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생각 간절한 이들을 위한『음주사유』

숙취에 고생하며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이 되면 다시금 알코올 생각이 간절하다. 술이 주는 편안함과 즐거움 그리고 유쾌함에 중독되어 버렸기 때문인데 고단한 현실을 잊고 벗어나기에 술만큼 간편하고 좋은 게 또 있을까?

저마다 술에 대한 사연 하나 둘쯤 가지고 있을 테지만 여기 이 두 사람에게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 사랑을 못해 술만 마셨다는 박기원 그리고 술 마시느라 사랑을 못했다는 김은하. 그렇게 술만 마시다 이제 『음주사유』라는 책까지 들고나왔다.

『음주사유』는 술에 대한 3가지 다른 '사유'를 함축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어떻게 마셔왔는지, 우리는 왜 매번 후회하면서도 계속 술을 마시는 건지, 그러면서도 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모습을, 해학적 문장과 재미있는 카툰을 잘 버무려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최고의 술꾼이라 할 만한 당대의 최고 시인, 두보와 이백을 불러내 가상으로 대담을 나누기도 하고, 나폴레옹이 조선에 표류되어 프랑스의 와인을 그리워하는 상상의 이야기도 설득력 있는 근거들을 가져와 한 편의 스토리로 창작해본다. 그런가 하면 제철 음식에는 어떤 술이 어울리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지난 날 잃어버린 기억들을 되찾아 그동안 있었던 만행들을 고백하며 그때 못한 사과를 이제와 수줍게 건네기도 한다. ‘취중진담’이란 말이 떠오르는 이 책은 취한 이들의 속마음을 훔쳐보는듯하다.

일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술. 마시고, 취하고, 정신 줄을 놓아본 이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음주사유』는 '술'에 대한 본격적인 사유의 시간을 펼쳐낸다.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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