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의회 “러시아와 합병” 전격 결의… 재적 의원 100명 중 78명 찬성

등록 2014.03.07.
재적의원 100명 중 78명 찬성… 16일 주민 찬반 투표로 최종 결정

우크라 정부 “反헌법적” 강력반발… 푸틴, 국가안보회의 긴급소집 논의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성향인 크림자치공화국 의회가 6일 비상회의를 열어 공화국을 러시아와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우크라이나 국토가 두 동강 나는 국면으로 사태가 급변하고 있다.

크림자치공화국 루스탐 테미르갈리예프 부총리는 “의회 결의안 통과로 크림은 ‘오늘부터’ 러시아연방의 일원이 됐다”며 “16일 실시하는 주민투표는 이를 인준하는 절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결의에는 100명 재적 의원 가운데 78명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투표는 ‘크림이 러시아연방에 들어가는 것’과 ‘우크라이나 내 자치공화국으로 남는 것’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의회 건물 앞에 모인 약 5000명의 친러시아계 시위대는 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박수와 환호로 지지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는 크림자치공화국이 30일에 자치권 확대를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려던 당초 결정을 바꾼 것이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크림 반도 합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내용과도 어긋난다.

이에 대해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임시 대통령은 “주민투표는 위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가 실제로 크림자치공화국의 의결을 받아들여 실제 합병절차에 착수하게 되면 우크라이나 연방정부는 물론 미국 등 서방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로의 병합 결의를 채택했다는 보고를 받고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가 밝혔다. 러시아 국가두마(의회)는 내주 크림 합병과 관련한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날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결의가 나온 직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통합성을 위협하는 러시아와 크림자치공화국 주민들에게 비자발급을 제한하는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크림 반도 사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외교적 해법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헝가리 리투아니아 폴란드 체코 등 옛 소련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은 금융제재, 자산동결, 무기부품 금수 조치 등 강력한 제재방안을 요구한 반면 러시아와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동맹국들은 역풍을 우려했다.

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레바논 국제지원그룹 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났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후 “양국이 앞으로도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재적의원 100명 중 78명 찬성… 16일 주민 찬반 투표로 최종 결정

우크라 정부 “反헌법적” 강력반발… 푸틴, 국가안보회의 긴급소집 논의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성향인 크림자치공화국 의회가 6일 비상회의를 열어 공화국을 러시아와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우크라이나 국토가 두 동강 나는 국면으로 사태가 급변하고 있다.

크림자치공화국 루스탐 테미르갈리예프 부총리는 “의회 결의안 통과로 크림은 ‘오늘부터’ 러시아연방의 일원이 됐다”며 “16일 실시하는 주민투표는 이를 인준하는 절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결의에는 100명 재적 의원 가운데 78명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투표는 ‘크림이 러시아연방에 들어가는 것’과 ‘우크라이나 내 자치공화국으로 남는 것’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의회 건물 앞에 모인 약 5000명의 친러시아계 시위대는 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박수와 환호로 지지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는 크림자치공화국이 30일에 자치권 확대를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려던 당초 결정을 바꾼 것이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크림 반도 합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내용과도 어긋난다.

이에 대해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임시 대통령은 “주민투표는 위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가 실제로 크림자치공화국의 의결을 받아들여 실제 합병절차에 착수하게 되면 우크라이나 연방정부는 물론 미국 등 서방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로의 병합 결의를 채택했다는 보고를 받고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가 밝혔다. 러시아 국가두마(의회)는 내주 크림 합병과 관련한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날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결의가 나온 직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통합성을 위협하는 러시아와 크림자치공화국 주민들에게 비자발급을 제한하는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크림 반도 사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외교적 해법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헝가리 리투아니아 폴란드 체코 등 옛 소련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은 금융제재, 자산동결, 무기부품 금수 조치 등 강력한 제재방안을 요구한 반면 러시아와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동맹국들은 역풍을 우려했다.

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레바논 국제지원그룹 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났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후 “양국이 앞으로도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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