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위기 남유럽 빼고 모두 보수집권
등록 2010.05.18.최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13년만에 노동당 정권이 막을 내리고 보수당과 자민당의 중도우파 연정이 탄생됐습니다.
(구가인 앵커) 신임 총리를 맡게 된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는 영국 사상 198년 만에 가장 젊은 총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제부 전승훈 차장과 함께 영국 총선과 유럽정치 변화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 차장, 먼저 양당제의 전통이 강한 영국에서 연립정부가 등장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주시죠.
(전 차장) 영국에서 연립정부가 등장하게 된 것은 2차대전 당시인 1945년 이후 65년 만에 처음입니다. 양당제의 전통이 확고한 영국에선 대부분의 총선에서 노동당이나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해 집권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헝(hung) 의회`가 탄생했습니다. 불안하게 매달려 있다는 뜻의 헝 의회는 영국에서 정치 불안정이 심화되거나 정치 지형이 크게 변하던 시기에 등장했던 예외적인 상황입니다. 정책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이 연정 협상에 합의한 것은 무엇보다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선거에서 패배한 노동당의 재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판적 여론 때문이었습니다. 보수당의 캐머런 당수가 중도성향의 `온건 보수주의`를 내걸고, 자민당의 닉 클레그 당수가 자민당 내에서는 중도우파에 가까운 점도 연정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박 앵커) 그런데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전 차장)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는 재정적자 문제입니다. 영국의 재정적자는 현재 약 335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은행 구제금융 자금을 대거 투입하는 바람에 정부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거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올해 영국 재정적자가 GDP의 12%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것은 EU 27개국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캐머런 총리는 13일 첫 각료회에서 장관부터 월급을 5% 깍겠다며 강력한 긴축정책을 예고했습니다. 올해 안에 공공지출을 60억 파운드까지 줄이고, 2012년까지 재정적자를 8.6%까지 감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집권연정은 향후 선거개혁문제, 이민정책, 아프간 철군 문제 등에서 이견이 분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연정은 영국 정치사에서 협업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서도 "색깔 논쟁에 빠진다면 임기 5년 동안 힘든 싸움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구 앵커) 연정을 이끌 캐머런 총리와 클레그 부총리는 올해 마흔 세 살의 동갑내기인 데요. 두 사람의 공통점이 많다고 하죠?
(전 차장) 예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2000년 이후 30대의 나이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신예 정치인입니다. 둘 다 초선의원으로서 당권을 잡았으며, 학벌과 가문, 외모 등에서도 닮은 점이 많습니다. 캐머런은 최고의 명문 사학인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졸업했고, 클레그 부총리 역시 명문 웨스트민스터 스쿨과 케임브리지 대에서 공부했습니다. 연설에 능하고 호감을 주는 외모를 지녔다는 점도 닮은꼴입니다. 두 사람의 이런 이미지는 이번 총선에서 영국 역사상 처음 도입된 정당 대표 TV토론에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두 사람에게는 `영국판 오바마` `윈스턴 처칠 이후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란 표현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 영국에서 보수 연정의 탄생은 글로벌 경제위기 후 유럽 전역에 퍼지는 `보수화 물결`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전 차장) 2008년 이후 치러진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총선과 유럽의회 선거에서 모두 보수정당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특히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연합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빅3` 국가에서 보수정당이 모두 집권한 것은 13년 만입니다. 결과적으로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중 좌파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는 남유럽발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3개국만 남게 됐습니다.
유럽의 선거에서 보수우파가 승리하게 된 데는 경제위기를 초래한 좌파 집권세력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반면 각국의 우파정당은 감세와 일자리창출, 공공부문 구조조정, 복지지출 삭감을 전면에 내세워 약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의 정치판도에도 커다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박 앵커) 네, 전 차장, 수고 했습니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18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최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13년만에 노동당 정권이 막을 내리고 보수당과 자민당의 중도우파 연정이 탄생됐습니다.
(구가인 앵커) 신임 총리를 맡게 된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는 영국 사상 198년 만에 가장 젊은 총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제부 전승훈 차장과 함께 영국 총선과 유럽정치 변화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 차장, 먼저 양당제의 전통이 강한 영국에서 연립정부가 등장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주시죠.
(전 차장) 영국에서 연립정부가 등장하게 된 것은 2차대전 당시인 1945년 이후 65년 만에 처음입니다. 양당제의 전통이 확고한 영국에선 대부분의 총선에서 노동당이나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해 집권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헝(hung) 의회`가 탄생했습니다. 불안하게 매달려 있다는 뜻의 헝 의회는 영국에서 정치 불안정이 심화되거나 정치 지형이 크게 변하던 시기에 등장했던 예외적인 상황입니다. 정책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이 연정 협상에 합의한 것은 무엇보다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선거에서 패배한 노동당의 재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판적 여론 때문이었습니다. 보수당의 캐머런 당수가 중도성향의 `온건 보수주의`를 내걸고, 자민당의 닉 클레그 당수가 자민당 내에서는 중도우파에 가까운 점도 연정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박 앵커) 그런데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전 차장)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는 재정적자 문제입니다. 영국의 재정적자는 현재 약 335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은행 구제금융 자금을 대거 투입하는 바람에 정부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거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올해 영국 재정적자가 GDP의 12%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것은 EU 27개국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캐머런 총리는 13일 첫 각료회에서 장관부터 월급을 5% 깍겠다며 강력한 긴축정책을 예고했습니다. 올해 안에 공공지출을 60억 파운드까지 줄이고, 2012년까지 재정적자를 8.6%까지 감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집권연정은 향후 선거개혁문제, 이민정책, 아프간 철군 문제 등에서 이견이 분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연정은 영국 정치사에서 협업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서도 "색깔 논쟁에 빠진다면 임기 5년 동안 힘든 싸움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구 앵커) 연정을 이끌 캐머런 총리와 클레그 부총리는 올해 마흔 세 살의 동갑내기인 데요. 두 사람의 공통점이 많다고 하죠?
(전 차장) 예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2000년 이후 30대의 나이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신예 정치인입니다. 둘 다 초선의원으로서 당권을 잡았으며, 학벌과 가문, 외모 등에서도 닮은 점이 많습니다. 캐머런은 최고의 명문 사학인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졸업했고, 클레그 부총리 역시 명문 웨스트민스터 스쿨과 케임브리지 대에서 공부했습니다. 연설에 능하고 호감을 주는 외모를 지녔다는 점도 닮은꼴입니다. 두 사람의 이런 이미지는 이번 총선에서 영국 역사상 처음 도입된 정당 대표 TV토론에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두 사람에게는 `영국판 오바마` `윈스턴 처칠 이후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란 표현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 영국에서 보수 연정의 탄생은 글로벌 경제위기 후 유럽 전역에 퍼지는 `보수화 물결`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전 차장) 2008년 이후 치러진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총선과 유럽의회 선거에서 모두 보수정당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특히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연합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빅3` 국가에서 보수정당이 모두 집권한 것은 13년 만입니다. 결과적으로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중 좌파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는 남유럽발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3개국만 남게 됐습니다.
유럽의 선거에서 보수우파가 승리하게 된 데는 경제위기를 초래한 좌파 집권세력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반면 각국의 우파정당은 감세와 일자리창출, 공공부문 구조조정, 복지지출 삭감을 전면에 내세워 약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의 정치판도에도 커다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박 앵커) 네, 전 차장, 수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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