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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북미 지역 사상 최악 한파…120년 만에 추의

입력 2017-01-10 10:19:01

북극 지역의 소용돌이 기류인 '폴라 보텍스'와 동태평양 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 저하 현상인 '라니냐'가 연초부터 지구촌을 괴롭히고 있다. 북극 온난화로 불안정해진 폴라 보텍스가 남하하면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사상 최악의 한파를, 라니냐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홍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9일 BBC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은 120년 만에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냈다. 러시아정교회의 크리스마스인 7일 수도 모스크바 기온이 영하 32도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8일에도 모스크바는 영하 27도를 기록했고, 모스크바 동북 지역에 있는 코스트로마는 영하 41도까지 떨어졌다.

독일과 스위스도 살인적인 추위로 고통받고 있다. 독일 동북부 지역인 작센 주의 날씨가 영하 31.4도까지 떨어졌고, 스위스 라브레방 지역은 영하 29.9도를 기록해 1987년 1월 이후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20년 만의 최악의 한파를 맞이한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한파와의 싸움'에 나섰다. 로마의 기온이 영하 3도로 떨어지면서 노숙자들이 큰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교황은 6일 노숙자들에게 침낭을 나눠 주고, 이들이 실내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평소 눈을 거의 못 보는 바리, 시칠리아 등에서도 눈이 오고 공항이 폐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이상 한파가 지속될 경우 '추운 날씨'에 익숙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의식주를 제공받지 못하는 중동 난민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미 그리스 등에서 일부 중동 난민이 사망했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동북부 메인 주부터 동남부 미시시피 주까지 폭설과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 일부 지역에서는 눈이 45㎝나 내렸고, 뉴욕 JFK공항과 뉴저지 주 뉴어크공항은 겨울 폭풍으로 50여 개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한파에 시달리는 유럽과 달리 태국에서는 홍수가 문제다. 절기상 건기인 남부 지역에 1주간 라니냐로 인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18명이 사망했다. 나콘시탐마랏 시에서는 동물원이 물에 잠기면서 악어 10여 마리가 탈출해 주민들이 '악어의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당분간 폭우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주민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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