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초코파이가 위험한 이유
등록 2014.07.11.엄청난 南北 소득격차가 최대위협이란걸 아는 지도부
“주민들 남한 동경 확산 막자”… 초코파이 지급까지 중단 요구
얼마 전에 개성공단에서 북한 당국자들이 사상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근로자들의 사상 건강을 파괴하는 물건의 지급 중단을 요청했다. 금지 대상이 된 그 위험한 물건은 남측 기업들이 간식으로 지급하는 초코파이다.
초코파이 지급 중단은 과잉반응이 아니다. 이 조치는 김정은 정권의 새 정치 노선에 맞춘 정책이다. 김정은 정권은 온건한 개혁 정책을 고려하면서도 김정일 시대에 완화되던 쇄국 정책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김정은의 취임 때까지는 국경 경비가 비교적 느슨해 주민이 경제나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으로 불법적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오자 단속이 갑자기 엄격해져 거액 뇌물을 줄 여유가 있는 북한 사람들만 탈북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중국으로 건너가는 사람이 급감했다. 2011년 이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도 김정일 시대 말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최근 국가안전보위부는 접경 지역에서 불법으로 해외로 통화하는 사람들을 철저히 색출하고 있다. 김정일 시대에도 중국 휴대전화로 남한에 전화를 거는 것은 불법행위였지만 요즘 이러한 정책은 훨씬 엄격해졌다. 올해 북한은 국가전복음모죄를 다루는 형법 제60조를 개정했고 외국과의 불법 통화를 엄벌에 처하도록 했다. 한국 드라마, 외국 영화 DVD 단속도 강화했다. 올해 한국 영화를 보다가 잡힌 평양 주민을 유배 보냈다고 전해졌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김정은 시대의 북한 지도부는 김정일 때보다 체제 유지를 위협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 간 엄청난 소득격차만큼 북한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없다.
남북 간의 1인당 소득 격차는 적게는 15배, 많게는 40배에 이른다. 세계 어디에도 남북한만큼 소득 격차가 심한 이웃 나라는 없다. 그러나 남과 북은 국경을 마주한 두 개의 나라라기보다 언어와 문화가 비슷하고 서로 분단된 민족이 사는 2개의 사회다.
분단 이후 북한 정치엘리트는 남한보다 더 빠른 근대화, 더 잘사는 나라 건설을 가능하게 해주는 ‘과학적’ 사상을 갖고 있다는 주장으로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그러나 분단 당시 낙후한 농업 지역이었던 남한이 성공적으로 발전하면서 북한 주민은 지배 이데올로기와 엘리트 계층에 대해 의심과 적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인식의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북한 정권은 중국처럼 개혁과 개방 정책을 실행할 수가 없다. 중국 서민은 일본과 미국이 잘사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민족도 다르고 역사도 다른 국가이므로 중국 공산당 정권의 정당성과 상관없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북한 서민에게는 남한이 외국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경제를 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을 비롯한 외국의 풍요로운 생활을 알려줄 개혁과 개방 정책을 실시하지 않기로 북한 정권은 결정했다.
최근에 김정은 정권은 경제개혁의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조짐이 있다. 농업에서는 6·28방침을 통해 농가를 중심으로 하는 관리를 시도하고 공업에서는 독립채산제의 본격화를, 무역에서는 경제특구를 시도한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변화를 검토하는 동시에 김정일 때 완화했던 쇄국정치를 다시 강화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모순이 아니다. 북한은 감시와 쇄국을 유지해야만 자신의 권력을 위협받지 않으면서 개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을 바람직하게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경제보다는 정치체제 유지를 중시하는 것이 북한의 정치 엘리트에게는 합리적인 정책이다. 북한 같은 나라는 부자 국가인 남한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혁을 실시한다고 해도 개방은 피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정책은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북한 상황을 감안하면 국제 교류를 해야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다. 북한 정권은 위험하지 않은 기술 지식이나 투자를 수용하면서, 남한이나 다른 국가의 일상생활이나 문화에 대한 지식의 확산은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위험한 지식’의 확산을 완전히 가로막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김정은과 측근들은 대안이 별로 없다. 북한 민중이 외국 생활과 문화를 잘 몰라야 국내의 안전이 유지된다는 것은 북한의 유감스러운 현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 민중에게 남한의 소비문화를 보여주는 초코파이는 정말로 위험한 간식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객원논설위원 국민대 국제학부 초빙교수 andreilankov@gmail.com
김정은 정권의 새 정치노선… 온건개혁과 쇄국정책 강화
엄청난 南北 소득격차가 최대위협이란걸 아는 지도부
“주민들 남한 동경 확산 막자”… 초코파이 지급까지 중단 요구
얼마 전에 개성공단에서 북한 당국자들이 사상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근로자들의 사상 건강을 파괴하는 물건의 지급 중단을 요청했다. 금지 대상이 된 그 위험한 물건은 남측 기업들이 간식으로 지급하는 초코파이다.
초코파이 지급 중단은 과잉반응이 아니다. 이 조치는 김정은 정권의 새 정치 노선에 맞춘 정책이다. 김정은 정권은 온건한 개혁 정책을 고려하면서도 김정일 시대에 완화되던 쇄국 정책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김정은의 취임 때까지는 국경 경비가 비교적 느슨해 주민이 경제나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으로 불법적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오자 단속이 갑자기 엄격해져 거액 뇌물을 줄 여유가 있는 북한 사람들만 탈북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중국으로 건너가는 사람이 급감했다. 2011년 이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도 김정일 시대 말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최근 국가안전보위부는 접경 지역에서 불법으로 해외로 통화하는 사람들을 철저히 색출하고 있다. 김정일 시대에도 중국 휴대전화로 남한에 전화를 거는 것은 불법행위였지만 요즘 이러한 정책은 훨씬 엄격해졌다. 올해 북한은 국가전복음모죄를 다루는 형법 제60조를 개정했고 외국과의 불법 통화를 엄벌에 처하도록 했다. 한국 드라마, 외국 영화 DVD 단속도 강화했다. 올해 한국 영화를 보다가 잡힌 평양 주민을 유배 보냈다고 전해졌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김정은 시대의 북한 지도부는 김정일 때보다 체제 유지를 위협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 간 엄청난 소득격차만큼 북한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없다.
남북 간의 1인당 소득 격차는 적게는 15배, 많게는 40배에 이른다. 세계 어디에도 남북한만큼 소득 격차가 심한 이웃 나라는 없다. 그러나 남과 북은 국경을 마주한 두 개의 나라라기보다 언어와 문화가 비슷하고 서로 분단된 민족이 사는 2개의 사회다.
분단 이후 북한 정치엘리트는 남한보다 더 빠른 근대화, 더 잘사는 나라 건설을 가능하게 해주는 ‘과학적’ 사상을 갖고 있다는 주장으로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그러나 분단 당시 낙후한 농업 지역이었던 남한이 성공적으로 발전하면서 북한 주민은 지배 이데올로기와 엘리트 계층에 대해 의심과 적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인식의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북한 정권은 중국처럼 개혁과 개방 정책을 실행할 수가 없다. 중국 서민은 일본과 미국이 잘사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민족도 다르고 역사도 다른 국가이므로 중국 공산당 정권의 정당성과 상관없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북한 서민에게는 남한이 외국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경제를 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을 비롯한 외국의 풍요로운 생활을 알려줄 개혁과 개방 정책을 실시하지 않기로 북한 정권은 결정했다.
최근에 김정은 정권은 경제개혁의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조짐이 있다. 농업에서는 6·28방침을 통해 농가를 중심으로 하는 관리를 시도하고 공업에서는 독립채산제의 본격화를, 무역에서는 경제특구를 시도한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변화를 검토하는 동시에 김정일 때 완화했던 쇄국정치를 다시 강화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모순이 아니다. 북한은 감시와 쇄국을 유지해야만 자신의 권력을 위협받지 않으면서 개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을 바람직하게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경제보다는 정치체제 유지를 중시하는 것이 북한의 정치 엘리트에게는 합리적인 정책이다. 북한 같은 나라는 부자 국가인 남한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혁을 실시한다고 해도 개방은 피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정책은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북한 상황을 감안하면 국제 교류를 해야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다. 북한 정권은 위험하지 않은 기술 지식이나 투자를 수용하면서, 남한이나 다른 국가의 일상생활이나 문화에 대한 지식의 확산은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위험한 지식’의 확산을 완전히 가로막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김정은과 측근들은 대안이 별로 없다. 북한 민중이 외국 생활과 문화를 잘 몰라야 국내의 안전이 유지된다는 것은 북한의 유감스러운 현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 민중에게 남한의 소비문화를 보여주는 초코파이는 정말로 위험한 간식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객원논설위원 국민대 국제학부 초빙교수 andreilankov@gmail.com
VODA 인기 동영상
- 재생01:131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정규앨범의 의미
- 재생04:152미스쓰리랑연우 신의 애절한 트롯 '그 강을 건너지마오' TV CHOSUN 240425 방송
- 재생03:283엠카운트다운'최초 공개' 우기 ((여자)아이들) - FREAK | Mnet 240425 방송
- 재생11:444골린이 박찬의 노골프골프 너무 힘들어요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2부)
- 재생05:225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카메라 거부!! 분노, 슬픔, 불안, 폭발?! 온몸으로 저항하는 금쪽이
- 재생03:126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특제 조미료’로 남편과 시어머니를 살해한 노 씨
- 재생02:587피도 눈물도 없이‘애들 아빠랑 멀어진 이유.. 네 이간질 때문’ 김예령에 그간 쌓였던 앙금이 폭발한 윤복인? | KBS 240426 방송
- 재생03:238놀라운 토요일[선공개] 신나니까 일단 흔들어~ 비글 창섭 님 귀여움 점수 100점 드립니다
- 재생03:049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딸과의 면담 후 모든 것을 자백한 노 씨
- 재생16:3610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클립배송] 연상도 괜찮은 에녹^o^ 신효범과 곧 소개팅할 예정!?
- 재생03:051세자가 사라졌다세자 수호, 대비 명세빈과 어의 김주헌의 사이 알고 극대노!!! MBN 240421 방송
- 재생03:552라디오스타"내가 꿈을 꿨는데..." 임신 사실을 밝히지 않은 랄랄의 결혼을 예상한 풍자, MBC 240417 방송
- 재생11:443골린이 박찬의 노골프골프 너무 힘들어요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2부)
- 재생01:234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3부작으로 나눈 이유
- 재생03:295선재 업고 튀어김혜윤 붙잡으러 찾아온 송건희, 드디어 깨달은 자신의 마음! | tvN 240423 방송
- 재생01:526ITip2간편하고 쉽게 사용하는 토스 활용하는 방법!
- 재생01:137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정규앨범의 의미
- 재생07:528생활의 발견불길에 휩싸인 차량.. 그곳으로 뛰어들어간 영웅?! | KBS 240423 방송
- 재생03:429생생 정보마당갓 잡은 봄 바다의 맛! 은빛 기장 멸치 MBN 240423 방송
- 재생03:4410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선공개] 대화를 할수록 서로에게 상처뿐인 '가시대화'를 하고 있는 박세진 모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