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다시 만났다.

FC서울이 오는 25일 2013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팀 광저우 헝다를 상대로 2015 ACL 조별예선 1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도전자 입장이지만 반드시 설욕해야 하는 상대다.

FC서울은 2년 전 ACL 결승서 광저우를 만나 1, 2차전 모두 무승부를 거뒀다. 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 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수비수 차두리는 눈물을 흘렸다. “정말 열심히 뛰었다. 이렇게 큰대회의 결승 무대가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쉬워 눈물이 났다”고 했다. “월드컵보다 더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광저우와의 재대결은 생각보다 빠르게 성사될 뻔했다. 지난 해 ACL서 8강에 안착한 FC서울과 광저우는 유력한 4강 후보였다. 많은 축구 팬들은 물론 최용수 감독과 선수 모두 광저우와의 재회를 기대했다. 바람대로 FC서울은 포항을 꺾고 먼저 4강에 진출하며 광저우를 기다렸다. 하지만 광저우가 웨스턴 시드니(호주)에 덜미를 잡히며 FC서울의 복수전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이번시즌 광저우는 2014 중국 슈퍼리그 우승 팀 자격으로 ACL 진출권을 따냈고 FC서울은 지난해 극적으로 K리그 3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12월 열린 ACL 조추첨 결과 FC서울과 하노이의 플레이오프 승자가 광저우, 가시마 앤틀러스,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와 함께 죽음의 H조에 속하게 된 것.

결국 FC서울은 플레이오프서 하노이 T&T(베트남)에 대승을 거두고 본선 무대에 안착했고 광저우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복수를 노리지만 쉬운 상대는 아니다. ‘탈아시아’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광저우는 지난해 마르셀로 리피 감독의 후임으로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 파비오 칸나바로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외국인 선수의 면면도 여전히 화려하다. 공격수 엘케손과 헤네 주니오르가 건재하며 브라질 대표출신 공격수 히카르두 골라트, 2014/15 유로파리그 득점선두 알란 카르발류를 새롭게 영입했다.

FC서울 역시 순조롭게 2015시즌을 준비했다. 괌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완벽하게 끌어 올렸다.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선 실전 감각과 팀워크 강화를 통해 6번의 연습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슬로우 스타터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했다.

굵은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는다. FC서울은 하노이와의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특히 7골을 넣은 FC서울은 공격 축구의 부활을 선포했다. 공격의 중심은 윤일록이었다. 하노이전 선제골을 기록한 윤일록은 3년 연속 ACL 첫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ACL 사나이’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패트리어트’ 정조국은 807일 만에 FC서울 복귀골을 터뜨리며 값진 결과물 얻었다. 올 시즌 영입한 이석현은 후반전만 뛰었음에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다.

FC서울은 2년 전의 아쉬움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선수들 모두 광저우전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한 상태다. 최용수 감독 역시 “광저우가 강력한 상대지만 ‘공은 둥글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제 FC서울은 지난 아쉬움을 적지에서 털어버릴 기회를 잡았다. 차두리의 눈물을 되돌려 줘야한다.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oas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