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올림픽 마스코트 재규어 사살…“야생동물 학대” 비난

등록 2016.06.23.
재규어, 성화 봉송 행사에 동원… 행사장서 탈출하려다 사살돼

동물단체 “야생동물 학대” 비난… 올림픽委 “일어나선 안될일” 사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주최국 브라질팀의 마스코트 ‘징가(Ginga)’의 실제 모델인 재규어 한 마리가 성화 봉송 행사에 참여했다가 군인의 총에 사살됐다. ‘주마’라는 이름의 17세 암컷 재규어는 20일 아마존 인근인 브라질 북동부 마나우스 시 정글 전투훈련센터에서 도망치다가 변을 당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1일 보도했다.

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마는 센터 인근 동물원에서 자라 사람에게 익숙하고 온순했으나 성화 봉송 행사장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이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행사 말미에 목줄까지 풀리자 주마는 자기가 살던 동물원으로 도망쳤다. 사육사가 마취 총을 쏘아 진정시키려 했지만 주마는 사육사까지 공격했고 결국 군인이 권총을 쐈다.

사건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리우 시에서 활동하는 ‘동물자유연맹’은 “야생 동물을 억지로 길들여 행사장에 끌고 나가는 행위를 더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의 고릴라 하람베와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악어 사살 사건 등으로 본능에 충실한 야생동물을 인간이 사살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거센 가운데 불거졌다. 특히 미주 대륙에 주로 서식하는 고양잇과 동물인 재규어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개체 수가 30%까지 줄어들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아메리카 대륙 멸종 위기종이기도 하다.

파문이 커지자 브라질 당국은 즉각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올림픽위원회는 “평화와 단결을 상징하는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재규어를 동원한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면서 “리우 올림픽 기간에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육군도 대변인을 통해 “‘주마’의 죽음에 아픔을 느낀다”면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사과했다. 브라질 일각에서는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대표팀 마스코트 동물이 사살된 것은 불길한 징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재규어, 성화 봉송 행사에 동원… 행사장서 탈출하려다 사살돼

동물단체 “야생동물 학대” 비난… 올림픽委 “일어나선 안될일” 사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주최국 브라질팀의 마스코트 ‘징가(Ginga)’의 실제 모델인 재규어 한 마리가 성화 봉송 행사에 참여했다가 군인의 총에 사살됐다. ‘주마’라는 이름의 17세 암컷 재규어는 20일 아마존 인근인 브라질 북동부 마나우스 시 정글 전투훈련센터에서 도망치다가 변을 당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1일 보도했다.

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마는 센터 인근 동물원에서 자라 사람에게 익숙하고 온순했으나 성화 봉송 행사장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이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행사 말미에 목줄까지 풀리자 주마는 자기가 살던 동물원으로 도망쳤다. 사육사가 마취 총을 쏘아 진정시키려 했지만 주마는 사육사까지 공격했고 결국 군인이 권총을 쐈다.

사건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리우 시에서 활동하는 ‘동물자유연맹’은 “야생 동물을 억지로 길들여 행사장에 끌고 나가는 행위를 더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의 고릴라 하람베와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악어 사살 사건 등으로 본능에 충실한 야생동물을 인간이 사살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거센 가운데 불거졌다. 특히 미주 대륙에 주로 서식하는 고양잇과 동물인 재규어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개체 수가 30%까지 줄어들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아메리카 대륙 멸종 위기종이기도 하다.

파문이 커지자 브라질 당국은 즉각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올림픽위원회는 “평화와 단결을 상징하는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재규어를 동원한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면서 “리우 올림픽 기간에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육군도 대변인을 통해 “‘주마’의 죽음에 아픔을 느낀다”면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사과했다. 브라질 일각에서는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대표팀 마스코트 동물이 사살된 것은 불길한 징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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