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단일민족 아니다

등록 2007.03.30.
지난해 혼인한 농어촌 총각 100명 중 41명꼴로 외국인 신부를 맞았다는 통계청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농어촌 지역에 외국인이 많이 시집온다’는 막연한 풍문이 41%라는 깜짝 놀랄 수치로 입증되었습니다.

이는 2005년도의 35.9%보다 5.1%포인트 더 올라간 숫자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쯤에는 외국인 신부 비율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인 신부의 국적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1만4600건(48.4%)으로 1위를 기록했고, 베트남이 1만100건(33.5%)으로 수직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10대 여성과의 혼인이 늘어나면서 10대 후반 여성의 혼인이 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7800건을 기록했습니다.

외국인 신부 유입이 우리의 혼인지형도를 바꿔 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매매혼 논란이나 외국인 신부의 인권문제를 거론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농어촌 총각의 결혼문제가 국내에서 해결되지 않는 한 나라 밖에서 신부감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문제는 ‘단일민족’ 교육을 뼛속까지 받아온 우리가 이런 다민족사회에서 살아갈 자세가 돼있느냐는 것입니다.

불안한 조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이들 부부의 2세, 특별히 동남아 출신 신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일명 코시안(Kosian)들이 걱정입니다.

이들은 향후 10년 내에 농어촌 학생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엄마와는 달리 태어날 때부터 한국 국적을 가진 이들은 엄연히 우리의 아들딸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생김새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 안팎에서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차별과 멸시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장성한 다음은 더 큰 문제입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촌에서 이들이 충분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이들 혼혈인이 대거 도시로 이동할 경우 실업자 신세가 되거나 3D업종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는 지역갈등 이념갈등에 이어 인종갈등이라는 새로운 갈등요인에 직면할 것입니다.

며칠 전 프랑스 파리 북역에서 이민2세 청년들이 난동을 부리며 경찰과 충돌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5년 10월 파리 외곽도시에서 발생해 200개 도시로 번졌던 인종소요사태가 재발하는 것은 아닌지 프랑스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회박탈, 소외감, 실업에 시달리면서 프랑스 주류사회에 대한 거센 반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농어촌 지역의 혼혈인을 포용하지 않을 경우 불과 몇 년 후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기서 포용이란 정책적 제도적 지원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성찰과 함께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지난해 혼인한 농어촌 총각 100명 중 41명꼴로 외국인 신부를 맞았다는 통계청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농어촌 지역에 외국인이 많이 시집온다’는 막연한 풍문이 41%라는 깜짝 놀랄 수치로 입증되었습니다.

이는 2005년도의 35.9%보다 5.1%포인트 더 올라간 숫자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쯤에는 외국인 신부 비율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인 신부의 국적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1만4600건(48.4%)으로 1위를 기록했고, 베트남이 1만100건(33.5%)으로 수직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10대 여성과의 혼인이 늘어나면서 10대 후반 여성의 혼인이 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7800건을 기록했습니다.

외국인 신부 유입이 우리의 혼인지형도를 바꿔 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매매혼 논란이나 외국인 신부의 인권문제를 거론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농어촌 총각의 결혼문제가 국내에서 해결되지 않는 한 나라 밖에서 신부감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문제는 ‘단일민족’ 교육을 뼛속까지 받아온 우리가 이런 다민족사회에서 살아갈 자세가 돼있느냐는 것입니다.

불안한 조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이들 부부의 2세, 특별히 동남아 출신 신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일명 코시안(Kosian)들이 걱정입니다.

이들은 향후 10년 내에 농어촌 학생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엄마와는 달리 태어날 때부터 한국 국적을 가진 이들은 엄연히 우리의 아들딸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생김새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 안팎에서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차별과 멸시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장성한 다음은 더 큰 문제입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촌에서 이들이 충분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교육수준이 높지 않은 이들 혼혈인이 대거 도시로 이동할 경우 실업자 신세가 되거나 3D업종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는 지역갈등 이념갈등에 이어 인종갈등이라는 새로운 갈등요인에 직면할 것입니다.

며칠 전 프랑스 파리 북역에서 이민2세 청년들이 난동을 부리며 경찰과 충돌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2005년 10월 파리 외곽도시에서 발생해 200개 도시로 번졌던 인종소요사태가 재발하는 것은 아닌지 프랑스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회박탈, 소외감, 실업에 시달리면서 프랑스 주류사회에 대한 거센 반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농어촌 지역의 혼혈인을 포용하지 않을 경우 불과 몇 년 후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기서 포용이란 정책적 제도적 지원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성찰과 함께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이상 3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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