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남단 자위대 ‘뉴타바루’ 군사기지 르포… ‘긴급발진 대기’

등록 2016.03.04.
中 군사력 확장 맞서 긴급발진 대기… 모든 전투기 최신기종 ‘업그레이드’

“쿠와왕!”

2일 오전 일본 규슈(九州) 미야자키(宮崎) 현의 뉴타바루(新田原) 기지. 일본 본토 최남단에 위치한 항공자위대 기지인 이곳에서는 제5항공단 소속 전투기 F-4 팬텀과 비행교도대 소속 F-15가 굉음을 내며 이륙하고 있었다. 하늘로 날아오른 전투기들은 속도를 높이며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자위대 간부는 “일상적인 훈련”이라면서도 “언제든 긴급 발진할 수 있게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 높아진 긴장, 엄격한 보안

일본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중국 전투기들이 접근할 경우 이곳 뉴타바루 기지에서 자위대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한다. 오키나와(沖繩)의 나하(那覇) 기지와 함께 중국군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지를 거점으로 전투기를 동원한 미일 연합훈련이 열리기도 했다.

이 기지의 주력기가 구형 전투기인 F-4라는 것은 의외였다. 방위성 간부는 “관리를 잘해 지금도 문제없이 운용하고 있다”며 “동중국해에 인접한 난세이(南西) 제도의 방위를 충실히 하기 위해 올 4월 이후 F-4를 모두 F-15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투기들이 센카쿠 열도 주변에 자주 나타나자 ‘전력 업그레이드’에 나선 것이다.

중국군의 위협은 긴급 발진 횟수에서도 드러난다. 자위대 전투기들은 2014년 4∼12월 모두 744차례 긴급 발진했다. 이 중 중국기를 견제하기 위한 경우가 371건(전체의 50%)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긴급 발진 횟수는 567건으로 줄었지만 중국기 때문에 이뤄진 긴급 발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5.8%(373건)로 크게 높아졌다.

문제는 난세이 제도만 해도 센카쿠 열도를 포함해 섬이 수백 개나 된다는 점이다. 이에 방위성은 낙도 지역의 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상륙을 전문으로 하는 3000여 명의 수륙기동단을 만들고 연안 감시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최일선 부대인 데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국의 해양 진출 본격화 등 안보 이슈가 불거진 상황이라 부대 내에서는 보안이 철저했다. 기자들의 촬영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엄격히 제한됐다. 긴급 사태 시 대응 체계나 방위력 증강 계획 등 예민한 질문에 대해선 “답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 가미카제 공격 전진기지

1일 가고시마(鹿兒島)의 가노야(鹿屋) 해상자위대 항공기지에선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해상초계기 P-3C가 공개됐다. 제1항공군 관계자는 “P-3C는 비행 거리가 한 번에 7780km에 달해 도쿄에서 하와이까지 논스톱으로 갈 수 있다”며 “소노부이(음향탐지 부표)를 투입해 잠수함을 탐지한 뒤 미사일, 어뢰, 기뢰 등으로 공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지가 몇 대의 P-3C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뉴타바루 기지에서 남서쪽으로 100km 떨어진 가노야 기지는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동시에 접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기지는 태평양전쟁의 출발점이 된 진주만 공습을 결정한 ‘가노야 회의’의 무대이기도 하다. 전쟁 말기에는 가미카제 특공대가 자살 공격에 이용했던 전투기 제로센이 가노야 기지에서 가장 많이 출격했다. 당시 유품 등을 전시한 사료관이 운영되고 있었다. 1월에는 제로센을 복원해 시험 비행을 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제1항공군 사령관인 이치다 아키라(市田章) 해장보(海將補·해군 소장급)는 “평화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임무”라며 “평화를 수호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신토미·가노야=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中 군사력 확장 맞서 긴급발진 대기… 모든 전투기 최신기종 ‘업그레이드’

“쿠와왕!”

2일 오전 일본 규슈(九州) 미야자키(宮崎) 현의 뉴타바루(新田原) 기지. 일본 본토 최남단에 위치한 항공자위대 기지인 이곳에서는 제5항공단 소속 전투기 F-4 팬텀과 비행교도대 소속 F-15가 굉음을 내며 이륙하고 있었다. 하늘로 날아오른 전투기들은 속도를 높이며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자위대 간부는 “일상적인 훈련”이라면서도 “언제든 긴급 발진할 수 있게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 높아진 긴장, 엄격한 보안

일본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중국 전투기들이 접근할 경우 이곳 뉴타바루 기지에서 자위대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한다. 오키나와(沖繩)의 나하(那覇) 기지와 함께 중국군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지를 거점으로 전투기를 동원한 미일 연합훈련이 열리기도 했다.

이 기지의 주력기가 구형 전투기인 F-4라는 것은 의외였다. 방위성 간부는 “관리를 잘해 지금도 문제없이 운용하고 있다”며 “동중국해에 인접한 난세이(南西) 제도의 방위를 충실히 하기 위해 올 4월 이후 F-4를 모두 F-15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투기들이 센카쿠 열도 주변에 자주 나타나자 ‘전력 업그레이드’에 나선 것이다.

중국군의 위협은 긴급 발진 횟수에서도 드러난다. 자위대 전투기들은 2014년 4∼12월 모두 744차례 긴급 발진했다. 이 중 중국기를 견제하기 위한 경우가 371건(전체의 50%)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긴급 발진 횟수는 567건으로 줄었지만 중국기 때문에 이뤄진 긴급 발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5.8%(373건)로 크게 높아졌다.

문제는 난세이 제도만 해도 센카쿠 열도를 포함해 섬이 수백 개나 된다는 점이다. 이에 방위성은 낙도 지역의 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상륙을 전문으로 하는 3000여 명의 수륙기동단을 만들고 연안 감시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최일선 부대인 데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국의 해양 진출 본격화 등 안보 이슈가 불거진 상황이라 부대 내에서는 보안이 철저했다. 기자들의 촬영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엄격히 제한됐다. 긴급 사태 시 대응 체계나 방위력 증강 계획 등 예민한 질문에 대해선 “답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 가미카제 공격 전진기지

1일 가고시마(鹿兒島)의 가노야(鹿屋) 해상자위대 항공기지에선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해상초계기 P-3C가 공개됐다. 제1항공군 관계자는 “P-3C는 비행 거리가 한 번에 7780km에 달해 도쿄에서 하와이까지 논스톱으로 갈 수 있다”며 “소노부이(음향탐지 부표)를 투입해 잠수함을 탐지한 뒤 미사일, 어뢰, 기뢰 등으로 공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지가 몇 대의 P-3C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뉴타바루 기지에서 남서쪽으로 100km 떨어진 가노야 기지는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동시에 접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기지는 태평양전쟁의 출발점이 된 진주만 공습을 결정한 ‘가노야 회의’의 무대이기도 하다. 전쟁 말기에는 가미카제 특공대가 자살 공격에 이용했던 전투기 제로센이 가노야 기지에서 가장 많이 출격했다. 당시 유품 등을 전시한 사료관이 운영되고 있었다. 1월에는 제로센을 복원해 시험 비행을 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제1항공군 사령관인 이치다 아키라(市田章) 해장보(海將補·해군 소장급)는 “평화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임무”라며 “평화를 수호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신토미·가노야=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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