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中 전승절 열병식… ‘대규모 무기쇼’

등록 2015.09.04.
3일 전승절 기념식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시종일관 ‘평화’를 강조했다. 인민해방군 병력 30만 명을 감축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의 평화로운 생활이라는 신성한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일본과 영유권을 다투는 와중에 대규모 ‘군사굴기’ 쇼를 한다는 일부의 우려를 의식적으로 담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세계를 ‘다모클레스의 칼’에 비유하면서 “이 칼이 인류의 머리 위에 걸려 있다”고 말한 것도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며 새롭게 보유한 중국 첨단 군사력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시 주석은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은 정의와 사악, 광명과 암흑, 진보와 반동의 대(大)결전이었다. 중국은 일본군국주의 침략자를 철저히 패배시켰다”고 강조해 반일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날 열병식은 ‘평화’를 내건 시 주석의 메시지와는 다르게 전략핵미사일 등 첨단 무기가 총동원되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11개 국가에서 온 군대, 1만2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27개 장비부대는 미사일, 탱크, 전차, 대포 등 40여 종, 500여 개 무기·장비를 선보였다.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다탄두(MIRV)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31B’는 나오지 않았지만 60여 년 전 6·25전쟁 때만 해도 적에게서 빼앗은 무기들로 전쟁을 치렀던 중국이 최첨단 무기를 생산하는 군사 강국이 되었음을 당당하게 선포하는 자리였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무기들은 84%가 중국산이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둥펑(東風·DF)-31A 등 7종의 미사일 100여 기였다. 31A는 미국 서부에 도달할 수 있으며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 고체 연료를 쓰기 때문에 사전 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날 처음 공개된 둥펑-21D(사거리 900∼1500km), 둥펑-26(사거리 3000∼4000km)은 대함탄도미사일(ASBM)로 ‘항공모함 킬러’로 불린다. ASBM이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위성, 지상레이더, 무인기 등 정찰 자산을 동원해 항공모함을 포착하기 위한 정보를 융합해야 하는데 둥펑-21D와 둥펑-26을 공개했다는 것은 중국이 종합적인 ASBM 운용 능력을 갖췄다는 신호로 보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둥펑-26은 미군 전략기지가 있는 태평양의 괌을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거리 1000km의 중거리 미사일 둥펑-16도 등장했다.

또 항모 탑재 전투기 젠(J)-15와 중국이 개발 중인 조기경보통제기, 공중급유기, 초음속 대함미사일 등도 공개돼 비상한 관심을 받았으며 일본과 미국의 이지스 시스템을 뚫을 초음속 미사일도 공개됐다. YJ-12는 러시아제 Kh-31 크립톤과 유사한 초음속 대함미사일이다. 마하 2.5의 속도로 250km를 날아갈 수 있다. 중국의 H-6 폭격기와 J-11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가 30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YJ-62는 중국 해군의 052C급 구축함에서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거리 1만1200km 둥펑-31B와 함께 사거리 1만4000∼1만5000km인 둥펑-41, 스텔스 전투기 J-20/31을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을 자극하는 것으로 비치는 일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영국 BBC방송은 3일 “중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호화로운 퍼레이드로 자국의 군사력을 공개했다”며 “중국이 최근 이뤄 낸 국제사회에서의 성취를 과시하는 것이자 특히 군사력을 거창하게 보여 주려고 기획한 행사”라고 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성공적인 열병식 개최로 국민 단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외교학원 쑤하오(蘇浩) 교수는 “이번 열병식은 시진핑 정부가 전 국민을 단결시키는 계기가 됐다. 시 주석의 강력한 리더십을 안팎으로 확인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 ‘다모클레스의 칼’ ::

기원전 4세기 고대 이탈리아 왕 디오니시우스 1세가 왕의 권력을 부러워하는 신하 다모클레스를 초대해 천장에서 한 가닥의 실에 묶인 칼이 겨냥하고 있는 자리에 앉힌 데서 유래한다. ‘매우 절박한 위험’을 상징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3일 전승절 기념식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시종일관 ‘평화’를 강조했다. 인민해방군 병력 30만 명을 감축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의 평화로운 생활이라는 신성한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일본과 영유권을 다투는 와중에 대규모 ‘군사굴기’ 쇼를 한다는 일부의 우려를 의식적으로 담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세계를 ‘다모클레스의 칼’에 비유하면서 “이 칼이 인류의 머리 위에 걸려 있다”고 말한 것도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며 새롭게 보유한 중국 첨단 군사력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시 주석은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은 정의와 사악, 광명과 암흑, 진보와 반동의 대(大)결전이었다. 중국은 일본군국주의 침략자를 철저히 패배시켰다”고 강조해 반일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날 열병식은 ‘평화’를 내건 시 주석의 메시지와는 다르게 전략핵미사일 등 첨단 무기가 총동원되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11개 국가에서 온 군대, 1만2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27개 장비부대는 미사일, 탱크, 전차, 대포 등 40여 종, 500여 개 무기·장비를 선보였다.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다탄두(MIRV)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31B’는 나오지 않았지만 60여 년 전 6·25전쟁 때만 해도 적에게서 빼앗은 무기들로 전쟁을 치렀던 중국이 최첨단 무기를 생산하는 군사 강국이 되었음을 당당하게 선포하는 자리였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무기들은 84%가 중국산이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둥펑(東風·DF)-31A 등 7종의 미사일 100여 기였다. 31A는 미국 서부에 도달할 수 있으며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 고체 연료를 쓰기 때문에 사전 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날 처음 공개된 둥펑-21D(사거리 900∼1500km), 둥펑-26(사거리 3000∼4000km)은 대함탄도미사일(ASBM)로 ‘항공모함 킬러’로 불린다. ASBM이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위성, 지상레이더, 무인기 등 정찰 자산을 동원해 항공모함을 포착하기 위한 정보를 융합해야 하는데 둥펑-21D와 둥펑-26을 공개했다는 것은 중국이 종합적인 ASBM 운용 능력을 갖췄다는 신호로 보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둥펑-26은 미군 전략기지가 있는 태평양의 괌을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거리 1000km의 중거리 미사일 둥펑-16도 등장했다.

또 항모 탑재 전투기 젠(J)-15와 중국이 개발 중인 조기경보통제기, 공중급유기, 초음속 대함미사일 등도 공개돼 비상한 관심을 받았으며 일본과 미국의 이지스 시스템을 뚫을 초음속 미사일도 공개됐다. YJ-12는 러시아제 Kh-31 크립톤과 유사한 초음속 대함미사일이다. 마하 2.5의 속도로 250km를 날아갈 수 있다. 중국의 H-6 폭격기와 J-11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가 30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YJ-62는 중국 해군의 052C급 구축함에서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거리 1만1200km 둥펑-31B와 함께 사거리 1만4000∼1만5000km인 둥펑-41, 스텔스 전투기 J-20/31을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을 자극하는 것으로 비치는 일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영국 BBC방송은 3일 “중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호화로운 퍼레이드로 자국의 군사력을 공개했다”며 “중국이 최근 이뤄 낸 국제사회에서의 성취를 과시하는 것이자 특히 군사력을 거창하게 보여 주려고 기획한 행사”라고 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성공적인 열병식 개최로 국민 단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외교학원 쑤하오(蘇浩) 교수는 “이번 열병식은 시진핑 정부가 전 국민을 단결시키는 계기가 됐다. 시 주석의 강력한 리더십을 안팎으로 확인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 ‘다모클레스의 칼’ ::

기원전 4세기 고대 이탈리아 왕 디오니시우스 1세가 왕의 권력을 부러워하는 신하 다모클레스를 초대해 천장에서 한 가닥의 실에 묶인 칼이 겨냥하고 있는 자리에 앉힌 데서 유래한다. ‘매우 절박한 위험’을 상징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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