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EQ900 시승기…사막서 몸 만드는 ‘침묵의 검투사’

등록 2015.11.23.
제네시스 EQ900, 美모하비사막 주행시험장서 시승해보니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중심가에서 버스로 2시간 이상을 이동해 현대·기아자동차의 캘리포니아주행시험장(CPG)을 찾았다. 모하비 사막에 조성된 CPG의 총 면적은 약 1770만 m²(약 536만 평). 서울 여의도 면적(약 290m²)의 6배다. 현대차가 약 650억 원을 들여 2005년에 완공한 곳이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인 EQ900은 위장막 사이로 이곳저곳에 난 생채기가 눈에 띄었다. 혹독한 주행 테스트 과정에서 생긴 흔적이다. 고된 훈련으로 온몸에 상처가 낭자한, 결전을 앞둔 검투사와도 같았다.



○ 진동 충격이 적은 안정적이고 정숙한 뒷좌석

EQ900의 뒷좌석 시승 체험은 크게 세 가지로 주행코스에서 이뤄졌다. 부채꼴 형상의 범용시험로와 고속주회로의 일부 구간에서는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주행을 체험했다. 고속의 직선도로에서 람다 3.3 V6 터보 엔진을 단 EQ900의 뒷좌석 시트에 앉은 기자의 몸은 밑으로 푹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었다. 총 길이가 4.4km에 이르는 고속조종안전성 시험로에서는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에서 급격한 커브를 경험했다. 차체가 한쪽으로 쏠릴 때 몸이 따라가면서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뒷좌석 시트는 몸을 단단히 고정시키기 위해 온몸을 쪼여 오는 듯한 느낌을 줬다.

CPG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고속도로 사정을 반영한 LA 프리웨이 시험장이 있다. LA 지역 일대 고속도로 중 상당수는 울퉁불퉁한 곡선의 질감을 가진 콘크리트 판을 붙여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미국에 진출하는 차량들은 이런 도로에서 오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튜닝을 찾는 데 골몰한다.



이날 비교 시승한 벤츠 S550과 렉서스 LS460과 견줘도 EQ900이 얼마나 이런 진동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벤츠 S550과는 진동에서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렉서스 LS460에 비해서는 오히려 진동 충격이 적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상 신차가 출시돼도 차량개발팀이 경쟁 차량과의 비교 시승은 극도로 꺼리지만 이번에 예외적으로 허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성능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혹한, 혹서 지역 오가며 10만 마일 시험주행

전문 드라이버가 시속 80km 이상의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운전대를 270도 좌우로 꺾어도 차체는 곧바로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았다. 저속에서 사람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차량이 멈춰 서는 기능(AEB)도 마네킹 시험 테스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제네시스 EQ900은 CPG 외에도 평균 기온이 섭씨 49도까지 오르는 데스밸리의 혹서 지역과 알래스카의 혹한 지역 등에서 주행을 반복하며 미국에서만 10만 마일(약 16만1000km) 이상의 테스트를 거쳤다. 2013년 출시한 2세대 제네시스(DH)보다 2만 마일 이상 긴 거리다.

EQ900의 프로젝트매니저(PM)인 김성수 현대차 부장은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국에서도 도심과 강원도 산악 지형 등 모든 도로 유형을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12월에, 미국에서는 내년 하반기(7∼12월)에 EQ900(미국명 G90)을 출시해 각각 연간 1만6000대와 5000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로스앤젤레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제네시스 EQ900, 美모하비사막 주행시험장서 시승해보니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중심가에서 버스로 2시간 이상을 이동해 현대·기아자동차의 캘리포니아주행시험장(CPG)을 찾았다. 모하비 사막에 조성된 CPG의 총 면적은 약 1770만 m²(약 536만 평). 서울 여의도 면적(약 290m²)의 6배다. 현대차가 약 650억 원을 들여 2005년에 완공한 곳이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인 EQ900은 위장막 사이로 이곳저곳에 난 생채기가 눈에 띄었다. 혹독한 주행 테스트 과정에서 생긴 흔적이다. 고된 훈련으로 온몸에 상처가 낭자한, 결전을 앞둔 검투사와도 같았다.



○ 진동 충격이 적은 안정적이고 정숙한 뒷좌석

EQ900의 뒷좌석 시승 체험은 크게 세 가지로 주행코스에서 이뤄졌다. 부채꼴 형상의 범용시험로와 고속주회로의 일부 구간에서는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주행을 체험했다. 고속의 직선도로에서 람다 3.3 V6 터보 엔진을 단 EQ900의 뒷좌석 시트에 앉은 기자의 몸은 밑으로 푹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었다. 총 길이가 4.4km에 이르는 고속조종안전성 시험로에서는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에서 급격한 커브를 경험했다. 차체가 한쪽으로 쏠릴 때 몸이 따라가면서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뒷좌석 시트는 몸을 단단히 고정시키기 위해 온몸을 쪼여 오는 듯한 느낌을 줬다.

CPG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고속도로 사정을 반영한 LA 프리웨이 시험장이 있다. LA 지역 일대 고속도로 중 상당수는 울퉁불퉁한 곡선의 질감을 가진 콘크리트 판을 붙여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미국에 진출하는 차량들은 이런 도로에서 오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튜닝을 찾는 데 골몰한다.



이날 비교 시승한 벤츠 S550과 렉서스 LS460과 견줘도 EQ900이 얼마나 이런 진동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벤츠 S550과는 진동에서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고 렉서스 LS460에 비해서는 오히려 진동 충격이 적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상 신차가 출시돼도 차량개발팀이 경쟁 차량과의 비교 시승은 극도로 꺼리지만 이번에 예외적으로 허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성능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혹한, 혹서 지역 오가며 10만 마일 시험주행

전문 드라이버가 시속 80km 이상의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운전대를 270도 좌우로 꺾어도 차체는 곧바로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았다. 저속에서 사람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차량이 멈춰 서는 기능(AEB)도 마네킹 시험 테스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제네시스 EQ900은 CPG 외에도 평균 기온이 섭씨 49도까지 오르는 데스밸리의 혹서 지역과 알래스카의 혹한 지역 등에서 주행을 반복하며 미국에서만 10만 마일(약 16만1000km) 이상의 테스트를 거쳤다. 2013년 출시한 2세대 제네시스(DH)보다 2만 마일 이상 긴 거리다.

EQ900의 프로젝트매니저(PM)인 김성수 현대차 부장은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국에서도 도심과 강원도 산악 지형 등 모든 도로 유형을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는 12월에, 미국에서는 내년 하반기(7∼12월)에 EQ900(미국명 G90)을 출시해 각각 연간 1만6000대와 5000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로스앤젤레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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