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상징 김근태…출판기념회 성황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의 저서 ‘일요일에 쓰는 편지-김근태, 따뜻한 세상을 꿈꾸다’의 출판기념회가 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숙연함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본회의 개의시간과 맞물려 열렸음에도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탈당파 의원 80여명을 포함, 9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대선주자 중에서는 정동영(鄭東泳) 전 우리당 의장과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 천정배(千正培) 신기남(辛基南) 의원과 김두관(金斗官) 전 행자부 장관이 참석했다. 지방 일정을 수행중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는 부인 이윤영씨를, 한명숙(韓明淑) 전 총리는 남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를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범여권 대통합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의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면서 아쉬움을 표시했고 대통합 성사와 연말 대선 승리를 통해 ‘김근태 정신’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임채정(林采正) 국회의장은 “축하할 자리지만 가슴 한쪽이 조금은 허전한 게 사실이다”라고 말문을 열었으나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할 만큼 불출마 선언에 대한 진한 안타까움과 경의의 뜻을 표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김 전 의장의 못다한 꿈을 반드시 대선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고, 이해찬 전 총리는 “김 전 의장이 통합논의의 기둥을 만들었는데 숭고한 뜻을 살려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만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전 지사도 축하 동영상을 통해 “영원한 벗, 김근태가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한국 미래를 위해 대통합의 길에 앞장섰다”며 “대통합의 길목에 김근태가 든든하게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당과 통합민주당간 통합방법을 둘러싼 은근한 신경전도 반복됐다.

정세균 의장은 “4일 대선주자 연석회의는 김 전 의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며 후보중심 통합론에 방점을 찍은 뒤 “배제하지 않고 모두 용서하고 협력하는 정신이야 말로 김근태 정신”이라며 ‘배제론’을 겨냥했다.

반면 김한길 대표는 “본질은 한나라당과 맞서 이길 통합을 이뤄내고 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대표주자를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세력통합이냐, 후보중심이냐는 기계적 구분은 있을 수 없고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6인 연석회의에서 제외된 대선주자들의 불만도 가볍게 뭍어났다. 신기남 전 의장은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뒤 “내일 연석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인데 (축사해도) 괜찮은지 모르겠다”는 농담을 던졌고, 김두관 전 장관도 “어디 가서 마이크 잡기 힘든데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전 의장은 이에 “승자독식의 시장지상주의를 신봉하는 한나라당에 정권을 맡길 수는 없다. 그래서 불출마를 선언했다”며 “기득권을 포기해야 국민들이 우리의 말을 경청해줄 것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고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