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정권이 北의 주인인가? 환상 버려라”

등록 2009.08.19.
◆딥포커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대담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1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금강산 및 개성관광 재개와 올 추석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다섯 개 항의 교류협력사업에 합의하고 왔습니다. 당국간 합의 결과에 따라서는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분위기입니다.

(여 앵커) 그러나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라는 대남 전략에 따라 6·15와 10·4선언만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등 남측에 대한 태도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1997년 한국에 들어와 12년째 북한 민주화 운동에 몸담고 계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한국 방송 최초로 스튜디오에 모셔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정치부 신석호 차장도 함께 나왔습니다.

(박 앵커) 선생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조만간 새로운 책을 내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황장엽 전 비서) 가제목은 '민주주의와 마르크스주의적 공산주의'라는 제목인데, 1부와 2부로 나눴습니다. 1부는 민주주의론인데, 그것은 지금까지 제가 인간중심 철학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논해온 것을 압축했어요, 압축해서 마르크스주의를 이해하는데 참고로 붙인 것입니다. 2부에서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전면적인 비판을 한 것입니다.

(신석호 차장) 선생께서는 평생 인간중심철학을 발전시켜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북한 주체사상 등 변질된 공산주의 사상을 비판해 오셨습니다. 이번 책은 어떤 목적으로 쓰게 되셨는지요?

(황 전 비서)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의 양심을 끌어당기는 커다란 긍정적인 면이 있는 동시에, 정반대되는 반인간적이고 반민주주의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북한의 수령 절대주의 독재로 말하면, 지난날 공산주의자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세습적인 수령독재라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 보면, 저것이 무슨 공산주의인가, 저것이 마르크스주의하고 무슨 인연이 있는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마르크스주의의 부정적인 면이 북한 수령 세습독재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는가,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역시 마르크스주의는 이를 옳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고요.

다음에 북한의 그런 수령 독재주의 사상이 남한에도 상당히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다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쨌든 남한에서는 청년들 속에서 북한 수령 독재를 지지하고 김정일을 숭배하는 사람들까지 자꾸 불어나가고 있다, 이것은 물론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보지만, 이를 옳게 이해하는 데 있어도,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해서 이번 책을 쓰자고 했습니다.

(김현수 앵커) 선생님께서는 최근 동아일보를 방문해 젊은 기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북한 민주화를 위해서 국내 일부 세력의 폭력 문제를 많이 걱정해주셨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황 전 비서) 폭력이라고 하는 것은 동물세계에서 지배하던 것인데, 이것을 민주주의 사회에서까지 큰 문제로 제기되게 한 것이 잘 이해 안 되는 문제입니다.

저는 여기 와서 광우병을 반대한다고 하면서 가장 선진적인 미국사람들이 마음 놓고 다 먹는 쇠고기를 못 먹겠다고 하면서 촛불시위를 하고, 반정부시위를 하고, 반미시위를 하고, 도저히 이것은 이해가 안 되거든요.

왜 이렇게까지 정신상태가 잘못됐는가? 여기서 죽창을 들고 경찰의 눈을 찌르고, 소위 국회의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까지 전기톱을 들고 파괴행동을 하고, 이런 것은 왜 가만히 두느냐. 여기에 무슨 정의와 부정의를 가르는 원칙이 있는가 그거에요. 이런 것을 이대로 두고서는 그동안 기적적인 발전을 이룩했는데, 전 사실 여기 와보고서 놀랐어요,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기적적인 위대한 성과를 달성한데 대해서 놀랐거든요. 말하자면 북한이 생지옥이라면 여기는 지상 낙원이거든요. 낙원에서 사는 사람들이 정신상태가 이래서는 되겠는가? 이렇게 해서 어떻게 위대한 성과를 길이 누릴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걱정이 돼요.

거기서 떠나올 때는 북한의 독재제도가 5년 이상 걸리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5년이 아니라, 오히려 여기가 자꾸 걱정이 돼요. 제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기가 더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폭력을 없애고, 법적인 질서를 세우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되지 않겠는가, 우리 국민들이 일치단결해서 이 방향으로 나가주면 좋겠다고 하는 게 제 절실한 소망이에요.

(박 앵커) 우리 내부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어떻습니까?

(황 전 비서) 그렇습니다, 제가 올 때, 저도 그 삼권분립주의에 대해선 그저 좀 알고 있었는데, 내가 항상 생각하는 게 그거예요. 삼권을 분리하는 것만 가지고 부족하다, 여기에 우리에 사상적인 통일이 필요하고. 물론 사상의 다양성도 필요하지만 통일성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상의 통일성을 보장하는 데 있어서 그게 보장 돼야 국가의 민주주의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그거 누가 해야 되겠는가. 그건 언론기관이해야 되지 않겠는가.

자꾸 폭력 투쟁하는 것도 여당과 야당의 싸움이다, 이런 식으로 자꾸 보도하는 건 정말 역겹거든. 우리 국민들에게 저거 허용해선 안 된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우리 언론이 애국주의적인 입장에서 민주주의적인 입장에서 올바르게 이해가 가게끔 보도하고, 해주는 것이 이게 우리 언론의 임무가 아니겠는가.

(신 차장) 선생님께서 앞으로 북한 민주화 운동을 위해 다양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하실 거로 듣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단체 NGO와 탈북자들을 조직하셔서 여러 가지 사업을 구상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획들을 가지고 있습니까?

(황 전 비서) 참 부끄러운 얘깁니다. 제가 12년 동안 지금까지 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간에 우리 탈북자들의 수도 늘어났고, 훌륭한 전문 일꾼들이 자라났어요.

그래서 자꾸 항간에서 떠드는 그런 급변사태 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급변사태를 바랄 필요도 없고, 그게 사회 발전의 기본 원칙이 아닌데, 근데 우리가 행동해야할 그런 사태는 꼭 온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런 준비가 없다고. 그래서 그 준비 하자면 이제 탈북자들도 그렇고 여기 애국청년들도 그렇고, 적어도 1000명 정도는 간부 양성을 해둬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준비시켜서 그들이 NGO 사업을, 대북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협력해서 북한 주민들을, 동포들을 각성시키는 사업에 우리가 담당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선 외교적인 노력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말씀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황 전 비서) 그거 뭐 설명하자면 끝이 없는데. 어쨌든 우리 북한 문제가 우리 민족의 내부문제만은 아니거든, 북한의 독재정권에 실질적인 명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물론 북한에 대한 영토적인 야심은 하나도 없습니다. 전 오랫동안 국제관계를 담당해서 그들과 접촉해 오는 과정에 (영토적인 욕심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그냥 필요는 합니다. 그 쪽에서는 자유민주주의가 들어오게 되면 13억 인구의 통일을 보장하는데 지장이 있다는 거예요.

중국과 우리의 이해관계는 대단히 긴밀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런 중국과의 친선관계를 자꾸 발전시키고, 또 우리가 하는 NGO 사업에서 북한의 잘못된 인권 유린 세습독재를 자꾸 여론 환기 시켜서, 중국에 들어가게 되면 중국 사람들 가만히 안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의 생명선이라 볼 수 있는 미국과의 동맹을 계속 강화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중국과의 친선을 강화하고 중국 인민들과의 연결을 강화해서, 중국이 올바른 길로, 중국이 자기네 이해관계에 맞으면서도 세계민주화에 도움이 되는 길을 택하도록 우리가 영향을 주자는 거예요.

(박 앵커) 최근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에 다녀온 이후에, 북한의 태도가 변했고, 남북관계가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전망하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선생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황 전 비서) 나,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 정말, 뭐라고 할까, 개탄하지 않을 수 없어요. 북한을 대표하는 게 김정일 정권입니까?

우리가 북한을 볼 때 북한 동포들은 미해방 지구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봐야 합니다. 그건 아무래도 우리 민족이 통일 돼야 함은 틀림없고. 그런데 그 북한의 주인을 북한의 우리 동포, 2300만 동포로 보지 않고, 자꾸 굶어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든 그런 정권을 자꾸 주인으로 봐서 됩니까?

근데 거기서 무슨 우리가 요구한, 우리가 진짜 바라는 것은 핵무기를 없이 하는 것이고,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고. 그렇다면 중국식 개혁개방을 할 의지가 있는가? 30년 동안 안 해오고. 근데 지금 변화된 게 있습니까? 변화된 게 없습니다. 핵무기를 버릴 것인가?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그런 환상을 가진다고 하는 것, 또 그런 환상을 가지고서 남북관계가 경색됐다, 개선됐다 하는 사람들. 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신 차장) 선생님께서 좀 전에 '북한의 급변사태는 없을 것이지만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는 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고요. 그 다음에 삼남으로의 3대 세습 문제를 놓고 내부가 상당히 불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미래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죠.

(황 전 비서) 나는 그 북한의 내부 사정 어떻고 하는 것 언급하기도 싫어요. 문제는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북한의 운명 문제도 우리가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강조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를 정말 반석같이 다지고 우리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협조도 강화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개선해 나가고…. 이렇게 하면 우리가 걱정할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제일 북한을 변경시키는 그런 가장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요.

(박 앵커) 선생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서거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이라는 대북정책을 펴고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과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평가를 한 말씀 해주시죠.

(황 전 비서)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일도 없고 이야기를 나눈 일도 없습니다. 하여튼 거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애도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의 정책이 어떻다 하는 것은 하느님이 결정할 겁니다. 하느님 앞으로 가신 분인데 하느님과의 대화가 잘될 것을 바랄뿐이에요.

(박 앵커) 네 잘 알겠습니다. 황 선생님 바쁘신 가운데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황 전 비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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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포커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대담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1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금강산 및 개성관광 재개와 올 추석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다섯 개 항의 교류협력사업에 합의하고 왔습니다. 당국간 합의 결과에 따라서는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분위기입니다.

(여 앵커) 그러나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라는 대남 전략에 따라 6·15와 10·4선언만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등 남측에 대한 태도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1997년 한국에 들어와 12년째 북한 민주화 운동에 몸담고 계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한국 방송 최초로 스튜디오에 모셔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정치부 신석호 차장도 함께 나왔습니다.

(박 앵커) 선생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조만간 새로운 책을 내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황장엽 전 비서) 가제목은 '민주주의와 마르크스주의적 공산주의'라는 제목인데, 1부와 2부로 나눴습니다. 1부는 민주주의론인데, 그것은 지금까지 제가 인간중심 철학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논해온 것을 압축했어요, 압축해서 마르크스주의를 이해하는데 참고로 붙인 것입니다. 2부에서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전면적인 비판을 한 것입니다.

(신석호 차장) 선생께서는 평생 인간중심철학을 발전시켜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북한 주체사상 등 변질된 공산주의 사상을 비판해 오셨습니다. 이번 책은 어떤 목적으로 쓰게 되셨는지요?

(황 전 비서)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의 양심을 끌어당기는 커다란 긍정적인 면이 있는 동시에, 정반대되는 반인간적이고 반민주주의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북한의 수령 절대주의 독재로 말하면, 지난날 공산주의자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세습적인 수령독재라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 보면, 저것이 무슨 공산주의인가, 저것이 마르크스주의하고 무슨 인연이 있는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마르크스주의의 부정적인 면이 북한 수령 세습독재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는가,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역시 마르크스주의는 이를 옳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고요.

다음에 북한의 그런 수령 독재주의 사상이 남한에도 상당히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다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쨌든 남한에서는 청년들 속에서 북한 수령 독재를 지지하고 김정일을 숭배하는 사람들까지 자꾸 불어나가고 있다, 이것은 물론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보지만, 이를 옳게 이해하는 데 있어도,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해서 이번 책을 쓰자고 했습니다.

(김현수 앵커) 선생님께서는 최근 동아일보를 방문해 젊은 기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북한 민주화를 위해서 국내 일부 세력의 폭력 문제를 많이 걱정해주셨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황 전 비서) 폭력이라고 하는 것은 동물세계에서 지배하던 것인데, 이것을 민주주의 사회에서까지 큰 문제로 제기되게 한 것이 잘 이해 안 되는 문제입니다.

저는 여기 와서 광우병을 반대한다고 하면서 가장 선진적인 미국사람들이 마음 놓고 다 먹는 쇠고기를 못 먹겠다고 하면서 촛불시위를 하고, 반정부시위를 하고, 반미시위를 하고, 도저히 이것은 이해가 안 되거든요.

왜 이렇게까지 정신상태가 잘못됐는가? 여기서 죽창을 들고 경찰의 눈을 찌르고, 소위 국회의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까지 전기톱을 들고 파괴행동을 하고, 이런 것은 왜 가만히 두느냐. 여기에 무슨 정의와 부정의를 가르는 원칙이 있는가 그거에요. 이런 것을 이대로 두고서는 그동안 기적적인 발전을 이룩했는데, 전 사실 여기 와보고서 놀랐어요,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기적적인 위대한 성과를 달성한데 대해서 놀랐거든요. 말하자면 북한이 생지옥이라면 여기는 지상 낙원이거든요. 낙원에서 사는 사람들이 정신상태가 이래서는 되겠는가? 이렇게 해서 어떻게 위대한 성과를 길이 누릴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걱정이 돼요.

거기서 떠나올 때는 북한의 독재제도가 5년 이상 걸리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5년이 아니라, 오히려 여기가 자꾸 걱정이 돼요. 제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기가 더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폭력을 없애고, 법적인 질서를 세우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되지 않겠는가, 우리 국민들이 일치단결해서 이 방향으로 나가주면 좋겠다고 하는 게 제 절실한 소망이에요.

(박 앵커) 우리 내부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어떻습니까?

(황 전 비서) 그렇습니다, 제가 올 때, 저도 그 삼권분립주의에 대해선 그저 좀 알고 있었는데, 내가 항상 생각하는 게 그거예요. 삼권을 분리하는 것만 가지고 부족하다, 여기에 우리에 사상적인 통일이 필요하고. 물론 사상의 다양성도 필요하지만 통일성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상의 통일성을 보장하는 데 있어서 그게 보장 돼야 국가의 민주주의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그거 누가 해야 되겠는가. 그건 언론기관이해야 되지 않겠는가.

자꾸 폭력 투쟁하는 것도 여당과 야당의 싸움이다, 이런 식으로 자꾸 보도하는 건 정말 역겹거든. 우리 국민들에게 저거 허용해선 안 된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우리 언론이 애국주의적인 입장에서 민주주의적인 입장에서 올바르게 이해가 가게끔 보도하고, 해주는 것이 이게 우리 언론의 임무가 아니겠는가.

(신 차장) 선생님께서 앞으로 북한 민주화 운동을 위해 다양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하실 거로 듣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단체 NGO와 탈북자들을 조직하셔서 여러 가지 사업을 구상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획들을 가지고 있습니까?

(황 전 비서) 참 부끄러운 얘깁니다. 제가 12년 동안 지금까지 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간에 우리 탈북자들의 수도 늘어났고, 훌륭한 전문 일꾼들이 자라났어요.

그래서 자꾸 항간에서 떠드는 그런 급변사태 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급변사태를 바랄 필요도 없고, 그게 사회 발전의 기본 원칙이 아닌데, 근데 우리가 행동해야할 그런 사태는 꼭 온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런 준비가 없다고. 그래서 그 준비 하자면 이제 탈북자들도 그렇고 여기 애국청년들도 그렇고, 적어도 1000명 정도는 간부 양성을 해둬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준비시켜서 그들이 NGO 사업을, 대북 사업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협력해서 북한 주민들을, 동포들을 각성시키는 사업에 우리가 담당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선 외교적인 노력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말씀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황 전 비서) 그거 뭐 설명하자면 끝이 없는데. 어쨌든 우리 북한 문제가 우리 민족의 내부문제만은 아니거든, 북한의 독재정권에 실질적인 명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물론 북한에 대한 영토적인 야심은 하나도 없습니다. 전 오랫동안 국제관계를 담당해서 그들과 접촉해 오는 과정에 (영토적인 욕심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그냥 필요는 합니다. 그 쪽에서는 자유민주주의가 들어오게 되면 13억 인구의 통일을 보장하는데 지장이 있다는 거예요.

중국과 우리의 이해관계는 대단히 긴밀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런 중국과의 친선관계를 자꾸 발전시키고, 또 우리가 하는 NGO 사업에서 북한의 잘못된 인권 유린 세습독재를 자꾸 여론 환기 시켜서, 중국에 들어가게 되면 중국 사람들 가만히 안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의 생명선이라 볼 수 있는 미국과의 동맹을 계속 강화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중국과의 친선을 강화하고 중국 인민들과의 연결을 강화해서, 중국이 올바른 길로, 중국이 자기네 이해관계에 맞으면서도 세계민주화에 도움이 되는 길을 택하도록 우리가 영향을 주자는 거예요.

(박 앵커) 최근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에 다녀온 이후에, 북한의 태도가 변했고, 남북관계가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그렇게 전망하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선생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황 전 비서) 나,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참 정말, 뭐라고 할까, 개탄하지 않을 수 없어요. 북한을 대표하는 게 김정일 정권입니까?

우리가 북한을 볼 때 북한 동포들은 미해방 지구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봐야 합니다. 그건 아무래도 우리 민족이 통일 돼야 함은 틀림없고. 그런데 그 북한의 주인을 북한의 우리 동포, 2300만 동포로 보지 않고, 자꾸 굶어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든 그런 정권을 자꾸 주인으로 봐서 됩니까?

근데 거기서 무슨 우리가 요구한, 우리가 진짜 바라는 것은 핵무기를 없이 하는 것이고,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하고. 그렇다면 중국식 개혁개방을 할 의지가 있는가? 30년 동안 안 해오고. 근데 지금 변화된 게 있습니까? 변화된 게 없습니다. 핵무기를 버릴 것인가?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그런 환상을 가진다고 하는 것, 또 그런 환상을 가지고서 남북관계가 경색됐다, 개선됐다 하는 사람들. 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신 차장) 선생님께서 좀 전에 '북한의 급변사태는 없을 것이지만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는 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고요. 그 다음에 삼남으로의 3대 세습 문제를 놓고 내부가 상당히 불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미래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죠.

(황 전 비서) 나는 그 북한의 내부 사정 어떻고 하는 것 언급하기도 싫어요. 문제는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북한의 운명 문제도 우리가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강조하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를 정말 반석같이 다지고 우리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협조도 강화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개선해 나가고…. 이렇게 하면 우리가 걱정할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제일 북한을 변경시키는 그런 가장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요.

(박 앵커) 선생님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서거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이라는 대북정책을 펴고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과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평가를 한 말씀 해주시죠.

(황 전 비서)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일도 없고 이야기를 나눈 일도 없습니다. 하여튼 거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애도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의 정책이 어떻다 하는 것은 하느님이 결정할 겁니다. 하느님 앞으로 가신 분인데 하느님과의 대화가 잘될 것을 바랄뿐이에요.

(박 앵커) 네 잘 알겠습니다. 황 선생님 바쁘신 가운데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황 전 비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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