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의혹’ 정윤회 검찰 출석 현장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정윤회(59)씨가 10일 공개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언론과 인터뷰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지만 공식적인 ‘포토라인’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씨는 이날 오전 9시47분쯤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해당 내용을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 등에 대한 고소인신분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피고발인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검정색 구형 에쿠스를 타고 검찰청사 내로 들어온 정씨는 덤덤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푸른색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에 검정색 코트를 걸친 정씨는 카키색 뿔테 안경을 착용하고 머리를 정갈하게 빗어넘긴 말끔한 모습이었다.

포토라인에 선 채 1분 남짓 취재진의 촬영에 응한 정씨는 취재진의 ‘핵심 당사자로서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또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구인지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박근혜 대통령과 접촉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작은 목소리로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조용하지만 단호한 말투로 심경 등을 밝힌 정씨는 취재진 수백명이 있었지만 위축되지 않은 듯한 걸음걸이로 중앙지검 입구를 통해 이경재 변호사 등 일행 5명과 함께 건물 내로 들어갔다.

정씨는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다른 참고인이나 피의자와 달리 별도의 보안카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통해 4층 형사1부로 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은 정씨가 도착하기 2~3시간 전부터 30여개 매체에서 나온 내·외신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현장에는 지미집을 비롯한 방송카메라 등 촬영장비 수십여대가 투입됐다. 정씨의 검찰 출석을 주의깊게 보고 있는 미국, 일본 등 외신들도 이날 취재경쟁에 합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 측의 신변보호 요청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위해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에 따라 이날 현장에 중앙지검 직원 10명을 투입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