진상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며 정당성 마련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은 지중해에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을 배치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미국이 영국과 프랑스 등과 함께 이르면 29, 30일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편집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중동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동맹국 정상들과 통화를 하며 개입 방안을 논의했다. 공격 형태는 2011년 리비아 공습 당시처럼 미국이 이끄는 나토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와 터키 등이 지원 의사를 밝혔고 2011년 공습에 반대했던 독일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공격 대상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격 범위와 기간 면에서 제한적 공습을 통해 시리아 내전에 깊이 개입하는 것을 피하면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응징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깊이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이란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지적했다. 즉, 미국이 바샤르 아사드 정권 축출에 개입할 경우 이를 계기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강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미국은 길어야 이틀 정도 함대지 크루즈 미사일 또는 장거리 폭격기로 화학무기 저장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군사적 목표물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에 유럽 언론들은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프로그램과 직접 연관된 행정관청과 군사작전 사령부, 이란으로부터 전쟁 물자를 수입하는 군부대 활주로와 관제탑, 연료 저장 시설, 무기고 등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지중해에 배치된 미 함정에는 100기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1기에 1400만 달러)이 탑재돼 있다”고 보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미국 정부는 유엔 조사와는 별도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추가 정보와 증거를 갖고 있으며 며칠 내에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CBS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에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한 비밀보고서를 기밀 해제해 공개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시리아전 개입에 정당성을 부여할 이 보고서는 하루나 이틀 안에 나올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스웨덴의 화학무기 전문가 오케 셀스트룀 박사가 이끄는 유엔 조사단은 26일 시리아 현장에서 ‘가치 있는(valuable) 증거’를 확보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조사단은 화학무기 공격이 감행된 것으로 알려진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에서 병원 2곳을 방문해 목격자, 생존자와 의료진을 면담했다.

한편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에 반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이 없는 무력 사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국제사회의 동의가 없는 외부 개입은 그 나라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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