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펼쳐지는 ‘갈릴레이 자유낙하 실험’

등록 2016.05.27.
프랑스, 일반상대성이론 검증 나서

“갈릴레이가 옳았다!”

1971년 아폴로 15호를 타고 달에 착륙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데이브 스콧은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32kg짜리 망치와 30g짜리 깃털을 달 표면 위 1.6m 높이에서 동시에 떨어뜨렸다. 공기 저항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 이뤄진 진정한 자유낙하 실험이었다.

둘은 동시에 바닥에 닿았고, 이 실험은 우주에서 펼쳐진 첫 자유낙하 실험으로 기록됐다. 이를 통해 수백 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주장대로 진공에서는 질량에 상관없이 중력가속도가 일정하다는 ‘등가원리’도 입증됐다. 이 원리는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의 토대가 됐다.



○ 500kg 위성에서 자유낙하 실험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프랑스국립우주연구센터(CNES)는 다시 한번 우주에서 자유낙하 실험에 도전했다. 자유낙하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소형 인공위성 ‘마이크로스코프(MicroSCOPE)’를 지구 상공 약 693km 궤도에 쏘아 올렸다. 스콧의 실험이 인간의 손으로 떨어뜨리고 인간의 눈으로 관찰했다는 점에서 정밀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인공위성을 이용해 역사상 가장 정확한 자유낙하 실험에 도전한 것이다.



굳이 먼 우주에까지 가서 자유낙하 실험을 하는 이유는 이론적으로 등가원리가 양자역학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는 과학계의 지적 때문이다. 등가원리에 결점이 있는지 실제로 확인하기 위해 진공실험실을 만들어 중력가속도의 10조 분의 1만 차이가 나도 감지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아직까지는 등가원리에 어긋난 경우는 포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프랑스 연구진은 ‘최후의 수단’으로 우주에서의 위성 실험을 선택했다. 마이크로스코프 위성에서 진행되는 실험은 지상에서 가장 정밀하게 설계한 실험보다 정밀도가 100배나 높다. 우주 공간에서는 진동 등의 방해 요인이 적기 때문이다. 위성의 무게도 500kg으로 무겁게 만들어 미세 진동을 최소화했다.

최인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질량힘센터 책임연구원은 “고도 약 700km는 지상에서 만들 수 있는 진공 상태보다 기압이 훨씬 낮아 완벽한 진공에 가깝다”며 “순수한 중력가속도를 측정하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아인슈타인 이론 검증에 관심 집중

우주에 떠 있는 위성에서 자유낙하 실험을 하는 계획은 1971년 미국 스탠퍼드대가 처음 제안했다. 이후 1977년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등가원리를 실험할 위성 ‘스텝(STEP)’을 쏘아 올리려고 했지만 기초 실험 단계에서 중단됐다.

이번에 마이크로스코프 위성에서 이뤄지는 자유낙하 실험은 질량이 서로 다른 티타늄(Ti)과 백금(Pt)-로듐(Rh) 합금으로 된 두 물체를 이용한다. 둘은 길이 79.9mm, 지름 35mm의 원통형으로 크기와 모양은 같다.

위성은 태양풍이나 대기의 저항 등을 상쇄하고 지구 중력에도 끌려가지 않도록 속도와 자세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위성 안에 물체를 떠 있게 두면 오직 지구의 중력에 의해서만 움직이게 된다. 이때 두 물체의 중력가속도를 측정해 서로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 실험은 앞으로 2년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티볼트 다무르 프랑스 고등과학연구소 이론물리학부 교수는 “두 물체의 중력가속도가 일치한다면 인류는 또 한번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며 경이로움을 느끼겠지만 양자역학과의 불편한 관계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중력가속도에서 차이가 발견된다면 실험 결과를 활용해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 모두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프랑스, 일반상대성이론 검증 나서

“갈릴레이가 옳았다!”

1971년 아폴로 15호를 타고 달에 착륙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데이브 스콧은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32kg짜리 망치와 30g짜리 깃털을 달 표면 위 1.6m 높이에서 동시에 떨어뜨렸다. 공기 저항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 이뤄진 진정한 자유낙하 실험이었다.

둘은 동시에 바닥에 닿았고, 이 실험은 우주에서 펼쳐진 첫 자유낙하 실험으로 기록됐다. 이를 통해 수백 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주장대로 진공에서는 질량에 상관없이 중력가속도가 일정하다는 ‘등가원리’도 입증됐다. 이 원리는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의 토대가 됐다.



○ 500kg 위성에서 자유낙하 실험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프랑스국립우주연구센터(CNES)는 다시 한번 우주에서 자유낙하 실험에 도전했다. 자유낙하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소형 인공위성 ‘마이크로스코프(MicroSCOPE)’를 지구 상공 약 693km 궤도에 쏘아 올렸다. 스콧의 실험이 인간의 손으로 떨어뜨리고 인간의 눈으로 관찰했다는 점에서 정밀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인공위성을 이용해 역사상 가장 정확한 자유낙하 실험에 도전한 것이다.



굳이 먼 우주에까지 가서 자유낙하 실험을 하는 이유는 이론적으로 등가원리가 양자역학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는 과학계의 지적 때문이다. 등가원리에 결점이 있는지 실제로 확인하기 위해 진공실험실을 만들어 중력가속도의 10조 분의 1만 차이가 나도 감지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아직까지는 등가원리에 어긋난 경우는 포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프랑스 연구진은 ‘최후의 수단’으로 우주에서의 위성 실험을 선택했다. 마이크로스코프 위성에서 진행되는 실험은 지상에서 가장 정밀하게 설계한 실험보다 정밀도가 100배나 높다. 우주 공간에서는 진동 등의 방해 요인이 적기 때문이다. 위성의 무게도 500kg으로 무겁게 만들어 미세 진동을 최소화했다.

최인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질량힘센터 책임연구원은 “고도 약 700km는 지상에서 만들 수 있는 진공 상태보다 기압이 훨씬 낮아 완벽한 진공에 가깝다”며 “순수한 중력가속도를 측정하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아인슈타인 이론 검증에 관심 집중

우주에 떠 있는 위성에서 자유낙하 실험을 하는 계획은 1971년 미국 스탠퍼드대가 처음 제안했다. 이후 1977년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등가원리를 실험할 위성 ‘스텝(STEP)’을 쏘아 올리려고 했지만 기초 실험 단계에서 중단됐다.

이번에 마이크로스코프 위성에서 이뤄지는 자유낙하 실험은 질량이 서로 다른 티타늄(Ti)과 백금(Pt)-로듐(Rh) 합금으로 된 두 물체를 이용한다. 둘은 길이 79.9mm, 지름 35mm의 원통형으로 크기와 모양은 같다.

위성은 태양풍이나 대기의 저항 등을 상쇄하고 지구 중력에도 끌려가지 않도록 속도와 자세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위성 안에 물체를 떠 있게 두면 오직 지구의 중력에 의해서만 움직이게 된다. 이때 두 물체의 중력가속도를 측정해 서로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 실험은 앞으로 2년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티볼트 다무르 프랑스 고등과학연구소 이론물리학부 교수는 “두 물체의 중력가속도가 일치한다면 인류는 또 한번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며 경이로움을 느끼겠지만 양자역학과의 불편한 관계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중력가속도에서 차이가 발견된다면 실험 결과를 활용해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 모두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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