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호텔서 40대 분신소동… “성매매로 호텔수입 올려줬으니…”

등록 2014.07.10.
강남 호텔서 40대 분신소동 이면엔…

“달다고 삼킬 땐 언제고 쓰다고 뱉으니까 화가 나겠지.”

서울 강남의 한 호텔 룸살롱 영업부장은 8일 오후부터 9일 새벽에 걸쳐 강남구 봉은사로 라마다서울호텔 705호에서 벌어진 분신자살 소동을 이렇게 평했다. 박모 씨(49)는 8일 오후 6시경부터 호텔 객실에서 휘발유를 뿌리며 분신자살하겠다고 소동을 피우다 약 11시간 만인 9일 오전 4시 50분 경찰에 자수했다. 박 씨는 2003년부터 이 호텔 지하 1층에서 차명으로 룸살롱을 운영해왔다. 이번 사건으로 강남 일대 호텔과 룸살롱의 밀월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게 경찰과 업계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 피해보상금 30억 원 달라며 분신 소동

박 씨는 8일 오후 2시 18분경 휘발유 10L를 채운 플라스틱통을 들고 호텔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문병욱 라미드그룹 이사장(전 썬앤문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문 이사장 등 호텔 운영진에게 몸에 휘발유를 뿌린 사진 등을 휴대전화로 전송하며 대화를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자 오후 6시경 119에 불을 지르겠다고 신고했다. 비슷한 시각 박 씨의 난동을 전해들은 호텔 직원도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소방 관계자 108명이 긴급 출동했다.

박 씨는 객실전화를 통해 박미옥 강남경찰서 강력계장에게 사연을 털어놨다. 호텔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다 성매매 알선이 적발돼 영업정지를 당하자 호텔 측이 가게를 빼라고 통보했고 이에 피해보상금 30억 원을 요구했는데 호텔 측이 10억 원만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박 씨는 그동안 이 호텔 객실 1개 층을 통째로 빌려 성매매 영업을 해오며 호텔 측에 수입을 올려줬는데 보상액이 너무 적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가 호텔 지하 1층에 차명으로 운영하던 B유흥주점은 2012년 5월 성매매를 알선하다 경찰에 단속돼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강남구에 따르면 이곳은 2009년 7월과 2011년 2월에도 성매매 알선으로 단속돼 각각 영업정지 1개월과 과징금 2220만 원 처분을 받았다. 박 씨는 2012년 11월 가게 이름을 바꾸고 노래주점으로 영업을 계속했지만 단속을 자주 당한다는 소문이 퍼져 영업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호텔 측은 2012년 12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박 씨에게 가게를 비우라고 종용했다. 잦은 단속 때문에 돈벌이가 안 되는 데다 호텔 이미지 차원에서도 좋을 게 없다고 봤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박 씨는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 보상을 요구하며 버티다 올해 2월 법원의 강제명도 처분에 의해 가게를 내줬다. 경찰은 박 씨를 업무방해와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체포하고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 호텔과 룸살롱의 ‘공생관계’ 드러나

박 씨가 분신자살 소동을 벌인 호텔 7층은 2012년 5월 단속 당시 성매매 장소로 쓰인 곳이다. 이 호텔도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강남구로부터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호텔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줄 몰랐다”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서울행정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호텔에 입주한 룸살롱은 보증금과 월세를 내고 호텔 객실 일부를 빌려 성매매 장소로 제공한다. 룸살롱은 가까운 곳에 ‘2차’ 장소를 확보하고 호텔은 고정적으로 방값을 버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장사가 잘되면 호텔 몇 개 층을 통째로 빌리기도 하고 강남 일대 최대 규모 룸살롱이었던 ‘어제오늘내일(YTT)’처럼 아예 성매매 영업을 목적으로 호텔을 짓기도 한다. 이에 여행업계에선 “강남 일대 호텔엔 집단 관광객이 묵을 방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조동주 djc@donga.com

강남 호텔서 40대 분신소동 이면엔…

“달다고 삼킬 땐 언제고 쓰다고 뱉으니까 화가 나겠지.”

서울 강남의 한 호텔 룸살롱 영업부장은 8일 오후부터 9일 새벽에 걸쳐 강남구 봉은사로 라마다서울호텔 705호에서 벌어진 분신자살 소동을 이렇게 평했다. 박모 씨(49)는 8일 오후 6시경부터 호텔 객실에서 휘발유를 뿌리며 분신자살하겠다고 소동을 피우다 약 11시간 만인 9일 오전 4시 50분 경찰에 자수했다. 박 씨는 2003년부터 이 호텔 지하 1층에서 차명으로 룸살롱을 운영해왔다. 이번 사건으로 강남 일대 호텔과 룸살롱의 밀월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게 경찰과 업계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 피해보상금 30억 원 달라며 분신 소동

박 씨는 8일 오후 2시 18분경 휘발유 10L를 채운 플라스틱통을 들고 호텔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문병욱 라미드그룹 이사장(전 썬앤문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문 이사장 등 호텔 운영진에게 몸에 휘발유를 뿌린 사진 등을 휴대전화로 전송하며 대화를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자 오후 6시경 119에 불을 지르겠다고 신고했다. 비슷한 시각 박 씨의 난동을 전해들은 호텔 직원도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소방 관계자 108명이 긴급 출동했다.

박 씨는 객실전화를 통해 박미옥 강남경찰서 강력계장에게 사연을 털어놨다. 호텔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다 성매매 알선이 적발돼 영업정지를 당하자 호텔 측이 가게를 빼라고 통보했고 이에 피해보상금 30억 원을 요구했는데 호텔 측이 10억 원만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박 씨는 그동안 이 호텔 객실 1개 층을 통째로 빌려 성매매 영업을 해오며 호텔 측에 수입을 올려줬는데 보상액이 너무 적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가 호텔 지하 1층에 차명으로 운영하던 B유흥주점은 2012년 5월 성매매를 알선하다 경찰에 단속돼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강남구에 따르면 이곳은 2009년 7월과 2011년 2월에도 성매매 알선으로 단속돼 각각 영업정지 1개월과 과징금 2220만 원 처분을 받았다. 박 씨는 2012년 11월 가게 이름을 바꾸고 노래주점으로 영업을 계속했지만 단속을 자주 당한다는 소문이 퍼져 영업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호텔 측은 2012년 12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박 씨에게 가게를 비우라고 종용했다. 잦은 단속 때문에 돈벌이가 안 되는 데다 호텔 이미지 차원에서도 좋을 게 없다고 봤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박 씨는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 보상을 요구하며 버티다 올해 2월 법원의 강제명도 처분에 의해 가게를 내줬다. 경찰은 박 씨를 업무방해와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체포하고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 호텔과 룸살롱의 ‘공생관계’ 드러나

박 씨가 분신자살 소동을 벌인 호텔 7층은 2012년 5월 단속 당시 성매매 장소로 쓰인 곳이다. 이 호텔도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강남구로부터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호텔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줄 몰랐다”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서울행정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호텔에 입주한 룸살롱은 보증금과 월세를 내고 호텔 객실 일부를 빌려 성매매 장소로 제공한다. 룸살롱은 가까운 곳에 ‘2차’ 장소를 확보하고 호텔은 고정적으로 방값을 버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장사가 잘되면 호텔 몇 개 층을 통째로 빌리기도 하고 강남 일대 최대 규모 룸살롱이었던 ‘어제오늘내일(YTT)’처럼 아예 성매매 영업을 목적으로 호텔을 짓기도 한다. 이에 여행업계에선 “강남 일대 호텔엔 집단 관광객이 묵을 방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조동주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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