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부자, 권력세습 위해 군부와 거래?

등록 2010.06.30.
김정일 부자, 군부와 거래?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30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남 강경책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급기야 올 들어 천안함 폭침 사건을 일으키면서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관계의 차단을 자초했습니다.

(구가인 앵커) 북한이 왜 이렇게 강경해지는 걸까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서방의 고위급 대북 소식통이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증언을 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정치부 신석호 차장이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박 앵커) 신 차장, 우선 소식통의 증언을 소개해 주시죠.

(신 차장) 서방 소식통은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김정일-김정은 부자와 군부 강경파가 일종의 정치적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씨 부자는 강경파에 의존해 3대 세습을 추진하고 강경파들은 그 대가로 자신들이 원하는 대내외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경파는 대외적 폐쇄 고립 정책을 통해 미국과 남한 등 외부세계로부터의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 핵 프로그램을 개발해 체제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대내적으로도 시장을 억압하는 등 보수적인 정책을 추구합니다. 강경파들은 이에 따른 경제적 대가를 감수할 용의가 있고 중국의 조언도 듣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진단했습니다.

(구 앵커) 그렇다면 천안함 사건도 김정일 부자와 군부 강경파가 합의한 의도적인 공격이란 얘긴가요.

(신 차장) 예, 그렇습니다. 소식통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화폐개혁 정책을 강경파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을 일으킨 뒤 오히려 남한의 사과를 요구한 것도 의도적으로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건강 이상 이후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김 위원장과 아직 나이가 어려 군부를 장악하지 못한 김정은은 이들의 정책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정보당국 수장인 CIA의 리언 페네타 국장도 27일 ABC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천안함 공격은 김정은에 대한 군부 내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승계 과정의 한 부분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앵커) 어쨌든 군부 강경파의 지원 아래 김 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신 차장) 북한은 6월 7일 이례적으로 한 해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을 국방위 부위원장에 선출했습니다. 당시 북한 내부에서는 3대 세습 과정에 일종의 문제가 생겼고 장 부장이 잠정적인 후계자로 부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나와서 "북한은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 때문에 후계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김 위원장의 비호아래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이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현장방문에 수시로 동행하며 정책 관여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 앵커) 그렇다면 김정은이 집권하더라도 강경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겠군요.

(신 차장) 서방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북한 내부에는 이미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선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국방위원회를 강화하고 올해 9월 초에는 1980년 6차 당 대회 이후 30년 만에 당 대표자회를 열어 노동당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려 하는 것 역시 김 위원장의 절대 권력을 군과 당의 측근 엘리트들이 나누어 갖는 절차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방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는 사망 때까지 계속 약해질 것이며 그의 사후 군부 강경파가 상징적으로 김정은을 내세운 뒤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강경파는 이후 미국과의 핵 협상이나 대남협상보다는 핵 개발과 대남 무력시위를 통해 새로 탄생한 정권의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건강 이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한 지도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관측도 많지 않습니까?

(신 차장)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과 김정은 부자가 강경파 엘리트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는 서방 소식통의 설명은 명쾌하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합니다. 특히 수령이 엘리트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북한 수령 절대주의 체제를 잘 이해하지 못한 서구식 관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군부 강경파 득세론은 지난해 8월 이후 북한이 미국과 남한에 대해 평화공세를 펴면서 남한과는 연내 정상회담 개최까지 논의했던 사실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서방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의 경험은 북한 내부에 여전히 강경파와 협상파의 정책 갈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앵커) 예, 어쨌든 북한 권력세습이 한반도 주변에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신 차장 수고했습니다.

김정일 부자, 군부와 거래?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30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남 강경책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급기야 올 들어 천안함 폭침 사건을 일으키면서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관계의 차단을 자초했습니다.

(구가인 앵커) 북한이 왜 이렇게 강경해지는 걸까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서방의 고위급 대북 소식통이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증언을 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남북관계를 담당하는 정치부 신석호 차장이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박 앵커) 신 차장, 우선 소식통의 증언을 소개해 주시죠.

(신 차장) 서방 소식통은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김정일-김정은 부자와 군부 강경파가 일종의 정치적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씨 부자는 강경파에 의존해 3대 세습을 추진하고 강경파들은 그 대가로 자신들이 원하는 대내외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경파는 대외적 폐쇄 고립 정책을 통해 미국과 남한 등 외부세계로부터의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 핵 프로그램을 개발해 체제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대내적으로도 시장을 억압하는 등 보수적인 정책을 추구합니다. 강경파들은 이에 따른 경제적 대가를 감수할 용의가 있고 중국의 조언도 듣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진단했습니다.

(구 앵커) 그렇다면 천안함 사건도 김정일 부자와 군부 강경파가 합의한 의도적인 공격이란 얘긴가요.

(신 차장) 예, 그렇습니다. 소식통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화폐개혁 정책을 강경파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을 일으킨 뒤 오히려 남한의 사과를 요구한 것도 의도적으로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건강 이상 이후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김 위원장과 아직 나이가 어려 군부를 장악하지 못한 김정은은 이들의 정책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정보당국 수장인 CIA의 리언 페네타 국장도 27일 ABC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천안함 공격은 김정은에 대한 군부 내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승계 과정의 한 부분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앵커) 어쨌든 군부 강경파의 지원 아래 김 위원장에서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신 차장) 북한은 6월 7일 이례적으로 한 해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을 국방위 부위원장에 선출했습니다. 당시 북한 내부에서는 3대 세습 과정에 일종의 문제가 생겼고 장 부장이 잠정적인 후계자로 부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나와서 "북한은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 때문에 후계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김 위원장의 비호아래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이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현장방문에 수시로 동행하며 정책 관여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 앵커) 그렇다면 김정은이 집권하더라도 강경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겠군요.

(신 차장) 서방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북한 내부에는 이미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선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국방위원회를 강화하고 올해 9월 초에는 1980년 6차 당 대회 이후 30년 만에 당 대표자회를 열어 노동당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려 하는 것 역시 김 위원장의 절대 권력을 군과 당의 측근 엘리트들이 나누어 갖는 절차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방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는 사망 때까지 계속 약해질 것이며 그의 사후 군부 강경파가 상징적으로 김정은을 내세운 뒤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강경파는 이후 미국과의 핵 협상이나 대남협상보다는 핵 개발과 대남 무력시위를 통해 새로 탄생한 정권의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건강 이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한 지도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관측도 많지 않습니까?

(신 차장)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과 김정은 부자가 강경파 엘리트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는 서방 소식통의 설명은 명쾌하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합니다. 특히 수령이 엘리트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북한 수령 절대주의 체제를 잘 이해하지 못한 서구식 관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군부 강경파 득세론은 지난해 8월 이후 북한이 미국과 남한에 대해 평화공세를 펴면서 남한과는 연내 정상회담 개최까지 논의했던 사실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서방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의 경험은 북한 내부에 여전히 강경파와 협상파의 정책 갈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앵커) 예, 어쨌든 북한 권력세습이 한반도 주변에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신 차장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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