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압사사고, 중국인 “후진적 참사” 자성·당국은 보도통제

등록 2015.01.05.
‘상하이 압사사고’ 두 얼굴의 中

“세계적 경제도시서 이런 일이…” 언론선 안전관리 허술한 대응 질타

당국, 유족 인터뷰 통제하며 입단속… 경찰 “가짜돈이 사고원인 아니다”

상하이(上海) 관광명소 와이탄(外灘)에서 발생한 새해맞이 압사 사고를 두고 중국인들은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했다고 자부하는 상하이 중심지에서 어떻게 이런 후진적인 재난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많은 중국인들은 “중국의 경제 수도 관리 수준이 이 정도라면 다른 곳은 어떻겠느냐”며 분개하고 있다.

우선 참사 원인이 초기에 거론되던 ‘가짜 돈 살포’에서 ‘군중 쏠림’으로 기울면서 정부의 허술한 안전 관리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2일 신화통신은 “참사가 나기 3시간 전부터 와이탄에 모인 군중 규모가 1년 전 규모를 넘어섰는데도 경찰 인력은 평소 행사 때보다도 적어 사고를 키웠다”고 했다. 광장 수용 규모는 30만 명인데 100만 명가량 모인 것 자체가 사고를 예고한 것인데 허술한 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사고 직후에야 뒤늦게 500명의 인력을 파견했지만 밀집한 군중을 헤치고 사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망자 대부분이 10, 20대 젊은층이란 것도 시민들의 분노를 더하고 있다. 우리의 세월호 사태처럼 중국인들도 “못다 핀 꽃들이 졌다”며 애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관영 언론들도 안전 불감증을 지적했다. 런민(人民)일보는 “사고 당일 오후 10시 40분 상하이 지하철 탑승 인파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와이탄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란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며 사전 대비를 못한 시 당국과 경찰을 질타했다.

외신들도 가세했다. 영국 가디언은 “중국에서의 안전사고가 낯선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세계적인 도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의아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중앙 정부와 상하이 시 당국은 엄격한 보도통제에 나서 국내외의 자성론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일 “상하이 시가 내외신 언론에 희생자 유족 및 부상자 가족들과 인터뷰할 경우 선전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며 “이런 검열과 통제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대형 참사가 터지면 으레 보도되어 온 희생자 사연들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사고 다음 날 푸단(復旦)대 2학년 두(杜)모 양의 사진과 함께 “시골에서 온 20세 여학생이 숨졌다”는 식의 간단한 사연이 언급된 것이 전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당국은 사고 원인을 인파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 경찰은 “시 당국이 파악한 사고 시각은 오후 11시 35분 이후”라며 “현장에서 60m가량 떨어진 빌딩에서 가짜 달러가 살포된 시각은 오후 11시 47분경이어서 가짜 돈 때문이라는 초기 보도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최창봉 기자

‘상하이 압사사고’ 두 얼굴의 中

“세계적 경제도시서 이런 일이…” 언론선 안전관리 허술한 대응 질타

당국, 유족 인터뷰 통제하며 입단속… 경찰 “가짜돈이 사고원인 아니다”

상하이(上海) 관광명소 와이탄(外灘)에서 발생한 새해맞이 압사 사고를 두고 중국인들은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했다고 자부하는 상하이 중심지에서 어떻게 이런 후진적인 재난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많은 중국인들은 “중국의 경제 수도 관리 수준이 이 정도라면 다른 곳은 어떻겠느냐”며 분개하고 있다.

우선 참사 원인이 초기에 거론되던 ‘가짜 돈 살포’에서 ‘군중 쏠림’으로 기울면서 정부의 허술한 안전 관리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2일 신화통신은 “참사가 나기 3시간 전부터 와이탄에 모인 군중 규모가 1년 전 규모를 넘어섰는데도 경찰 인력은 평소 행사 때보다도 적어 사고를 키웠다”고 했다. 광장 수용 규모는 30만 명인데 100만 명가량 모인 것 자체가 사고를 예고한 것인데 허술한 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사고 직후에야 뒤늦게 500명의 인력을 파견했지만 밀집한 군중을 헤치고 사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망자 대부분이 10, 20대 젊은층이란 것도 시민들의 분노를 더하고 있다. 우리의 세월호 사태처럼 중국인들도 “못다 핀 꽃들이 졌다”며 애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관영 언론들도 안전 불감증을 지적했다. 런민(人民)일보는 “사고 당일 오후 10시 40분 상하이 지하철 탑승 인파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와이탄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란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며 사전 대비를 못한 시 당국과 경찰을 질타했다.

외신들도 가세했다. 영국 가디언은 “중국에서의 안전사고가 낯선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세계적인 도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의아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중앙 정부와 상하이 시 당국은 엄격한 보도통제에 나서 국내외의 자성론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일 “상하이 시가 내외신 언론에 희생자 유족 및 부상자 가족들과 인터뷰할 경우 선전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며 “이런 검열과 통제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대형 참사가 터지면 으레 보도되어 온 희생자 사연들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사고 다음 날 푸단(復旦)대 2학년 두(杜)모 양의 사진과 함께 “시골에서 온 20세 여학생이 숨졌다”는 식의 간단한 사연이 언급된 것이 전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당국은 사고 원인을 인파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 경찰은 “시 당국이 파악한 사고 시각은 오후 11시 35분 이후”라며 “현장에서 60m가량 떨어진 빌딩에서 가짜 달러가 살포된 시각은 오후 11시 47분경이어서 가짜 돈 때문이라는 초기 보도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최창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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