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 덕’ 만든 예술가 호프만 씨 방한…“내 오리는 인종도 정치도 모른다”

등록 2014.10.22.
서울 석촌호수 ‘러버 덕’ 만든 네덜란드 예술가 호프만씨 방한

오리가 왔다.

2007년 프랑스 파리 생라자르 기차역에 처음 나타나 사람들에게 유쾌한 어리둥절함을 선사한 26m 높이의 노란색 고무 오리. 이후 네덜란드 브라질 일본 뉴질랜드 호주 대만 중국 베트남 미국에 머무른 이 귀여운 2등신 대형 오리가 지난주 서울에 출현했다.

언뜻 ‘이게 뭐야’ 싶으면서도 수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 오리를 만든 이는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테인 호프만 씨(37·사진)다. 다음 달 14일까지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서 열리는 ‘러버 덕(rubber duck) 프로젝트 서울’ 홍보를 위해 21일 한국을 찾은 그는 “물 위에 떠 있는 오리를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 세월호 사고 등 여러 슬픈 일을 겪은 한국에 내 오리가 기쁨과 행복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프만 씨가 커다란 동물 장난감을 설치 작품으로 내놓은 건 오리가 처음이 아니다. 독일에서 학업을 마친 그가 2002년 네덜란드 플라르딩언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은 10.5m 높이의 나무 토끼였다. 할리우드 영화 ‘트로이’(2004년)에 등장한 목마를 빼닮은 토끼는 폐기된 목재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었다. 뒤이어 짚과 나무로 만든 8m 높이의 개, 32m 길이의 나무 사향쥐, 12m 높이의 고무 개구리를 줄줄이 내놓았다.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오리 아이디어는 미술관에서 떠올랐다. 풍경화를 보다 ‘저 풍경 안에 고무 오리 인형이 놓여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 것. 지난해 홍콩 프로젝트는 800만 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이번 석촌호수 오리는 높이 16.5m로 무게가 1t에 이른다.



“내 오리는 국경도, 인종차별도, 정치적 의도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고픈 바람만을 담고 있다. 예술은 콧대 높고 부유한 상류층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중을 위해 존재한다. 많은 사람이 호숫가를 거닐며 욕조에서 고무 오리를 갖고 노는 내 두 살배기 딸의 즐거움을 되새기길 바란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서울 석촌호수 ‘러버 덕’ 만든 네덜란드 예술가 호프만씨 방한

오리가 왔다.

2007년 프랑스 파리 생라자르 기차역에 처음 나타나 사람들에게 유쾌한 어리둥절함을 선사한 26m 높이의 노란색 고무 오리. 이후 네덜란드 브라질 일본 뉴질랜드 호주 대만 중국 베트남 미국에 머무른 이 귀여운 2등신 대형 오리가 지난주 서울에 출현했다.

언뜻 ‘이게 뭐야’ 싶으면서도 수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 오리를 만든 이는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테인 호프만 씨(37·사진)다. 다음 달 14일까지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서 열리는 ‘러버 덕(rubber duck) 프로젝트 서울’ 홍보를 위해 21일 한국을 찾은 그는 “물 위에 떠 있는 오리를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 세월호 사고 등 여러 슬픈 일을 겪은 한국에 내 오리가 기쁨과 행복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프만 씨가 커다란 동물 장난감을 설치 작품으로 내놓은 건 오리가 처음이 아니다. 독일에서 학업을 마친 그가 2002년 네덜란드 플라르딩언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은 10.5m 높이의 나무 토끼였다. 할리우드 영화 ‘트로이’(2004년)에 등장한 목마를 빼닮은 토끼는 폐기된 목재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었다. 뒤이어 짚과 나무로 만든 8m 높이의 개, 32m 길이의 나무 사향쥐, 12m 높이의 고무 개구리를 줄줄이 내놓았다.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오리 아이디어는 미술관에서 떠올랐다. 풍경화를 보다 ‘저 풍경 안에 고무 오리 인형이 놓여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 것. 지난해 홍콩 프로젝트는 800만 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이번 석촌호수 오리는 높이 16.5m로 무게가 1t에 이른다.



“내 오리는 국경도, 인종차별도, 정치적 의도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고픈 바람만을 담고 있다. 예술은 콧대 높고 부유한 상류층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중을 위해 존재한다. 많은 사람이 호숫가를 거닐며 욕조에서 고무 오리를 갖고 노는 내 두 살배기 딸의 즐거움을 되새기길 바란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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