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꿈 접은 바이든… ‘힐러리 대세론 다시 불 지펴’

등록 2015.10.23.
힐러리, 대세론 다시 불 지펴… 대선주자 토론회 이후 지지율 회복

뒤졌던 뉴햄프셔서 샌더스에 역전… 오바마, 사실상 힐러리 손 들어줘

공화는 트럼프 대세론 굳혀가… 힐러리 대 트럼프 대결 가능성 커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21일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e메일 스캔들로 잠시 주춤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주 민주당 TV토론회 이후 지지율을 회복하기 시작해 최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에게 뒤졌던 지역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의 표는 샌더스 의원보다는 클린턴 전 장관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민주당 후보로서 ‘힐러리 대세론’이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WBUR 라디오방송이 15∼18일 뉴햄프셔 주의 민주당 지지자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지지율 38%로 34%의 샌더스 의원을 앞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줄곧 샌더스 의원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 13일 민주당 토론회에서 ‘준비된 후보’임을 보여준 뒤 역전에 성공한 것. 여기에 바이든이 불출마 결정으로 도와주면서 클린턴 전 장관의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불출마는 바이든 부통령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기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만지작거리던 ‘바이든 카드’를 접고 클린턴 전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이른바 ‘힐러바마(Hillabama)’의 시대가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의 입을 빌려 클린턴 전 장관에게 ‘나의 업적을 훼손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 및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보가 되지 않는다고 조용히 있겠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없던 것으로 하려고 시도한다면 적극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중동 정책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중요 이슈들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한 경고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장남인 보 바이든이 뇌종양으로 숨진 올해 5월 이후 가족들이 애도 기간을 보내고 있어 현실적으로 대선에 출마할 준비가 돼 있지 못한 점을 불출마 이유로 밝혔다. 그는 “나와 가족이 (장남의 죽음을) 애도하는 과정에 처해 있어 현실적으로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닫혔다”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별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진영에서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과 경선 승리 가능성 등 모든 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면서 역시 대세론을 굳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이 ‘힐러리 대 트럼프’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성 대 남성, 정치인 대 경제인, 전 퍼스트레이디 대 정치 신인의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힐러리, 대세론 다시 불 지펴… 대선주자 토론회 이후 지지율 회복

뒤졌던 뉴햄프셔서 샌더스에 역전… 오바마, 사실상 힐러리 손 들어줘

공화는 트럼프 대세론 굳혀가… 힐러리 대 트럼프 대결 가능성 커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21일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e메일 스캔들로 잠시 주춤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주 민주당 TV토론회 이후 지지율을 회복하기 시작해 최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에게 뒤졌던 지역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의 표는 샌더스 의원보다는 클린턴 전 장관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민주당 후보로서 ‘힐러리 대세론’이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WBUR 라디오방송이 15∼18일 뉴햄프셔 주의 민주당 지지자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지지율 38%로 34%의 샌더스 의원을 앞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줄곧 샌더스 의원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 13일 민주당 토론회에서 ‘준비된 후보’임을 보여준 뒤 역전에 성공한 것. 여기에 바이든이 불출마 결정으로 도와주면서 클린턴 전 장관의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불출마는 바이든 부통령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기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만지작거리던 ‘바이든 카드’를 접고 클린턴 전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이른바 ‘힐러바마(Hillabama)’의 시대가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의 입을 빌려 클린턴 전 장관에게 ‘나의 업적을 훼손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 및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보가 되지 않는다고 조용히 있겠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없던 것으로 하려고 시도한다면 적극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중동 정책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중요 이슈들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한 경고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장남인 보 바이든이 뇌종양으로 숨진 올해 5월 이후 가족들이 애도 기간을 보내고 있어 현실적으로 대선에 출마할 준비가 돼 있지 못한 점을 불출마 이유로 밝혔다. 그는 “나와 가족이 (장남의 죽음을) 애도하는 과정에 처해 있어 현실적으로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닫혔다”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별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진영에서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과 경선 승리 가능성 등 모든 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면서 역시 대세론을 굳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이 ‘힐러리 대 트럼프’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성 대 남성, 정치인 대 경제인, 전 퍼스트레이디 대 정치 신인의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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