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방 공습 초읽기… 시리아 피란-식량 사재기 대혼란

등록 2013.08.29.
오바마, 우방국과 잇단 접촉… 군사개입 지지 확보 외교전



서방의 시리아 공습이 이르면 29일 시작된다는 소식에 시리아 전역이 공포와 불안에 휩싸였다. 미국과 유럽 연합군의 공습에 시리아가 맞대응하고 이란 등 시리아의 우방국까지 가세하면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중동 전체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27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우방국 정상과 연쇄 접촉하며 군사개입 지지를 확보하는 데 힘썼고 한국 정부에도 지지와 동참을 요청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접촉하며 군사개입 지지를 요청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무고한 사람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고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즉각 군사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 민간인 보호를 위한 조치의 승인을 요구할 것”이라며 시리아 제재 결의안 제출 계획을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24일에 이어 27일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며 시리아 대응책을 협의했다. 미국과 함께 군사행동에 나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공격 ‘D데이’로 예상되는 29일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다만 미국은 “군사 개입의 목표는 정권 교체가 아니다”라며 전면전이 아닌 제한적 공습에 나설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1차 소규모 시험 타격이 이뤄진 후 정밀도를 높여 본타격이 이뤄지는 2단계 공격을 점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격 기간은 이틀을 넘기지 않고 해상에서 공격하는 크루즈 미사일과 장거리 폭격기가 동원될 것”이라며 “시리아 군 시설이 주 목표이며 민간인이 피해를 볼 것이 우려돼 화학무기공장은 공격 대상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방의 군사공격이 기정사실화되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27일 “미국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방이 공격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시아파 아랍 국가의 좌장인 이란은 시리아 정부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8일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중동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중진 의원 만수르 하키캇푸르도 “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하면 분노의 불꽃이 시오니스트 정권을 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공격 의사를 내비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스라엘을 해칠 시도에 맹렬히 보복할 것”이라며 맞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군사개입을 둘러싼 정당성 논란도 뜨겁다. 중국 런민(人民)일보는 28일 “서방의 시리아 개입은 제2의 이라크전쟁을 야기할 것”이라고 공습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도 군사개입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서방이 이슬람 세계를 향해 수류탄을 든 원숭이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유엔 안보리 지지가 없는 군사작전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내의 신중론도 커지고 있다. 이라크전쟁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콜린 파월은 “당장의 군사개입보다 내전 후 재건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학무기 참사 직후 개입론이 우세했던 미 의회에서도 군사행동을 취하기 전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신중론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시리아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시민들이 레바논 이란 등 주변국으로 탈출하거나 비상식량을 사재기하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레바논 국경과 인접한 주요 출입국관리소에서는 일반인뿐 아니라 부유층까지 피란 행렬에 가세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미처 도시를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창문을 봉쇄한 뒤 물과 촛불 등을 비축하고 있으며 대다수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다고 외신은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하정민 기자 mickey@donga.com

오바마, 우방국과 잇단 접촉… 군사개입 지지 확보 외교전



서방의 시리아 공습이 이르면 29일 시작된다는 소식에 시리아 전역이 공포와 불안에 휩싸였다. 미국과 유럽 연합군의 공습에 시리아가 맞대응하고 이란 등 시리아의 우방국까지 가세하면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중동 전체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27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우방국 정상과 연쇄 접촉하며 군사개입 지지를 확보하는 데 힘썼고 한국 정부에도 지지와 동참을 요청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접촉하며 군사개입 지지를 요청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은 “무고한 사람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고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즉각 군사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 민간인 보호를 위한 조치의 승인을 요구할 것”이라며 시리아 제재 결의안 제출 계획을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24일에 이어 27일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며 시리아 대응책을 협의했다. 미국과 함께 군사행동에 나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공격 ‘D데이’로 예상되는 29일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다만 미국은 “군사 개입의 목표는 정권 교체가 아니다”라며 전면전이 아닌 제한적 공습에 나설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1차 소규모 시험 타격이 이뤄진 후 정밀도를 높여 본타격이 이뤄지는 2단계 공격을 점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격 기간은 이틀을 넘기지 않고 해상에서 공격하는 크루즈 미사일과 장거리 폭격기가 동원될 것”이라며 “시리아 군 시설이 주 목표이며 민간인이 피해를 볼 것이 우려돼 화학무기공장은 공격 대상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방의 군사공격이 기정사실화되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27일 “미국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방이 공격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시아파 아랍 국가의 좌장인 이란은 시리아 정부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8일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중동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중진 의원 만수르 하키캇푸르도 “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하면 분노의 불꽃이 시오니스트 정권을 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공격 의사를 내비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스라엘을 해칠 시도에 맹렬히 보복할 것”이라며 맞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군사개입을 둘러싼 정당성 논란도 뜨겁다. 중국 런민(人民)일보는 28일 “서방의 시리아 개입은 제2의 이라크전쟁을 야기할 것”이라고 공습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도 군사개입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서방이 이슬람 세계를 향해 수류탄을 든 원숭이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유엔 안보리 지지가 없는 군사작전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내의 신중론도 커지고 있다. 이라크전쟁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콜린 파월은 “당장의 군사개입보다 내전 후 재건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학무기 참사 직후 개입론이 우세했던 미 의회에서도 군사행동을 취하기 전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신중론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시리아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시민들이 레바논 이란 등 주변국으로 탈출하거나 비상식량을 사재기하는 등 일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레바논 국경과 인접한 주요 출입국관리소에서는 일반인뿐 아니라 부유층까지 피란 행렬에 가세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미처 도시를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창문을 봉쇄한 뒤 물과 촛불 등을 비축하고 있으며 대다수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다고 외신은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하정민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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