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남편 맞는 아내, 이혼 할 수 없는 이유는

등록 2009.10.01.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가정 폭력은 단지 폭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피해자도, 자녀들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어 2차, 3차 피해자를 낳게 됩니다.

(김현수 앵커) 그러나 현장 목격이 어렵고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해 폭력 재발을 막기 힘듭니다. 23년 동안 매를 맞으면서도 이혼조차 할 수 없는 한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우경임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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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음)

"감사합니다. 여성폭력방지중앙점검단 박미혜 경위입니다"

지난 10일 여성부 여성폭력방지 중앙점검단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폭력 남편과 살고 있는 지적 장애를 가진 김 모 할머니를 구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김 할머니 언니 / 신고자

"멍이 든다거나 손톱이 새까맣게 죽어 있다든가 할퀸 자국 아니면 가죽혁대 버클로 때려 가지고 얼굴이 전부 팍팍팍 찍혔어. 찍힌 모습 이런 거. 심장판막증 수술을 했는데 수술 기간 중에도 그냥 화장실 데려가서 폭행한 걸 누가 봤다고 그러고…."

여성 폭력방지 중앙점검단이 만나 본 김 모 할머니는 23년 동안 남편에게 매를 맞아 정신 질환이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또 다시 매를 맞을까 두려워 오히려 남편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 모 할머니 / 피해자

"방도 제대로 쓸어내지 못 하는 나하고 사느냐고…."

김 할머니 형제들은 남편과 김 할머니를 격리시키려기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오락가락 하는 데다 가해자인 남편도 이혼 의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 할머니 언니

"장애연금 돈하고 또 제일 큰 목적은 일 같아요. 퇴원하고 이틀 후엔가 고추밭에 데려가서 일을 시키다가 딸 전화에 걸려가지고…."

김 할머니처럼 지적 장애를 가진 여성들은 가정 폭력으로부터 구조하고 싶지만 법적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이혼이 안 되면 피해자를 가정폭력 쉼터에 보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입소도 어렵습니다. 법적인 후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가해자인 남편이 곧 후견인이기 때문입니다. 폭력행위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없으면 후견인을 바꾸기 힘듭니다.

(인터뷰) 홍종희 검사 / 여성폭력방지 중앙점검단

"자매나 형제 지금 남아있는 그 사람들을 후견인으로 지정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그거는 또 배우자가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입증돼야 되기 때문에 여전히 어떤 문제가, 법적으로는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적 장애 여성 같은 경우에 상담내용 등 정황증거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곽배희 소장 /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반드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살아 온 내용을 쭉 우리가 살펴본다면 충분히 이런 지적 장애인인 경우에 소송을 통해서 피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판결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해자가 곧 보호자가 되는 현실. 이혼조차 할 수 없는 지적 장애 여성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동아일보 우경임입니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가정 폭력은 단지 폭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피해자도, 자녀들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어 2차, 3차 피해자를 낳게 됩니다.

(김현수 앵커) 그러나 현장 목격이 어렵고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해 폭력 재발을 막기 힘듭니다. 23년 동안 매를 맞으면서도 이혼조차 할 수 없는 한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우경임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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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음)

"감사합니다. 여성폭력방지중앙점검단 박미혜 경위입니다"

지난 10일 여성부 여성폭력방지 중앙점검단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폭력 남편과 살고 있는 지적 장애를 가진 김 모 할머니를 구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뷰) 김 할머니 언니 / 신고자

"멍이 든다거나 손톱이 새까맣게 죽어 있다든가 할퀸 자국 아니면 가죽혁대 버클로 때려 가지고 얼굴이 전부 팍팍팍 찍혔어. 찍힌 모습 이런 거. 심장판막증 수술을 했는데 수술 기간 중에도 그냥 화장실 데려가서 폭행한 걸 누가 봤다고 그러고…."

여성 폭력방지 중앙점검단이 만나 본 김 모 할머니는 23년 동안 남편에게 매를 맞아 정신 질환이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또 다시 매를 맞을까 두려워 오히려 남편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 모 할머니 / 피해자

"방도 제대로 쓸어내지 못 하는 나하고 사느냐고…."

김 할머니 형제들은 남편과 김 할머니를 격리시키려기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오락가락 하는 데다 가해자인 남편도 이혼 의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 할머니 언니

"장애연금 돈하고 또 제일 큰 목적은 일 같아요. 퇴원하고 이틀 후엔가 고추밭에 데려가서 일을 시키다가 딸 전화에 걸려가지고…."

김 할머니처럼 지적 장애를 가진 여성들은 가정 폭력으로부터 구조하고 싶지만 법적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이혼이 안 되면 피해자를 가정폭력 쉼터에 보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입소도 어렵습니다. 법적인 후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가해자인 남편이 곧 후견인이기 때문입니다. 폭력행위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없으면 후견인을 바꾸기 힘듭니다.

(인터뷰) 홍종희 검사 / 여성폭력방지 중앙점검단

"자매나 형제 지금 남아있는 그 사람들을 후견인으로 지정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그거는 또 배우자가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입증돼야 되기 때문에 여전히 어떤 문제가, 법적으로는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적 장애 여성 같은 경우에 상담내용 등 정황증거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곽배희 소장 /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반드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살아 온 내용을 쭉 우리가 살펴본다면 충분히 이런 지적 장애인인 경우에 소송을 통해서 피해자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판결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해자가 곧 보호자가 되는 현실. 이혼조차 할 수 없는 지적 장애 여성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동아일보 우경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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