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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대형화재… 뼈대만 남은 어시장

입력 2017-03-20 10:16:23

18일 불이 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은 폭탄을 맞은 듯 처참했다. 이날 오전 1시 36분 시작된 불은 천장이 비닐천막으로 된 가건물 형태의 좌판 220여 개와 인접한 건물의 횟집과 점포 20여 곳을 태우고 약 2시간 반 만에 꺼졌다.

19일 화재현장은 어시장의 천장을 떠받치던 쇠파이프와 철근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곳곳의 수조에는 죽은 수산물이 넘쳤고 바닥에는 타다 남은 좌판이 잿더미와 함께 뒹굴었다. 어시장은 4개 구역(가∼라)으로 나뉘는데 전체 좌판(332개) 중 3분의 2 정도가 몰려 있는 가, 나 구역의 피해가 컸다.

잿더미가 된 점포 앞에서 상인들은 망연자실했다. 다음 달부터 꽃게 철이 시작됨에 따라 대목을 꿈꾸던 꽃게 좌판 상인들은 연방 발을 굴렀다.

이번에 전소된 어시장 좌판은 모두 무허가 시설이다. 국유지인 어시장 일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좌판들은 관할 남동구에 정식 등록되지 않았다. 건축법상 비닐천막 형태의 가건물인 탓에 소방시설인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없어 피해가 더 컸다. 어시장 주변 일부 건물에 소화전 8대가 있었지만 문이 닫혀 있는 시간이었다. 좌판 구역에도 소화기 80여 대와 비상소화전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가판대와 상점이 밀집한 어시장 진입로도 화재를 키웠다. 어시장에는 폭 2.6m의 진입로가 있지만 길 양쪽으로 가판대가 늘어서 있어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곧바로 진입하지 못했다. 소방관들이 소방호스를 들고 진입로를 따라 움직여서 진화 작업을 해야 했다.

경찰은 어시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60여 대를 분석한 결과 가 구역 좌판 한 곳에서 처음 연기가 피어오른 것을 확인했다. 이 좌판에서 발화된 불이 비닐천막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어시장에서는 전기시설에 문제가 생겨 2010년 1월 젓갈 골목에서 불이 나 좌판 25곳을 태웠다. 3년 뒤인 2013년 2월에도 점포 36곳이 같은 이유로 불에 탔다. 이번 화재도 피해 규모만 다를 뿐 앞서 발생한 사고와 발화 원인 등이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7년 동안 비슷한 화재가 3건이나 발생한 것은 어시장이 무허가 가건물인 탓에 근본적인 화재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밀한 안전진단을 실시해 소방시설을 충분히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동구 관계자는 “어시장이 무허가 건물이라서 상인들이 화재보험에 가입도 하지 못했다”며 “무등록 좌판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현대화사업을 통해 소방안전 대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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