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입속 세균… 치주질환, 당뇨-신장질환-조산 부른다

등록 2014.09.15.
《매일 음식물이 드나드는 사람의 입속엔 과연 얼마나 많은 세균이 도사리고 있을까. 치과 전문가들은 사람의 구강에는 300여 종의 세균이 1억 마리 넘게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는 화장실, 욕조, 하수구에 있는 세균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세균들이 음식물과 뒤섞여 입속에 남으면 치명적이다. 입속 세균이 기도나 심장에 침범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 어젯밤 먹은 저녁밥이, 어쩌면 지난주에 먹은 술자리 안주가 세균으로 입속에 남아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지바고’가 14일 오전 방송을 통해 ‘침묵의 살인자’ 치주질환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다. 》

○ 입속 세균덩어리 치석, 치주질환의 주범

치주질환의 증세는 △잇몸이 자줏빛으로 물들고 자주 붓는 경우 △식사 후 칫솔질을 해도 입냄새가 심한 경우 △잇몸을 누르면 고름이 나거나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입속의 세균덩어리, 즉 치태는 시간이 지나면 점점 단단하게 변한다. 48시간 정도 지나면 딱딱한 치석이 돼 잇몸 틈새를 파고들어 각종 염증을 유발한다. 치주질환은 이처럼 치아가 아닌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겨 잇몸이 녹고 내려앉는 현상을 통틀어 일컫는다. 진행 정도에 따라 잇몸에만 염증이 진행되는 치은염, 그리고 염증이 잇몸뼈까지 진행되는 치주염으로 나뉜다.

이정욱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치은염은 스케일링을 통해 잇몸에 쌓인 치석을 제거하고 양치질만 잘하면 없앨 수 있지만 치주염은 간단치 않다”며 “치주염의 경우 보통 마취를 한 뒤 치석제거수술을 하는데, 염증이 너무 아래까지 내려가면 녹아내린 치주골을 제거하고 인공뼈 이식을 하는 등 대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치주염은 심하면 이가 흔들리다 저절로 빠지기도 한다. 골격구조 자체에 변화가 생기고 잇몸이 내려앉은 경우가 많아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이 이사는 “골 이식술 등으로 재생을 유도해도 한계가 있다”며 “더 악화되지 않게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족은 식습관, 양치질 습관 등이 비슷하므로 치주염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함께 조심해야 한다. ‘닥터지바고’에 출연한 조은수 씨(41)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20년째 치주염을 앓고 있는 세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의 구강 청결에 유독 민감했다. 아이들이 식사를 마치거나 간식으로 과일 등을 먹고 나면 바로바로 양치질을 명령하고 입을 벌리게 해 구강 상태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조 씨는 식사 도중 자신의 침이 섞인 음식을 어린 자녀에게 먹이기도 하고, 아이와 사랑의 표시로 수시로 입을 맞추는 등 구강질환 세균이 전염될 수 있는 행동을 반복했다. 결국 제작진과 함께 치과를 찾은 조 씨 가족은 검사 결과 충치와 치석이 모두 발견됐다. 진료를 마친 치과의사는 “가족이 다같이 치아 관리를 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치주질환은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이나 임신부의 조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치태 세균과 염증에 생긴 각종 독성물질이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때문. 정종혁 경희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조산을 경험한 산모에게서 잇몸 세균이 현저히 많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치주질환을 치료한 환자에게서 폐렴 유병률이 60%가량 감소했다는 보고에서 알 수 있듯 전신 질환과 밀접하다”고 말했다.

○ 올바른 양치질 등 평소 잇몸 관리 철저히 해야

가장 좋은 예방법은 역시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다. 치실과 치간칫솔 등 보조기구를 사용해 잇몸 구석구석 낀 음식물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 단, 치간칫솔은 무리해서 끼워 넣었다가 이 사이가 더 벌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평소 잇몸관리에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천연항생제 역할을 하는 프로폴리스, 항균력을 지닌 후박나무 껍질 가루 등을 양치할 때 사용해도 잇몸이 건강해질 수 있다. ‘닥터지바고’에 출연한 이선화 씨(54)는 “잇몸이 약해 제대로 씹지 못하는 통에 몸이 많이 약했지만 프로폴리스를 4년간 꾸준히 사용하니 치아와 잇몸이 건강해졌다”며 웃었다. 실제 프로폴리스는 구내염을 가라앉히는 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염효과가 있는 약물이 포함된 잇몸약 복합제를 복용해도 도움이 된다. 옥수수 불검화정량 추출물에 후박나무 추출물을 새롭게 추가한 잇몸약 ‘인사돌 플러스’ 등이 그 예다. 김남윤 대한치주과학회 공보이사는 “잇몸약 복합제를 치과 치료와 함께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정욱 이사도 “딱딱한 치석이 입속에 붙어있는 등 염증이 있을 때 약을 복용하면 소염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며 “다만 병원 진료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매일 음식물이 드나드는 사람의 입속엔 과연 얼마나 많은 세균이 도사리고 있을까. 치과 전문가들은 사람의 구강에는 300여 종의 세균이 1억 마리 넘게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는 화장실, 욕조, 하수구에 있는 세균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세균들이 음식물과 뒤섞여 입속에 남으면 치명적이다. 입속 세균이 기도나 심장에 침범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 어젯밤 먹은 저녁밥이, 어쩌면 지난주에 먹은 술자리 안주가 세균으로 입속에 남아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지바고’가 14일 오전 방송을 통해 ‘침묵의 살인자’ 치주질환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다. 》

○ 입속 세균덩어리 치석, 치주질환의 주범

치주질환의 증세는 △잇몸이 자줏빛으로 물들고 자주 붓는 경우 △식사 후 칫솔질을 해도 입냄새가 심한 경우 △잇몸을 누르면 고름이 나거나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입속의 세균덩어리, 즉 치태는 시간이 지나면 점점 단단하게 변한다. 48시간 정도 지나면 딱딱한 치석이 돼 잇몸 틈새를 파고들어 각종 염증을 유발한다. 치주질환은 이처럼 치아가 아닌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겨 잇몸이 녹고 내려앉는 현상을 통틀어 일컫는다. 진행 정도에 따라 잇몸에만 염증이 진행되는 치은염, 그리고 염증이 잇몸뼈까지 진행되는 치주염으로 나뉜다.

이정욱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치은염은 스케일링을 통해 잇몸에 쌓인 치석을 제거하고 양치질만 잘하면 없앨 수 있지만 치주염은 간단치 않다”며 “치주염의 경우 보통 마취를 한 뒤 치석제거수술을 하는데, 염증이 너무 아래까지 내려가면 녹아내린 치주골을 제거하고 인공뼈 이식을 하는 등 대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치주염은 심하면 이가 흔들리다 저절로 빠지기도 한다. 골격구조 자체에 변화가 생기고 잇몸이 내려앉은 경우가 많아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이 이사는 “골 이식술 등으로 재생을 유도해도 한계가 있다”며 “더 악화되지 않게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족은 식습관, 양치질 습관 등이 비슷하므로 치주염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함께 조심해야 한다. ‘닥터지바고’에 출연한 조은수 씨(41)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20년째 치주염을 앓고 있는 세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의 구강 청결에 유독 민감했다. 아이들이 식사를 마치거나 간식으로 과일 등을 먹고 나면 바로바로 양치질을 명령하고 입을 벌리게 해 구강 상태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조 씨는 식사 도중 자신의 침이 섞인 음식을 어린 자녀에게 먹이기도 하고, 아이와 사랑의 표시로 수시로 입을 맞추는 등 구강질환 세균이 전염될 수 있는 행동을 반복했다. 결국 제작진과 함께 치과를 찾은 조 씨 가족은 검사 결과 충치와 치석이 모두 발견됐다. 진료를 마친 치과의사는 “가족이 다같이 치아 관리를 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치주질환은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이나 임신부의 조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치태 세균과 염증에 생긴 각종 독성물질이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때문. 정종혁 경희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조산을 경험한 산모에게서 잇몸 세균이 현저히 많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치주질환을 치료한 환자에게서 폐렴 유병률이 60%가량 감소했다는 보고에서 알 수 있듯 전신 질환과 밀접하다”고 말했다.

○ 올바른 양치질 등 평소 잇몸 관리 철저히 해야

가장 좋은 예방법은 역시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다. 치실과 치간칫솔 등 보조기구를 사용해 잇몸 구석구석 낀 음식물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 단, 치간칫솔은 무리해서 끼워 넣었다가 이 사이가 더 벌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평소 잇몸관리에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천연항생제 역할을 하는 프로폴리스, 항균력을 지닌 후박나무 껍질 가루 등을 양치할 때 사용해도 잇몸이 건강해질 수 있다. ‘닥터지바고’에 출연한 이선화 씨(54)는 “잇몸이 약해 제대로 씹지 못하는 통에 몸이 많이 약했지만 프로폴리스를 4년간 꾸준히 사용하니 치아와 잇몸이 건강해졌다”며 웃었다. 실제 프로폴리스는 구내염을 가라앉히는 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염효과가 있는 약물이 포함된 잇몸약 복합제를 복용해도 도움이 된다. 옥수수 불검화정량 추출물에 후박나무 추출물을 새롭게 추가한 잇몸약 ‘인사돌 플러스’ 등이 그 예다. 김남윤 대한치주과학회 공보이사는 “잇몸약 복합제를 치과 치료와 함께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정욱 이사도 “딱딱한 치석이 입속에 붙어있는 등 염증이 있을 때 약을 복용하면 소염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며 “다만 병원 진료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