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대통령 소환…중앙지검 포토라인 설치
등록 2017.03.15.역대 대통령 4번째로 검찰 수사… 자연인 신분… 특별 배려 안해
최순실 조사받았던 서울중앙지검 7층 영상녹화실 이용할 가능성
대면조사 한번으로 끝낼 듯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10일 이후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있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에는 방송카메라 거치대와 사진기자용 소형 사다리가 줄줄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유력 인사들이 검찰에 출두할 때 카메라 플래시 세례와 질문을 받으며 걷는 길, ‘포토라인’이 생긴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17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할 경우 이 포토라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뒤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공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국민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는 4번째 전직 대통령이며,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첫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는 3번째 대통령
검찰 관계자는 14일 “과거 전직 대통령의 사례를 참조해 박 전 대통령 소환 방식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소환에 응했던 노태우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모두 포토라인에 섰던 전례를 감안하면 박 전 대통령 역시 TV 생중계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에서 청와대 경호처가 제공한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대검찰청으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려 포토라인에 선 노 전 대통령은 바싹 마른 얼굴에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는 ‘(사저에서 출발할 때) 왜 국민들에게 면목 없다고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면목 없는 일이지요”라고 짧게 답한 뒤 대검 중앙수사부 조사실로 올라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에 출석하며 포토라인 주변을 둘러싼 취재진을 향해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사과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조사 당일과 전날 이틀 동안 탐색견을 동원해 대검찰청사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다. 만에 하나 전직 대통령 경호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검찰이 출석을 요구한 1995년 12월 2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 앞 골목에서 검찰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이튿날 새벽 강제 연행돼 안양교도소로 압송됐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하자 그날 밤 법원에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즉각 집행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를 거부해온 박 전 대통령은 파면과 동시에 형사 불소추 특권이 사라져 더 이상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할 근거가 없다. 자연인 신분이 됐기 때문에 검찰청사 이외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을 수 없고 다른 전직 대통령들처럼 검찰청사로 출두하게 됐다.
○ 영상녹화실에서 부장검사가 조사
박 전 대통령은 특수본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7층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씨가 지난해 10, 11월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대검 중수부 특별조사실은 51m²(약 15평) 면적에 화장실과 샤워시설, 소파 등이 있지만 서울중앙지검 영상녹화조사실에는 이런 편의시설이 없다. 따라서 검찰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조사 도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청사 복도에서 검찰 관계자나 민원인들과 마주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유영하 변호사(55) 등 변호인이 동석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사건 주임검사인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47)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장은 지난해 10월 국정 농단 사건 수사가 시작될 때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경위 등 박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와 관련된 사안들을 수사해왔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13가지에 이르는 만큼 한 부장 외에 개별 혐의를 수사한 담당검사가 조사실에 동석할 가능성이 있다. 특수본 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조사실 밖에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사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감안해 박 전 대통령 조사를 가급적 한 차례로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2차례에 걸쳐 2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차례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최소 10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광영 neo@donga.com·허동준 기자
[박근혜 前대통령 소환 임박]직권남용-뇌물수수 등 13개 혐의
역대 대통령 4번째로 검찰 수사… 자연인 신분… 특별 배려 안해
최순실 조사받았던 서울중앙지검 7층 영상녹화실 이용할 가능성
대면조사 한번으로 끝낼 듯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10일 이후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있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에는 방송카메라 거치대와 사진기자용 소형 사다리가 줄줄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유력 인사들이 검찰에 출두할 때 카메라 플래시 세례와 질문을 받으며 걷는 길, ‘포토라인’이 생긴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17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할 경우 이 포토라인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뒤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공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국민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는 4번째 전직 대통령이며,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첫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는 3번째 대통령
검찰 관계자는 14일 “과거 전직 대통령의 사례를 참조해 박 전 대통령 소환 방식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소환에 응했던 노태우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모두 포토라인에 섰던 전례를 감안하면 박 전 대통령 역시 TV 생중계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에서 청와대 경호처가 제공한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대검찰청으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려 포토라인에 선 노 전 대통령은 바싹 마른 얼굴에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는 ‘(사저에서 출발할 때) 왜 국민들에게 면목 없다고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면목 없는 일이지요”라고 짧게 답한 뒤 대검 중앙수사부 조사실로 올라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에 출석하며 포토라인 주변을 둘러싼 취재진을 향해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사과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조사 당일과 전날 이틀 동안 탐색견을 동원해 대검찰청사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다. 만에 하나 전직 대통령 경호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검찰이 출석을 요구한 1995년 12월 2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 앞 골목에서 검찰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이튿날 새벽 강제 연행돼 안양교도소로 압송됐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출석을 거부하자 그날 밤 법원에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즉각 집행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를 거부해온 박 전 대통령은 파면과 동시에 형사 불소추 특권이 사라져 더 이상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할 근거가 없다. 자연인 신분이 됐기 때문에 검찰청사 이외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을 수 없고 다른 전직 대통령들처럼 검찰청사로 출두하게 됐다.
○ 영상녹화실에서 부장검사가 조사
박 전 대통령은 특수본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7층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씨가 지난해 10, 11월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대검 중수부 특별조사실은 51m²(약 15평) 면적에 화장실과 샤워시설, 소파 등이 있지만 서울중앙지검 영상녹화조사실에는 이런 편의시설이 없다. 따라서 검찰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조사 도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청사 복도에서 검찰 관계자나 민원인들과 마주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유영하 변호사(55) 등 변호인이 동석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사건 주임검사인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47)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장은 지난해 10월 국정 농단 사건 수사가 시작될 때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경위 등 박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와 관련된 사안들을 수사해왔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13가지에 이르는 만큼 한 부장 외에 개별 혐의를 수사한 담당검사가 조사실에 동석할 가능성이 있다. 특수본 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조사실 밖에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조사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등을 감안해 박 전 대통령 조사를 가급적 한 차례로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2차례에 걸쳐 2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차례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최소 10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광영 neo@donga.com·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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