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고척돔 공식 개막전…“‘돔구장 시대’가 열렸다”
등록 2015.11.05.내야 천장 맞고 떨어지는 공, 수비가 잡으면 아웃, 놓치면 2루타
외야 강타하면 무조건 홈런… 한국, 타선 폭발… 쿠바에 6-0 승리
돔구장이 야외구장과 가장 다른 점은 단연 지붕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자가 때린 공이 돔구장 천장에 맞으면 어떻게 될까. 정답은 철 지난 유행어처럼 “그때그때 달라요”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4일 국내 최초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 대표팀과 ‘2015 서울 슈퍼시리즈’라는 타이틀로 평가전을 치렀다. 프로 1군 선수들이 이 구장에서 치르는 첫 번째 경기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 경기를 앞두고 대회 규정을 공개했다. 앞으로 고척돔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일단 파울 지역에 맞은 공은 무조건 파울이다. 페어 지역에서는 내야와 외야를 구분한다. 내야 천장을 맞고 떨어지는 공을 야수가 잡으면 아웃이고, 잡지 못하면 2루타로 처리한다. 주자도 두 베이스를 안전하게 진루할 수 있다. 외야 천장은 맞는 순간 홈런이다. 내야와 외야를 나누는 기준은 천장 상단에 있는 세 번째 통로(캣워크)다. KBO는 위치가 애매할 경우에는 횟수 제한 없이 심판 합의판정(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 생각보다 높고 먼 천장
그런데 돔구장에서 천장을 맞히는 게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뛰던 2009년 5월 9일 도쿄돔 천장을 때렸다. 이 타구가 고척돔에서 나왔다면 평범한 뜬공이 됐을지 모른다. 고척돔은 최고 높이 67.6m로 도쿄돔(56.2m)보다 10m 이상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비거리가 140m를 넘지 않는 이상 타구가 천장에 맞을 확률은 희박하다.
메이저리그에서 고척돔과 최고 높이가 가장 비슷했던 곳은 세계 최초 돔구장인 애스트로돔(63.4m)이었다. 휴스턴은 이 구장을 35년 동안 안방으로 썼지만 천장에 맞는 타구가 나온 건 딱 한 번뿐이었다. 1974년 6월 10일 경기에서 마이크 슈밋(필라델피아)이 친 타구가 지면에서 36m 위에 자리 잡고 있던 스피커를 맞고 다시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그렇다고 고척돔 천장을 때릴 타구가 나올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군사용 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타구 정보를 알려주는 ‘트랙맨 베이스볼’에 따르면 실제 비거리 140m를 넘어가는 타구가 올 시즌에만 최소 두 차례나 나왔다. 게다가 지붕 개폐형 돔구장에서 지붕을 열었을 때와 닫았을 때를 비교하면 닫았을 때 비거리가 늘어난다. 돔구장 자체에 비거리를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고척돔에서도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갈 개연성이 크다.
○ 돌다리도 두드려야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이 쿠바에 6-0으로 승리했다. 쿠바는 1회말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 타자 김현수에게 2루타를 맞자 4번 박병호를 고의사구로 거르는 변칙 작전까지 동원했지만 실점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손아섭과 나성범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내준 데 이어 강민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1회에만 3점을 내줬고 사실상 승부는 끝이 났다.
그래도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김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서 그렇지 쿠바 타자들 컨디션이 나빴던 건 아니다. 쿠바 투수들 역시 변화구 위주로 승부했기 때문에 우리가 잘 치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평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공식 개막전 치른 고척돔, 최고 67.6m… 도쿄돔보다 11m 높아
내야 천장 맞고 떨어지는 공, 수비가 잡으면 아웃, 놓치면 2루타
외야 강타하면 무조건 홈런… 한국, 타선 폭발… 쿠바에 6-0 승리
돔구장이 야외구장과 가장 다른 점은 단연 지붕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자가 때린 공이 돔구장 천장에 맞으면 어떻게 될까. 정답은 철 지난 유행어처럼 “그때그때 달라요”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4일 국내 최초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 대표팀과 ‘2015 서울 슈퍼시리즈’라는 타이틀로 평가전을 치렀다. 프로 1군 선수들이 이 구장에서 치르는 첫 번째 경기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 경기를 앞두고 대회 규정을 공개했다. 앞으로 고척돔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일단 파울 지역에 맞은 공은 무조건 파울이다. 페어 지역에서는 내야와 외야를 구분한다. 내야 천장을 맞고 떨어지는 공을 야수가 잡으면 아웃이고, 잡지 못하면 2루타로 처리한다. 주자도 두 베이스를 안전하게 진루할 수 있다. 외야 천장은 맞는 순간 홈런이다. 내야와 외야를 나누는 기준은 천장 상단에 있는 세 번째 통로(캣워크)다. KBO는 위치가 애매할 경우에는 횟수 제한 없이 심판 합의판정(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 생각보다 높고 먼 천장
그런데 돔구장에서 천장을 맞히는 게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뛰던 2009년 5월 9일 도쿄돔 천장을 때렸다. 이 타구가 고척돔에서 나왔다면 평범한 뜬공이 됐을지 모른다. 고척돔은 최고 높이 67.6m로 도쿄돔(56.2m)보다 10m 이상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비거리가 140m를 넘지 않는 이상 타구가 천장에 맞을 확률은 희박하다.
메이저리그에서 고척돔과 최고 높이가 가장 비슷했던 곳은 세계 최초 돔구장인 애스트로돔(63.4m)이었다. 휴스턴은 이 구장을 35년 동안 안방으로 썼지만 천장에 맞는 타구가 나온 건 딱 한 번뿐이었다. 1974년 6월 10일 경기에서 마이크 슈밋(필라델피아)이 친 타구가 지면에서 36m 위에 자리 잡고 있던 스피커를 맞고 다시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그렇다고 고척돔 천장을 때릴 타구가 나올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군사용 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타구 정보를 알려주는 ‘트랙맨 베이스볼’에 따르면 실제 비거리 140m를 넘어가는 타구가 올 시즌에만 최소 두 차례나 나왔다. 게다가 지붕 개폐형 돔구장에서 지붕을 열었을 때와 닫았을 때를 비교하면 닫았을 때 비거리가 늘어난다. 돔구장 자체에 비거리를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고척돔에서도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갈 개연성이 크다.
○ 돌다리도 두드려야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이 쿠바에 6-0으로 승리했다. 쿠바는 1회말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 타자 김현수에게 2루타를 맞자 4번 박병호를 고의사구로 거르는 변칙 작전까지 동원했지만 실점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손아섭과 나성범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내준 데 이어 강민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1회에만 3점을 내줬고 사실상 승부는 끝이 났다.
그래도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김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서 그렇지 쿠바 타자들 컨디션이 나빴던 건 아니다. 쿠바 투수들 역시 변화구 위주로 승부했기 때문에 우리가 잘 치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평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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