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한국공무원 탄 버스 추락… 구조 1시간이상 늦어 피해 커져
등록 2015.07.02.사고당시 상황 재구성
중국에서 연수 중인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을 태운 버스는 1일 오후 3시 반경(현지 시간) 중국 지린(吉林) 성 지안(集安)과 단둥(丹東) 경계 지점 조선족마을 부근 다리에서 이동하던 중 추락했다. 버스는 강바닥에 거꾸로 뒤집힌 채 찌그러진 상태였다.
○ 1시간 동안 오지 않은 구조대
당시 사고 버스에는 한국 공무원 교육생 24명과 행정자치부 산하 지방행정연수원 소속 인솔자 1명, 한국인 가이드 1명, 중국인(가이드, 운전사) 2명 등 모두 28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로 공무원 등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구조차량이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이 넘도록 오지 않아 부상자 치료와 이송이 늦어졌다. 사고 직후엔 구조장비가 없어 나무막대기, 쇠막대로 부상자를 끄집어냈다. 뒤늦게 중장비가 와 버스를 들어올렸지만 부상자 대부분이 사고 충격으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 구조대원 대신 현지 군인과 주민들이 먼저 출동해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출동한 중국 군인들이 사망자를 사고 버스 옆에 천으로 덮어 놓은 장면이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다.
사고 버스에 앞서 출발한 버스에 탔던 공무원들은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돌아왔다. 울산시 소속 공무원 김모 씨는 “사고가 났다고 해서 구조하기 위해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며 “내려가서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날 만큼 경황이 없었다. 지금도 손이 떨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씨는 “현재 공안의 통제를 받아 부상자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숙소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 멀쩡한 다리 위 추락 왜?
정확한 사고 원인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맞은편에서 오던 버스를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사고 차량 바로 뒤 버스에 타고 있던 김현 광주시 사무관(53)은 “바로 앞에 가던 5호차 버스가 직진하다 커브를 돌고 다리에 진입하고 나서 강바닥으로 추락했다. 버스가 뒤집혀 추락했는데 버스 밑 부분의 하중이 승객들에게 전해지면서 사고를 키운 듯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고가 난 다리는 버스 두 대가 나란히 지나가는 게 가능할 정도의 폭이라 정비 불량이나 운전 미숙 등 다른 이유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내 관광버스의 고질적인 과속이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목격자들은 다리 위 도로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양 총영사관 측에 따르면 사고가 난 왕복 2차로 도로는 2급 지방도로로 겨울에는 차량 통행이 제한될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굽은 도로가 끝나자마자 교량이 건설돼 있어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 A 사무관이 탄 버스도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돌아갔다. A 사무관은 “다리 아래를 보니 구조장비가 아닌 중장비(불도저)가 찌그러진 차량을 옮기고 있어 일부 직원들도 내려가 구조작업을 도우려 했다. 하지만 중국 공안이 통제해 곧 현장에서 빠져 부상자와 대화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 부상자 치료도 차질 우려
사고 버스를 뒤따르던 버스에 탔던 경남도 B 사무관은 “버스 출발 간격이 길어 사고 지점에 도착했을 땐 구조대까지 투입된 상황이었다”며 “현재 중국 공안의 통제를 받고 숙소로 돌아와 부상자, 사망자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부상자들은 사망자와 함께 지안시의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지점은 백두산 관광 후 지안 시∼퉁화∼단둥으로 내려가는 300km에 이르는 코스로 버스로 4시간 반 이동하는 일정이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 ·김호경 / 광주=이형주 기자
[中서 한국공무원 탄 버스 추락]
사고당시 상황 재구성
중국에서 연수 중인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을 태운 버스는 1일 오후 3시 반경(현지 시간) 중국 지린(吉林) 성 지안(集安)과 단둥(丹東) 경계 지점 조선족마을 부근 다리에서 이동하던 중 추락했다. 버스는 강바닥에 거꾸로 뒤집힌 채 찌그러진 상태였다.
○ 1시간 동안 오지 않은 구조대
당시 사고 버스에는 한국 공무원 교육생 24명과 행정자치부 산하 지방행정연수원 소속 인솔자 1명, 한국인 가이드 1명, 중국인(가이드, 운전사) 2명 등 모두 28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로 공무원 등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구조차량이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이 넘도록 오지 않아 부상자 치료와 이송이 늦어졌다. 사고 직후엔 구조장비가 없어 나무막대기, 쇠막대로 부상자를 끄집어냈다. 뒤늦게 중장비가 와 버스를 들어올렸지만 부상자 대부분이 사고 충격으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 구조대원 대신 현지 군인과 주민들이 먼저 출동해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출동한 중국 군인들이 사망자를 사고 버스 옆에 천으로 덮어 놓은 장면이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다.
사고 버스에 앞서 출발한 버스에 탔던 공무원들은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돌아왔다. 울산시 소속 공무원 김모 씨는 “사고가 났다고 해서 구조하기 위해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며 “내려가서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날 만큼 경황이 없었다. 지금도 손이 떨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씨는 “현재 공안의 통제를 받아 부상자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숙소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 멀쩡한 다리 위 추락 왜?
정확한 사고 원인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맞은편에서 오던 버스를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사고 차량 바로 뒤 버스에 타고 있던 김현 광주시 사무관(53)은 “바로 앞에 가던 5호차 버스가 직진하다 커브를 돌고 다리에 진입하고 나서 강바닥으로 추락했다. 버스가 뒤집혀 추락했는데 버스 밑 부분의 하중이 승객들에게 전해지면서 사고를 키운 듯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고가 난 다리는 버스 두 대가 나란히 지나가는 게 가능할 정도의 폭이라 정비 불량이나 운전 미숙 등 다른 이유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내 관광버스의 고질적인 과속이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목격자들은 다리 위 도로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양 총영사관 측에 따르면 사고가 난 왕복 2차로 도로는 2급 지방도로로 겨울에는 차량 통행이 제한될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굽은 도로가 끝나자마자 교량이 건설돼 있어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 A 사무관이 탄 버스도 사고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돌아갔다. A 사무관은 “다리 아래를 보니 구조장비가 아닌 중장비(불도저)가 찌그러진 차량을 옮기고 있어 일부 직원들도 내려가 구조작업을 도우려 했다. 하지만 중국 공안이 통제해 곧 현장에서 빠져 부상자와 대화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 부상자 치료도 차질 우려
사고 버스를 뒤따르던 버스에 탔던 경남도 B 사무관은 “버스 출발 간격이 길어 사고 지점에 도착했을 땐 구조대까지 투입된 상황이었다”며 “현재 중국 공안의 통제를 받고 숙소로 돌아와 부상자, 사망자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부상자들은 사망자와 함께 지안시의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지점은 백두산 관광 후 지안 시∼퉁화∼단둥으로 내려가는 300km에 이르는 코스로 버스로 4시간 반 이동하는 일정이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 ·김호경 / 광주=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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