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타는 아우성 속타는 물관리…‘바닥 드러난 옥정호’

등록 2015.09.22.
가을 가뭄에 일부지역 제한급수 예고… 컨트롤타워 없이 5개 부처 따로 놀아


바닥 드러난 옥정호 붕어섬 가을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붕어섬 지역이 바닥을 드러냈다. 전북 지역의 올해 누적 강수량은 618mm로 평년 대비 5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임실=뉴스1

가뭄이 악화되면서 중부 내륙 지역의 용수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상황 점검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경기지역의 올해 1∼9월(20일까지) 강수량은 485.7mm로 평년 대비 41% 수준이다. 충남 48%, 충북 51%, 강원이 52%로 지난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여름 장마와 집중호우 기간이 짧았던 데다 가을에도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지속되는 탓이다.

댐의 저수량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충남 보령댐은 현재 저수율(저수량 2830만 m³)이 24.2%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 5단계 용수 공급 기준 중 마지막인 ‘심각2단계’ 상태다. 금강 대청댐의 저수율은 37.8%, 북한강 소양댐도 44.6%로 생활용수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령댐은 충남지역 8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곳으로 다음 달 5일부터 이 지역의 용수 공급을 20% 줄이는 제한급수를 앞두고 있다. 보령시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물 절약을 호소하는 김동일 시장 명의의 긴급 담화문까지 내놨다. 보령시 우준영 수도사업소장은 “물 공급이 줄어들면 식사 시간처럼 수요가 많은 시간에 물이 안 나올 수 있다”며 “미리 물을 받아 두라고 주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종합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한 녹조 심화는 “4대 강 사업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명에 급급한 실정이다. 환경부 당국자는 “조만간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가동할 예정”이라면서도 “비가 안 오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부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부처별로 따로 노는 물 관리도 문제를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현재 수량 확보와 광역상수도 등은 국토부, 수질 관리는 환경부, 농업용수는 농림축산식품부, 지방 소하천 관리는 행정자치부, 가뭄 등 재난 대응은 국민안전처로 분산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종합적인 물 대책 수립은 물론이고 물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조정 등도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강원 양구군에서는 정부가 소양강댐의 수위 하락을 막기 위해 화천댐을 방류한 것에 반발해 어민들이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수도권의 식수 공급을 위해 화천댐을 방류한 결과 상류인 파로호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어업용 그물이 산 중턱에 걸리고 배가 바닥의 진흙에 빠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범부처 차원의 물 관리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물관리기본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주도권을 둘러싼 환경부와 국토부 간의 신경전 속에 논의는 중단되다시피 한 상태다. 낡은 상하수도관 때문에 물이 공급 과정에서 많게는 40% 이상 새어 나가는 것도 문제지만 올해 국회에서는 관련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가을 가뭄에 일부지역 제한급수 예고… 컨트롤타워 없이 5개 부처 따로 놀아


바닥 드러난 옥정호 붕어섬 가을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붕어섬 지역이 바닥을 드러냈다. 전북 지역의 올해 누적 강수량은 618mm로 평년 대비 5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임실=뉴스1

가뭄이 악화되면서 중부 내륙 지역의 용수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상황 점검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경기지역의 올해 1∼9월(20일까지) 강수량은 485.7mm로 평년 대비 41% 수준이다. 충남 48%, 충북 51%, 강원이 52%로 지난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여름 장마와 집중호우 기간이 짧았던 데다 가을에도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지속되는 탓이다.

댐의 저수량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충남 보령댐은 현재 저수율(저수량 2830만 m³)이 24.2%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 5단계 용수 공급 기준 중 마지막인 ‘심각2단계’ 상태다. 금강 대청댐의 저수율은 37.8%, 북한강 소양댐도 44.6%로 생활용수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령댐은 충남지역 8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곳으로 다음 달 5일부터 이 지역의 용수 공급을 20% 줄이는 제한급수를 앞두고 있다. 보령시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물 절약을 호소하는 김동일 시장 명의의 긴급 담화문까지 내놨다. 보령시 우준영 수도사업소장은 “물 공급이 줄어들면 식사 시간처럼 수요가 많은 시간에 물이 안 나올 수 있다”며 “미리 물을 받아 두라고 주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종합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한 녹조 심화는 “4대 강 사업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명에 급급한 실정이다. 환경부 당국자는 “조만간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가동할 예정”이라면서도 “비가 안 오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부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부처별로 따로 노는 물 관리도 문제를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현재 수량 확보와 광역상수도 등은 국토부, 수질 관리는 환경부, 농업용수는 농림축산식품부, 지방 소하천 관리는 행정자치부, 가뭄 등 재난 대응은 국민안전처로 분산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종합적인 물 대책 수립은 물론이고 물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조정 등도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강원 양구군에서는 정부가 소양강댐의 수위 하락을 막기 위해 화천댐을 방류한 것에 반발해 어민들이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수도권의 식수 공급을 위해 화천댐을 방류한 결과 상류인 파로호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어업용 그물이 산 중턱에 걸리고 배가 바닥의 진흙에 빠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범부처 차원의 물 관리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물관리기본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주도권을 둘러싼 환경부와 국토부 간의 신경전 속에 논의는 중단되다시피 한 상태다. 낡은 상하수도관 때문에 물이 공급 과정에서 많게는 40% 이상 새어 나가는 것도 문제지만 올해 국회에서는 관련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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