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김정일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평양서 체포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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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6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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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부터 2001년까지 13년간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요리사로 일하며 김정일 일가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봐 온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가명) 사진=동아일보 DB
1988년부터 2001년까지 13년간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요리사로 일하며 김정일 일가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봐 온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가명) 사진=동아일보 DB
지난해 8월 북한에 들어간 이후 연락이 끊어진 ‘김정일 전속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명) 씨가 평양에서 체포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일본 언론 데일리 신초(デイリー新潮)가 26일 보도했다.

아직은 후지모토 겐지 씨가 진짜 체포된 것인지, 체포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 되지 않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초밥 장인이던 후지모토 겐지 씨는 1982년 김일성(1912~1994) 주석 시절 북한으로 건너가 ‘월급 50만 엔’이라는 특급 대접을 받았다. 현지에서 김정일(1941~2011) 국방위원장의 입맛을 사로잡은 그는 1989년 ‘로열패밀리’의 전속요리사가 됐다. 1998년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식자재를 구매하러 갔을 때 일본으로 전화를 건 사실이 들통 나서 1년 6개월의 연금 형에 처한 그는 언젠가 강제수용소로 보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탈북을 결심했고, 2001년 4월 식자재를 구하러 간다며 일본으로 도망쳤다.

2003년 ‘김정은의 요리사’라는 책을 내며 언론에 등장한 후지모토 씨는 “후계자는 김정은”이라고 단언했다. 그때만 해도 각국 언론은 김정남(1971~2017)이 후계자로 유력하다고 보고 있었고 김정은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후지모토 씨의 예측대로 들어맞았고, 이후 그는 각국 정보 당국자의 주목을 받게 됐다.

2011년 12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르며 권좌를 물려받은 김정은은 다음 해 후지모토 씨를 북한으로 초대했다. 이후에도 교류는 이어졌고 그는 2017년 2월 평양에 ‘다카하시’라는 이름의 일본 요리점을 내기도 했다. 후지모토 씨가 유소년기 김정은과 가까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약 4년 만에 김정은과 재회한 후지모토 씨가 8월 다시 방북한 뒤 소식이 완전히 끊겨 버린 것이다.

데일리 신초는 공안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방북 일본인들이 자주 찾는 후지모토 씨의 식당 ‘다카하시’가 최근 완전히 닫혔고, 일본 지인들도 그와 전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그의 신변안전을 염려하는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안 관계자는 “물론 진위 불명이긴 하지만 이런 뒤숭숭한 정보도 떠돌고 있다”며 “후지모토 씨가 평양에서 김정은과 면담하며 얻은 정보를 미국 CIA에 제공했는데 그것이 지금 와서 들켜서 간첩 혐의로 구속되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설마, 그런 일은 없길 바라지만, 후지모토 씨 소식을 알 수 없게 되어 지인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무사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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