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화보]나영석 PD “망할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떴어요”
등록 2014.12.02.tvN ‘삼시세끼’ 첫 회에서 이서진은 이렇게 투덜댔다. 삼시세끼는 이서진과 2PM의 택연이 강원 정선의 두메산골 시골집에서 하루 세 끼를 직접 해 먹는 모습을 담은 관찰 예능프로그램. 이 심심한 프로가 망하기는커녕 7회가 지난 지금 시청률이 8% 안팎이다. ‘1박2일’, ‘꽃보다…’ 시리즈, 그리고 삼시세끼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린 나영석 PD는 삼시세끼에 대해 “그림도 단조롭고, 출연진도 2명뿐이어서 제작진도 첫 촬영 때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새로운 걸 하려면 위험 요소를 안고 가야 한다. 위험하지 않다는 건 그만큼 뻔하다는 얘기”라고 했다.
“여행 다음엔 농촌이라고 생각했어요. 처마 밑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툇마루에 앉아 막걸리 한잔하는 것. 일에 지칠 때 늘 떠올리는 그림이죠. 마침 귀농이나 텃밭이 유행하고 있어 삼시세끼 같은 프로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나영석 PD는 ‘삼시세끼’ 출연진에 대해 “이서진은 성격은 별로지만 어른들께 굉장히 예의바르다. 택연은 옷을 못 입기로 유명하고 혼자 여행 다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고 평했다. 왼쪽부터 택연, 1회에 특별 출연한 최화정과 윤여정, 이서진. tvN 제공
삼시세끼는 ‘편집 집약적’인 프로다. 내용이 밋밋한 만큼 편집으로 ‘양념’을 친다. 출연진이 요리하는 모습, 작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초고속 촬영해 넣고 자막에도 공을 들인다. 나 PD는 “열흘에 한 번 2박 3일 동안 찍고, 촬영이 없는 날 편집을 계속 한다. 편집 전 파일은 의미 없는 그림의 연속이다. 계속 돌려 보며 일정한 패턴, 이야기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이서진과는 ‘꽃보다 할배’ 때부터 함께 일하고 있다. 나 PD는 “좋아하는 게 화면에서 티가 나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제작진 모두에게 고마운 출연자”라고 했다. “PD들은 자신이 만든 환경에서 피사체가 본인의 뚜렷한 주관을 갖고 단계를 헤쳐 나가길 바라죠. 어떤 상황에서든 대중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어야 해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싫은 티를 내는 이서진 씨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 아주 좋은 출연자죠.”
나 PD의 프로는 ‘캐릭터 예능’이다. 출연진의 특징을 살려 ‘숲 속의 친구’(꽃할배의 이순재) ‘구야형’(신구) ‘옥빙구’(삼시세끼의 택연) 등 캐릭터를 곧잘 만들어낸다. 삼시세끼에서는 강아지 밍키, 염소 잭슨, 고양이 멀랜다 등 동물에게까지 이름을 지어줬다. “자세히 보는 수밖에 없어요. 누굴 관찰하는 걸 계속하다 보니 버릇이 됐죠. 사람을 궁금해하는 게 직업병이에요. 상대의 과거나 인생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해요. 질문도 계속하고요.”
1년 사계절을 담는 삼시세끼는 방영 중인 가을편 8회만 할 예정이었지만 11부로 늘리고 이어 겨울편도 찍는다. 나 PD는 요즘 내년 방송될 ‘꽃보다 할배’ 새 시리즈의 기획회의까지 병행하고 있다. 나 PD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선생님들이 싫어하시지 않는 한 1년에 한 번씩은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행, 농촌, 다음 소재는 뭘까. “아직 모르겠어요. 금요일 저녁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쳐서 TV를 트는 분들이 삼시세끼의 정서와 맞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바쁘고 시끄러운 도시보다는 시골의 한적한 느낌,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그런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소재라면 음식이든 농사든 뭐든 상관없습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 프로는 망했어!”
tvN ‘삼시세끼’ 첫 회에서 이서진은 이렇게 투덜댔다. 삼시세끼는 이서진과 2PM의 택연이 강원 정선의 두메산골 시골집에서 하루 세 끼를 직접 해 먹는 모습을 담은 관찰 예능프로그램. 이 심심한 프로가 망하기는커녕 7회가 지난 지금 시청률이 8% 안팎이다. ‘1박2일’, ‘꽃보다…’ 시리즈, 그리고 삼시세끼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린 나영석 PD는 삼시세끼에 대해 “그림도 단조롭고, 출연진도 2명뿐이어서 제작진도 첫 촬영 때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새로운 걸 하려면 위험 요소를 안고 가야 한다. 위험하지 않다는 건 그만큼 뻔하다는 얘기”라고 했다.
“여행 다음엔 농촌이라고 생각했어요. 처마 밑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툇마루에 앉아 막걸리 한잔하는 것. 일에 지칠 때 늘 떠올리는 그림이죠. 마침 귀농이나 텃밭이 유행하고 있어 삼시세끼 같은 프로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나영석 PD는 ‘삼시세끼’ 출연진에 대해 “이서진은 성격은 별로지만 어른들께 굉장히 예의바르다. 택연은 옷을 못 입기로 유명하고 혼자 여행 다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고 평했다. 왼쪽부터 택연, 1회에 특별 출연한 최화정과 윤여정, 이서진. tvN 제공
삼시세끼는 ‘편집 집약적’인 프로다. 내용이 밋밋한 만큼 편집으로 ‘양념’을 친다. 출연진이 요리하는 모습, 작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초고속 촬영해 넣고 자막에도 공을 들인다. 나 PD는 “열흘에 한 번 2박 3일 동안 찍고, 촬영이 없는 날 편집을 계속 한다. 편집 전 파일은 의미 없는 그림의 연속이다. 계속 돌려 보며 일정한 패턴, 이야기를 찾는 것”이라고 했다.
이서진과는 ‘꽃보다 할배’ 때부터 함께 일하고 있다. 나 PD는 “좋아하는 게 화면에서 티가 나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제작진 모두에게 고마운 출연자”라고 했다. “PD들은 자신이 만든 환경에서 피사체가 본인의 뚜렷한 주관을 갖고 단계를 헤쳐 나가길 바라죠. 어떤 상황에서든 대중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어야 해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싫은 티를 내는 이서진 씨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 아주 좋은 출연자죠.”
나 PD의 프로는 ‘캐릭터 예능’이다. 출연진의 특징을 살려 ‘숲 속의 친구’(꽃할배의 이순재) ‘구야형’(신구) ‘옥빙구’(삼시세끼의 택연) 등 캐릭터를 곧잘 만들어낸다. 삼시세끼에서는 강아지 밍키, 염소 잭슨, 고양이 멀랜다 등 동물에게까지 이름을 지어줬다. “자세히 보는 수밖에 없어요. 누굴 관찰하는 걸 계속하다 보니 버릇이 됐죠. 사람을 궁금해하는 게 직업병이에요. 상대의 과거나 인생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해요. 질문도 계속하고요.”
1년 사계절을 담는 삼시세끼는 방영 중인 가을편 8회만 할 예정이었지만 11부로 늘리고 이어 겨울편도 찍는다. 나 PD는 요즘 내년 방송될 ‘꽃보다 할배’ 새 시리즈의 기획회의까지 병행하고 있다. 나 PD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선생님들이 싫어하시지 않는 한 1년에 한 번씩은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행, 농촌, 다음 소재는 뭘까. “아직 모르겠어요. 금요일 저녁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쳐서 TV를 트는 분들이 삼시세끼의 정서와 맞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바쁘고 시끄러운 도시보다는 시골의 한적한 느낌,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그런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소재라면 음식이든 농사든 뭐든 상관없습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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