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농성하는 美 민주당 하원의원들…“총기규제법 표결하라”

등록 2016.06.24.
60년대 민권운동’ 루이스의원 주도… 오바마 “가장 필요할때 나서… 감사”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원내 다수인 공화당을 상대로 총기규제 입법을 촉구하며 22일 오전 11시 반부터 의사당 안에서 이례적으로 무기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인 올랜도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20일 상원에서 총기규제 관련법 4건이 공화당 반대로 부결된 데 이어 하원에서도 총기규제 관련법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지 않자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밤 12시를 넘겨 23일 오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이번 연좌 농성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1960년대 셀마 몽고메리 참정권 운동 행진을 주도했던 존 루이스 하원의원(76)이 이끌고 있다. 루이스 의원은 22일 오전 11시 반경 동료 의원 40여 명과 함께 하원 의사당에 입장해 “무고한 이들의 피와 죽음에도 귀를 닫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비탄의 눈물을 흘려야 결정을 하겠는가”라며 총기규제 입법을 호소했다. 그러더니 그대로 의사당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들이 추진하려는 법안은 이른바 ‘no fly, no buy’(테러 용의자 등 입출국 금지 대상자의 총기 구매 금지) 법안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기습 연좌 농성을 시작하자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22일 오후 1시경 휴회를 선언했다.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의사당을 떠나라고 요구했지만 농성 의원들은 한때 100여 명까지 늘었다.

라이언 의장이 휴회를 선언하자 농성을 생중계하던 의회전문 케이블채널 C-SPAN이 현장 카메라 촬영을 중단했다. C-SPAN 측은 “의회 내 카메라 운영권은 의회가 갖고 있는 만큼 휴회 선언이 내려진 의사당을 중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성 상황은 현장에 있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찍은 동영상을 통해 페이스북 등에서 중계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총기 폭력에 대한 반대 운동을 루이스 의원이 이끌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도 농성장을 찾았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60년대 민권운동’ 루이스의원 주도… 오바마 “가장 필요할때 나서… 감사”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원내 다수인 공화당을 상대로 총기규제 입법을 촉구하며 22일 오전 11시 반부터 의사당 안에서 이례적으로 무기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인 올랜도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20일 상원에서 총기규제 관련법 4건이 공화당 반대로 부결된 데 이어 하원에서도 총기규제 관련법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지 않자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밤 12시를 넘겨 23일 오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이번 연좌 농성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1960년대 셀마 몽고메리 참정권 운동 행진을 주도했던 존 루이스 하원의원(76)이 이끌고 있다. 루이스 의원은 22일 오전 11시 반경 동료 의원 40여 명과 함께 하원 의사당에 입장해 “무고한 이들의 피와 죽음에도 귀를 닫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비탄의 눈물을 흘려야 결정을 하겠는가”라며 총기규제 입법을 호소했다. 그러더니 그대로 의사당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들이 추진하려는 법안은 이른바 ‘no fly, no buy’(테러 용의자 등 입출국 금지 대상자의 총기 구매 금지) 법안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기습 연좌 농성을 시작하자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22일 오후 1시경 휴회를 선언했다.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의사당을 떠나라고 요구했지만 농성 의원들은 한때 100여 명까지 늘었다.

라이언 의장이 휴회를 선언하자 농성을 생중계하던 의회전문 케이블채널 C-SPAN이 현장 카메라 촬영을 중단했다. C-SPAN 측은 “의회 내 카메라 운영권은 의회가 갖고 있는 만큼 휴회 선언이 내려진 의사당을 중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성 상황은 현장에 있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찍은 동영상을 통해 페이스북 등에서 중계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총기 폭력에 대한 반대 운동을 루이스 의원이 이끌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도 농성장을 찾았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