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4]동아논평 ‘‘슬럼독’과 인도의 꿈’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슬럼독`과 인도의 꿈`, 김순덕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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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작품상 감독상 등 8개 상을 휩쓸었습니다.
인도 뭄바이의 가난한 청년이 TV 퀴즈 쇼에서 우승해서 엄청난 상금을 받게 된다는, 정말 꿈같은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는 인도사람들의 감정은 좀 복잡합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다라비`라는 곳은 1백만 명이 살고 있는 아시아 최대의 빈민촌입니다.
주로 농촌에서 옮겨온 주민들은 영화의 주인공처럼 언젠가 나도 성공하겠다는 `인디안 드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덕분에 세계인들이 인도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인도의 중상류층 사람들은 이 영화가 인도의 가난과 범죄, 경찰의 폭력 같은 반갑지 않은 모습을 그렸다고 불만스러워 합니다.
일부에선 `빈곤 포르노`라면서 아예 외면해 버립니다.
어쩌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요.
우리도 마찬가지이지만 인도사람들의 조국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찬란한 역사와 문화는 물론이고, 12억이나 되는 인구로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아주 자랑스러워합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매년 9%가 넘는 경제성장률로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인포시스, 와이프로 같은 정보테크놀로지 관련 산업이 인도 경제를 맨 앞에서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100개가 넘는 기업이 인도에 연구개발센터를 둘 만큼 뛰어난 인적 자원을 자랑합니다.
세계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요즘, 인도는 엄격한 규제와 정부 감독 덕분에 금융위기를 덜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주도 경제와 달리, 인도 경제는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내수 소비경제가 탄탄합니다.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인구가 3억이 넘습니다.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예전 같은 성장률을 올리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올해 5%가 넘는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잠재력이지요.
지난 몇 년 간 인도는 세계화, 도시화, 산업화를 통해 국민소득을 올리고 극심한 빈부격차도 조금씩 줄일 수 있었습니다.
`슬럼독`도 반드시 퀴즈 쇼에 나가지 않더라도 성공할 수 있는 나라가 인도입니다.
세계가 다같이 겪고 있는 지금의 경제위기가 인도의 꿈을 꺾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