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사회협약이란 이런겁니다”…홍권희 논설위원

등록 2006.06.21.
20일 한명숙 국무총리와 각계대표가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을 체결했습니다. 1월부터 각계대표 32명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한 결과라고 합니다.

사회협약이란 보통 노동자 단체, 재계, 정부 대표가 대타협을 이뤄 임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일자리를 보장하거나 물가를 올리지 않게 하는 등 서로 도움이 되는 합의를 하는 모양새를 말합니다.

1980년대 이후 정부가 사회현안을 돌파하기 위해 노조와 재계에 서로 양보하도록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런 사회협약을 들고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엔 국민 대표인 국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회협약을 할까요.

좌파정권이 노조를 설득해 일정기간 임금투쟁을 양보하도록 하면서 성장정책을 펴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국회에서의 합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을 정권이 책임지고 돌파구를 찾는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노사간 끝장 투쟁은 서로에게 피해만 입힌다는 인식도 있고, 성장이 분배를 개선하며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분배정책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시도하는 것입니다.

브라질,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에 든 나라를 꼽은 것이 아니라, 몇 차례 실패를 거친 끝에 사회협약을 통해 난국을 타개한 경험이 있는 나라들입니다.

협약을 맺은 걸로 끝낸 게 아니라 열심히 실천해 성과를 거둔 경험이 소중한 것입니다.

브라질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취임 첫날 경제사회발전위원회라는 기구를 공식 출범시키고 ‘새로운 사회계약’ 보고서를 만들도록 요청했습니다. 대통령은 여기서 나온 보고서를 의회에서 최종결정 받아 국정에 반영했습니다.

아일랜드는 3년마다 우리식으로 하면 노사정이 모여서 온갖 문제점들을 거론해가며 전략보고서를 만들어 실천하고 실적을 점검했습니다. 이런 게 사회협약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2004년 초 한 달간 노사정이 10여 차례 회의 끝에 만든 ‘일자리 사회협약’이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협약실천에 무능했거나 무관심한 채 ‘양극화 타령’으로 곡조를 바꿨습니다. ‘일자리가 복지의 기본바탕이자 핵심요건’이라는 등 좋은 말은 다 들어있는 협약을 내팽개치고 딴소리행진곡을 틀어댄 것입니다.

작년에 민노총은 효과 없는 노사정을 탈퇴하고 이슈가 있을 때마다 총파업을 외쳤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무슨 생각인지 노사정에 복귀한다고 합니다. 이런 노사정이 맺은 것을 사회협약이라고 부르기엔 뭔가 어설프지 않습니까.

새로 나온 저출산 사회협약도 같은 운명에 빠지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이건 사회협약이라기보다는 정부 정책방향 일부를 풀어써놓은, 희망사항으로 보입니다. 협약을 맺은 그 누구도 스스로 희생을 감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이름뿐인 사회협약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20일 한명숙 국무총리와 각계대표가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을 체결했습니다. 1월부터 각계대표 32명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한 결과라고 합니다.

사회협약이란 보통 노동자 단체, 재계, 정부 대표가 대타협을 이뤄 임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일자리를 보장하거나 물가를 올리지 않게 하는 등 서로 도움이 되는 합의를 하는 모양새를 말합니다.

1980년대 이후 정부가 사회현안을 돌파하기 위해 노조와 재계에 서로 양보하도록 권유하는 방식으로 이런 사회협약을 들고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엔 국민 대표인 국회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회협약을 할까요.

좌파정권이 노조를 설득해 일정기간 임금투쟁을 양보하도록 하면서 성장정책을 펴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국회에서의 합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을 정권이 책임지고 돌파구를 찾는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노사간 끝장 투쟁은 서로에게 피해만 입힌다는 인식도 있고, 성장이 분배를 개선하며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분배정책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시도하는 것입니다.

브라질,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에 든 나라를 꼽은 것이 아니라, 몇 차례 실패를 거친 끝에 사회협약을 통해 난국을 타개한 경험이 있는 나라들입니다.

협약을 맺은 걸로 끝낸 게 아니라 열심히 실천해 성과를 거둔 경험이 소중한 것입니다.

브라질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취임 첫날 경제사회발전위원회라는 기구를 공식 출범시키고 ‘새로운 사회계약’ 보고서를 만들도록 요청했습니다. 대통령은 여기서 나온 보고서를 의회에서 최종결정 받아 국정에 반영했습니다.

아일랜드는 3년마다 우리식으로 하면 노사정이 모여서 온갖 문제점들을 거론해가며 전략보고서를 만들어 실천하고 실적을 점검했습니다. 이런 게 사회협약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2004년 초 한 달간 노사정이 10여 차례 회의 끝에 만든 ‘일자리 사회협약’이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협약실천에 무능했거나 무관심한 채 ‘양극화 타령’으로 곡조를 바꿨습니다. ‘일자리가 복지의 기본바탕이자 핵심요건’이라는 등 좋은 말은 다 들어있는 협약을 내팽개치고 딴소리행진곡을 틀어댄 것입니다.

작년에 민노총은 효과 없는 노사정을 탈퇴하고 이슈가 있을 때마다 총파업을 외쳤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무슨 생각인지 노사정에 복귀한다고 합니다. 이런 노사정이 맺은 것을 사회협약이라고 부르기엔 뭔가 어설프지 않습니까.

새로 나온 저출산 사회협약도 같은 운명에 빠지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이건 사회협약이라기보다는 정부 정책방향 일부를 풀어써놓은, 희망사항으로 보입니다. 협약을 맺은 그 누구도 스스로 희생을 감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이름뿐인 사회협약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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