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유병언 수사] 유 前회장이 통째로 사들인 프랑스 쿠르베피 마을

등록 2014.04.24.
[세월호 침몰/유병언 수사]

전두환과 친분… 1980년대 사업확장, 1997년 부도뒤 해운-건설로 컴백

檢, 탈세-배임-횡령 의혹 추적

1972년 목사 안수를 받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어떻게 성공한 사업가가 됐을까. 베일에 싸여 있던 유 전 회장의 사업 수완은 1991년 오대양 사건 당시 사기 혐의로 구속되면서 실체가 조금씩 드러났다.

○ 신도 재산·사채 모집으로 회사 유지

신도들에게 절대적인 존재였던 유 전 회장은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재물의 무조건적인 헌납만이 구원의 길이라고 설파했다고 한다. “이 세상의 돈은 하나님의 것이다. 이방인·불신자의 돈도 차용해서 하나님께 드려라. 차용한 돈은 하나님께서 탕감해주신다. 돈을 내서 회사를 살려야 천국에 간다”고 얘기를 했다는 것. 1976년 경영난에 허덕이는 삼우트레이딩을 인수해 경영했는데, 당시 신도들이 출자와 헌금을 냈다. 교회 건물뿐 아니라 신도들의 개인재산도 삼우 경영 과정에서 대출을 받는 데 필요한 담보로 제공됐다.

1982∼84년 회사 운영이 어려워지자 신도들로부터 사채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사실상 기업의 인수와 경영 과정에서 신도들의 헌금이 운영자금이 된 셈이다. 회사 직원들은 교회 모임에서 교인 수십 명에게 “유병언의 사업을 돕는 것이 하나님을 돕는 것이며, 유병언을 돕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다”라고 회유했다.

차용금 명목으로 자금을 끌어들일 때 문서로 된 증거는 되도록 남기지 않고 구두 약정을 맺거나 개인장부로 돈을 빌려,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회사는 관련이 없도록 차단했다.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동원된 사채를 현금화한 뒤 이를 마대에 담아 사무실로 운반하기도 했다. 결국 유 전 회장은 1991년 8월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 1980년대 확장 과정… 정권의 비호 의혹

삼우트레이딩이 봉제, 도료, 건강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 ‘세모왕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5, 6공화국 실세 정치인들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986년 한강유람선 운영권을 따낸 것도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세모의 전신인 삼우트레이딩 경기 부천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내 몸속에 하나님이 들어있으니 대통령 앞이라도 두렵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1997년 부도 이후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과 천해지, 문진미디어 등 해운, 조선, 미디어, 건설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세모그룹을 재건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위장 계열사를 이용한 탈세나 배임, 횡령 등 비리가 있었다고 보고 있어 유 전 회장은 다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 처했다.

재계에서는 돌연 자취를 감췄지만 유 전 회장은 ‘아해’라는 호로 활동하는 얼굴 없는 사진작가로 변신했다.

신도들을 상대로 강연회 티켓을 장당 20만 원에 판매하는 등 영향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활발히 활동했다. 아해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1년 7, 8월 영국 왕실 시설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전시회는 7월 27∼31일 왕세자 저택 식물원 및 랭커스터하우스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정부 개최 친환경 디자인 공모전의 부대행사였다. 찰스 영국 왕세자는 말레이시아 국왕 및 왕비와 함께 전시회를 직접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 ·조건희 기자

[세월호 침몰/유병언 수사]

전두환과 친분… 1980년대 사업확장, 1997년 부도뒤 해운-건설로 컴백

檢, 탈세-배임-횡령 의혹 추적

1972년 목사 안수를 받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어떻게 성공한 사업가가 됐을까. 베일에 싸여 있던 유 전 회장의 사업 수완은 1991년 오대양 사건 당시 사기 혐의로 구속되면서 실체가 조금씩 드러났다.

○ 신도 재산·사채 모집으로 회사 유지

신도들에게 절대적인 존재였던 유 전 회장은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재물의 무조건적인 헌납만이 구원의 길이라고 설파했다고 한다. “이 세상의 돈은 하나님의 것이다. 이방인·불신자의 돈도 차용해서 하나님께 드려라. 차용한 돈은 하나님께서 탕감해주신다. 돈을 내서 회사를 살려야 천국에 간다”고 얘기를 했다는 것. 1976년 경영난에 허덕이는 삼우트레이딩을 인수해 경영했는데, 당시 신도들이 출자와 헌금을 냈다. 교회 건물뿐 아니라 신도들의 개인재산도 삼우 경영 과정에서 대출을 받는 데 필요한 담보로 제공됐다.

1982∼84년 회사 운영이 어려워지자 신도들로부터 사채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사실상 기업의 인수와 경영 과정에서 신도들의 헌금이 운영자금이 된 셈이다. 회사 직원들은 교회 모임에서 교인 수십 명에게 “유병언의 사업을 돕는 것이 하나님을 돕는 것이며, 유병언을 돕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다”라고 회유했다.

차용금 명목으로 자금을 끌어들일 때 문서로 된 증거는 되도록 남기지 않고 구두 약정을 맺거나 개인장부로 돈을 빌려,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회사는 관련이 없도록 차단했다.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동원된 사채를 현금화한 뒤 이를 마대에 담아 사무실로 운반하기도 했다. 결국 유 전 회장은 1991년 8월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 1980년대 확장 과정… 정권의 비호 의혹

삼우트레이딩이 봉제, 도료, 건강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 ‘세모왕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5, 6공화국 실세 정치인들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986년 한강유람선 운영권을 따낸 것도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세모의 전신인 삼우트레이딩 경기 부천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내 몸속에 하나님이 들어있으니 대통령 앞이라도 두렵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1997년 부도 이후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과 천해지, 문진미디어 등 해운, 조선, 미디어, 건설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세모그룹을 재건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위장 계열사를 이용한 탈세나 배임, 횡령 등 비리가 있었다고 보고 있어 유 전 회장은 다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 처했다.

재계에서는 돌연 자취를 감췄지만 유 전 회장은 ‘아해’라는 호로 활동하는 얼굴 없는 사진작가로 변신했다.

신도들을 상대로 강연회 티켓을 장당 20만 원에 판매하는 등 영향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활발히 활동했다. 아해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1년 7, 8월 영국 왕실 시설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전시회는 7월 27∼31일 왕세자 저택 식물원 및 랭커스터하우스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정부 개최 친환경 디자인 공모전의 부대행사였다. 찰스 영국 왕세자는 말레이시아 국왕 및 왕비와 함께 전시회를 직접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 ·조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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