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 우주기지 경쟁… 2030년 달에 ‘문 빌리지’

등록 2016.04.15.
우주개발 선진국들 우주기지 경쟁

“난 31일 동안 견딜 수 있는 우주기지에 있어. 하지만 구조받으려면 4년은 기다려야 하지.”

지난해 인기를 끈 영화 ‘마션’에는 화성 표면에 만든 우주기지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이 기지에서 홀로 감자를 키우며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틴다.

실제로 인류는 지구 이외의 행성에 건물을 지은 적이 없다. 대형 건설 장비와 건축 자재를 우주로 내보낼 때 드는 천문학적인 운송 비용도 문제거니와 중력과 토양, 기압까지 다른 우주 환경에서 건축물을 만들 기술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주 선진국들은 우주기지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하며 개발 경쟁을 시작했다.



○ 달 표면에 건축물 짓는 비결은 ‘3D프린터’

가장 먼저 치고 나온 곳은 유럽이다. 유럽우주국(ESA)은 달 표면에 영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우주기지인 ‘문 빌리지(Moon Village)’를 짓겠다고 2월 발표했다. 우주에 건축물을 짓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유럽우주국이 처음이다. 요한디트리히 뵈르너 유럽우주국 국장은 “문 빌리지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다음 단계”라며 “향후 화성 탐사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우주국은 3차원(3D)프린터로 달 기지를 지을 계획이다. 건축용 3D프린터를 달로 보낸 다음 현지에서 토양을 캐내 건물을 찍어 내겠다는 것이다. 건축 자재를 현지 토양으로 조달하는 만큼 운송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3D프린터를 이용한 건설 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있어 우주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크다.

신휴성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창의전략연구소장은 “무인 탐사선을 보내 레이저분광기 등으로 토질과 지형 구조를 알아내는 게 우선”이라며 “현지 상황에 맞는 3D프린터를 만들어 보낸다면 바로 건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빌리지는 200명이 동시에 거주할 수 있는 규모로 추진 중이다. 유럽우주국은 사전 검토 작업을 거쳐 2020년 초 로봇을 달로 보내 건설을 시작해 2030년경 완공할 계획이다. 문 빌리지가 들어설 위치는 달의 남극 분지가 유력하다. 1년 내내 햇빛이 닿지 않아 춥고 어두운 땅이지만 기지를 건설하고 유지할 자원을 획득하기에 유리하다. 토양은 물론이고 로켓 연료 등으로 쓸 화학물질과 얼어붙은 대량의 물도 있을 걸로 추정돼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 러시아 ‘루나27’ 추진 중

러시아도 달 기지에 관심이 많다. 유럽과 공동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러시아연방우주청은 지난해 “5년 내에 달에 탐사로봇을 보내는 ‘루나27’ 계획을 추진 중이며 2020년경 달 남극 분지에 로봇을 보내 적합성을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달을 넘어 화성 진출을 꾀하고 있다. 2033년엔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이다. 화성 개척의 베이스캠프가 될 화성기지 건설도 추진할 걸로 보인다. 이미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마션 개봉에 맞춰 ‘화성 서바이벌’을 위해 개발된 우주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우주기지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자크(XARC)사와 공동으로 화성 우주기지 개념 모델인 ‘아크햅(ArcHab)’을 개발해 미국건축가협회가 주최하는 건축박람회에 전시하기도 했다.

신 소장은 “우주 물질 분석 기술, 지형을 분석하고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 매핑 기술 등 우주기지 건설에 필요한 연구를 올해 시작할 계획”이라며 “실질적인 우주기지 건설 기술을 가진 나라는 아직 없는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우주개발 선진국들 우주기지 경쟁

“난 31일 동안 견딜 수 있는 우주기지에 있어. 하지만 구조받으려면 4년은 기다려야 하지.”

지난해 인기를 끈 영화 ‘마션’에는 화성 표면에 만든 우주기지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이 기지에서 홀로 감자를 키우며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틴다.

실제로 인류는 지구 이외의 행성에 건물을 지은 적이 없다. 대형 건설 장비와 건축 자재를 우주로 내보낼 때 드는 천문학적인 운송 비용도 문제거니와 중력과 토양, 기압까지 다른 우주 환경에서 건축물을 만들 기술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주 선진국들은 우주기지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하며 개발 경쟁을 시작했다.



○ 달 표면에 건축물 짓는 비결은 ‘3D프린터’

가장 먼저 치고 나온 곳은 유럽이다. 유럽우주국(ESA)은 달 표면에 영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우주기지인 ‘문 빌리지(Moon Village)’를 짓겠다고 2월 발표했다. 우주에 건축물을 짓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유럽우주국이 처음이다. 요한디트리히 뵈르너 유럽우주국 국장은 “문 빌리지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다음 단계”라며 “향후 화성 탐사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우주국은 3차원(3D)프린터로 달 기지를 지을 계획이다. 건축용 3D프린터를 달로 보낸 다음 현지에서 토양을 캐내 건물을 찍어 내겠다는 것이다. 건축 자재를 현지 토양으로 조달하는 만큼 운송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3D프린터를 이용한 건설 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있어 우주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크다.

신휴성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창의전략연구소장은 “무인 탐사선을 보내 레이저분광기 등으로 토질과 지형 구조를 알아내는 게 우선”이라며 “현지 상황에 맞는 3D프린터를 만들어 보낸다면 바로 건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빌리지는 200명이 동시에 거주할 수 있는 규모로 추진 중이다. 유럽우주국은 사전 검토 작업을 거쳐 2020년 초 로봇을 달로 보내 건설을 시작해 2030년경 완공할 계획이다. 문 빌리지가 들어설 위치는 달의 남극 분지가 유력하다. 1년 내내 햇빛이 닿지 않아 춥고 어두운 땅이지만 기지를 건설하고 유지할 자원을 획득하기에 유리하다. 토양은 물론이고 로켓 연료 등으로 쓸 화학물질과 얼어붙은 대량의 물도 있을 걸로 추정돼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 러시아 ‘루나27’ 추진 중

러시아도 달 기지에 관심이 많다. 유럽과 공동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러시아연방우주청은 지난해 “5년 내에 달에 탐사로봇을 보내는 ‘루나27’ 계획을 추진 중이며 2020년경 달 남극 분지에 로봇을 보내 적합성을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달을 넘어 화성 진출을 꾀하고 있다. 2033년엔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이다. 화성 개척의 베이스캠프가 될 화성기지 건설도 추진할 걸로 보인다. 이미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마션 개봉에 맞춰 ‘화성 서바이벌’을 위해 개발된 우주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우주기지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자크(XARC)사와 공동으로 화성 우주기지 개념 모델인 ‘아크햅(ArcHab)’을 개발해 미국건축가협회가 주최하는 건축박람회에 전시하기도 했다.

신 소장은 “우주 물질 분석 기술, 지형을 분석하고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 매핑 기술 등 우주기지 건설에 필요한 연구를 올해 시작할 계획”이라며 “실질적인 우주기지 건설 기술을 가진 나라는 아직 없는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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