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서도 의심환자… 美 에볼라 공포 확산
등록 2014.10.14.오바마, 감염통제 절차 재검토 지시
미국 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처음으로 나오면서 미국 사회에서 에볼라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환자는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미국에 들어와 치료를 받다 8일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덩컨 씨를 돌봤던 여성 간호사다. 병원들마저 에볼라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토머스 프리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간호사는 여러 차례 광범위하게 덩컨 씨를 접촉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안전규정 위반이 감염을 일으켰다. 연방 당국이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방역망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간호사는 방역복, 마스크, 장갑, 안면 보호대 등 안전장비를 모두 착용했던 것으로 밝혀져 어떤 경로로 바이러스가 침투했는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미 전역의 모든 병원이 에볼라 대처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보건당국의 주장에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CDC가 미국의 에볼라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는데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간호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비난까지 나온다. 미국간호사연합(NNU)은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방역) 시스템의 오류를 안고 있고 그것을 고쳐야 한다. 특정인을 희생양으로 삼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NNU가 덩컨 씨 사망 직후 간호사 1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 이상이 에볼라 환자 치료와 관련한 실질적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이 간호사가 성능이 검증된 안전장비를 모두 착용했던 점에 비춰 진료 뒤 장비를 벗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DC 규정에 따르면 방역복은 장갑, 고글·안면보호대, 가운, 마스크·인공호흡장치 순으로 벗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종 장비가 의료진의 점액이나 점막, 피부, 옷의 표면 등에 닿지 않아야 한다.
병원 측은 간호사의 빠른 판단으로 추가 감염을 차단했다는 데 일단 안도하고 있다. 간호사는 하루에 두 번 자신의 체온을 체크했으며 10일 체온이 오른 것을 확인하고 즉시 병원 응급실로 갔다. 이후 90분 뒤 허가를 받고 격리 병동에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는 것이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간호사가 증세를 나타낸 뒤 동료 의료진 한 명과 접촉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동료 역시 격리해 관찰하고 있다. 간호사의 집에서 발견된 애견 한 마리도 격리했다. 주와 지역, 연방 당국자들은 병원에 추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병원 측은 직원 18명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댈러스 보건당국은 간호사가 살던 아파트에 출입금지 명령을 내리고 입구와 공공 이용구역, 병원 이송 차량 등을 방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간호사의 확진 판정 직후 실비아 버웰 보건장관에게서 전화 보고를 받고 “CDC는 안전규정 위반 조사를 마무리하고 병원의 감염 통제 절차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보스턴글로브는 이날 에볼라가 창궐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한 뒤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이는 한 환자가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 있는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병원에 격리 수용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간호사 방역복 입고도 감염되자… 美국민들 “병원도 못믿겠다”
오바마, 감염통제 절차 재검토 지시
미국 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처음으로 나오면서 미국 사회에서 에볼라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환자는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미국에 들어와 치료를 받다 8일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덩컨 씨를 돌봤던 여성 간호사다. 병원들마저 에볼라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토머스 프리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간호사는 여러 차례 광범위하게 덩컨 씨를 접촉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안전규정 위반이 감염을 일으켰다. 연방 당국이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방역망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간호사는 방역복, 마스크, 장갑, 안면 보호대 등 안전장비를 모두 착용했던 것으로 밝혀져 어떤 경로로 바이러스가 침투했는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미 전역의 모든 병원이 에볼라 대처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보건당국의 주장에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CDC가 미국의 에볼라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는데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간호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비난까지 나온다. 미국간호사연합(NNU)은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방역) 시스템의 오류를 안고 있고 그것을 고쳐야 한다. 특정인을 희생양으로 삼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NNU가 덩컨 씨 사망 직후 간호사 1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 이상이 에볼라 환자 치료와 관련한 실질적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이 간호사가 성능이 검증된 안전장비를 모두 착용했던 점에 비춰 진료 뒤 장비를 벗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CDC 규정에 따르면 방역복은 장갑, 고글·안면보호대, 가운, 마스크·인공호흡장치 순으로 벗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종 장비가 의료진의 점액이나 점막, 피부, 옷의 표면 등에 닿지 않아야 한다.
병원 측은 간호사의 빠른 판단으로 추가 감염을 차단했다는 데 일단 안도하고 있다. 간호사는 하루에 두 번 자신의 체온을 체크했으며 10일 체온이 오른 것을 확인하고 즉시 병원 응급실로 갔다. 이후 90분 뒤 허가를 받고 격리 병동에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는 것이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간호사가 증세를 나타낸 뒤 동료 의료진 한 명과 접촉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동료 역시 격리해 관찰하고 있다. 간호사의 집에서 발견된 애견 한 마리도 격리했다. 주와 지역, 연방 당국자들은 병원에 추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병원 측은 직원 18명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댈러스 보건당국은 간호사가 살던 아파트에 출입금지 명령을 내리고 입구와 공공 이용구역, 병원 이송 차량 등을 방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간호사의 확진 판정 직후 실비아 버웰 보건장관에게서 전화 보고를 받고 “CDC는 안전규정 위반 조사를 마무리하고 병원의 감염 통제 절차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보스턴글로브는 이날 에볼라가 창궐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한 뒤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이는 한 환자가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 있는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병원에 격리 수용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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