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서 60대男 시내버스 ‘시너 방화’

등록 2017.02.07.
6일 오후 6시 반경 전남 여수시 학동 여수시청 교통정보센터 인근 정류장. 퇴근시간을 맞아 직장인, 중학생, 노인 등 40여 명이 탄 시내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문모 씨(69)는 20L들이 직육면체 양철통 두 개를 들고 버스에 오른 뒤 “땅 보상에 문제가 있다”며 악을 썼다. 문 씨는 그러면서 통에 든 액체를 버스 바닥에 뿌리더니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통에는 발화성 물질인 시너가 들어 있었다.

삽시간에 화염이 치솟고 연기가 퍼지자 승객들은 급히 버스 뒷문으로 내렸다. 버스에서 탈출한 한 여학생이 승강장 옆 여수시청 교통과 사무실로 뛰어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고, 시청 직원들이 소화기 4개를 들고 진화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거나 심한 화상을 입은 승객은 없었지만 승객 7명은 탈출 과정에서 다리를 접질리거나 연기를 마시는 등의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문 씨는 범행 직후 버스 앞문으로 빠져나와 10여 m를 달아나다 추격에 나선 버스기사 임모 씨(49)가 붙잡아 출동한 경찰에 인계했다. 버스 화재는 사건 현장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여수소방서에서 출동한 소방관들이 4분 만에 진화했다.

시내버스는 CNG 천연압축가스 차량으로 자칫 신속하게 진화되지 않았다면 대형 인명 피해가 날 우려가 있었다. 경찰과 소방서 측은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1호선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승객 192명이 숨진 사건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에도 50대 남성이 지하철 객차에서 페트병 2개에 든 휘발유를 숨겨서 탄 뒤 바닥에 뿌리고 불을 붙여 대형 참사로 번졌다.

전남 여수경찰서 조사 결과 문 씨는 범행 직전 인근 가게에서 시너 2통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시민들의 침착한 대처와 시너 통에 든 양의 3분의 1만 차량 바닥에 뿌려진 상황에서 불이 붙어 더 빠르게 번지지 않아 승객들의 탈출 시간을 번 것으로 1차 분석했다.

문 씨는 경찰에서 “내 땅이 3000∼4000평이나 되는데 국가에서 수용하고서는 보상을 안 해줬다. 억울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체포 당시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으나 혼잣말로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2014년에도 여수의 한 주택에 불을 지르려다 붙잡혀 방화 미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문 씨에 대해 버스에 불을 질러 승객들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현존자동차방화치상)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수 출신으로 경기지역에 사는 문 씨가 계획적 방화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6일 오후 6시 반경 전남 여수시 학동 여수시청 교통정보센터 인근 정류장. 퇴근시간을 맞아 직장인, 중학생, 노인 등 40여 명이 탄 시내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문모 씨(69)는 20L들이 직육면체 양철통 두 개를 들고 버스에 오른 뒤 “땅 보상에 문제가 있다”며 악을 썼다. 문 씨는 그러면서 통에 든 액체를 버스 바닥에 뿌리더니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통에는 발화성 물질인 시너가 들어 있었다.

삽시간에 화염이 치솟고 연기가 퍼지자 승객들은 급히 버스 뒷문으로 내렸다. 버스에서 탈출한 한 여학생이 승강장 옆 여수시청 교통과 사무실로 뛰어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고, 시청 직원들이 소화기 4개를 들고 진화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거나 심한 화상을 입은 승객은 없었지만 승객 7명은 탈출 과정에서 다리를 접질리거나 연기를 마시는 등의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문 씨는 범행 직후 버스 앞문으로 빠져나와 10여 m를 달아나다 추격에 나선 버스기사 임모 씨(49)가 붙잡아 출동한 경찰에 인계했다. 버스 화재는 사건 현장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여수소방서에서 출동한 소방관들이 4분 만에 진화했다.

시내버스는 CNG 천연압축가스 차량으로 자칫 신속하게 진화되지 않았다면 대형 인명 피해가 날 우려가 있었다. 경찰과 소방서 측은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1호선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승객 192명이 숨진 사건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에도 50대 남성이 지하철 객차에서 페트병 2개에 든 휘발유를 숨겨서 탄 뒤 바닥에 뿌리고 불을 붙여 대형 참사로 번졌다.

전남 여수경찰서 조사 결과 문 씨는 범행 직전 인근 가게에서 시너 2통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시민들의 침착한 대처와 시너 통에 든 양의 3분의 1만 차량 바닥에 뿌려진 상황에서 불이 붙어 더 빠르게 번지지 않아 승객들의 탈출 시간을 번 것으로 1차 분석했다.

문 씨는 경찰에서 “내 땅이 3000∼4000평이나 되는데 국가에서 수용하고서는 보상을 안 해줬다. 억울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체포 당시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으나 혼잣말로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2014년에도 여수의 한 주택에 불을 지르려다 붙잡혀 방화 미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문 씨에 대해 버스에 불을 질러 승객들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현존자동차방화치상)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수 출신으로 경기지역에 사는 문 씨가 계획적 방화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하고 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