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탄핵안 하원 통과… ‘막내리는 룰라-호세프 시대’
등록 2016.04.19.막내리는 룰라-호세프 시대
17일 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를 포함해 도시 곳곳의 대형 스크린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화면에서는 브라질 하원 표결 상황을 생중계하는 방송이 나왔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9)에 대한 탄핵안에 찬성표가 추가될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브라질 국기를 든 사람들이 만세를 외치고 춤을 췄다. 마치 축구 응원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배경에는 좌파 정권의 부패에 대한 실망감과 극심한 경제난이 있다. 브라질 검찰은 2014년 3월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집권 노동자당(PT)에 뇌물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노동자당을 만들어 대권을 거머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1)도 연루돼 큰 실망감을 안겼다.
경제의 끝없는 추락도 민심을 돌아서게 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2010년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7.5%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경기침체 속에 사회복지 비용이 늘어나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0.7%로 2002년(12.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올 2월 룰라 전 대통령 때 시작해 호세프 대통령까지 10년 넘게 이어져 온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사업 ‘보사 파밀리아’, 빈곤층에게 식량을 무상 공급하는 ‘포미 제로’ 등의 예산을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민심은 급격히 악화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호세프 정권이) 정치 스캔들과 경제 침체, (좌파 정부의) 환상이 깨지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호세프 이후’도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권력 승계 1순위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과 승계 2순위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도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NYT는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후 일부는 폭죽을 터뜨리며 자축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오늘 투표의 승자는 없다’며 허탈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탄핵 정국이 숨 가쁘게 돌아가면서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월 5∼21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3일 “브라질 정치 상황이 올림픽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21일 그리스에서 열리는 성화 채화(採火)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브라질 좌파 정권마저 흔들리면서 1988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집권 이후 남미 곳곳에 들어섰던 좌파 정권들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 물결)’는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 브라질 등에서 좌파 정권이 우파에 정권을 내주거나 기세가 꺾이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외교장관을 지낸 호르헤 카스타녜다 뉴욕대 교수는 최근 NYT 기고문에서 “2012년까지 남미 국가들은 석유와 농산물 수출이 호황을 보인 덕에 복지투자를 늘렸지만 최근 경제가 나빠져 복지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국민의 불만이 높아졌다”며 “좌파 정치권의 고질적인 부패도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지적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브라질 대통령 탄핵안 하원 통과]
막내리는 룰라-호세프 시대
17일 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를 포함해 도시 곳곳의 대형 스크린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화면에서는 브라질 하원 표결 상황을 생중계하는 방송이 나왔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9)에 대한 탄핵안에 찬성표가 추가될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브라질 국기를 든 사람들이 만세를 외치고 춤을 췄다. 마치 축구 응원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배경에는 좌파 정권의 부패에 대한 실망감과 극심한 경제난이 있다. 브라질 검찰은 2014년 3월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집권 노동자당(PT)에 뇌물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노동자당을 만들어 대권을 거머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1)도 연루돼 큰 실망감을 안겼다.
경제의 끝없는 추락도 민심을 돌아서게 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2010년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7.5%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경기침체 속에 사회복지 비용이 늘어나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0.7%로 2002년(12.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올 2월 룰라 전 대통령 때 시작해 호세프 대통령까지 10년 넘게 이어져 온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사업 ‘보사 파밀리아’, 빈곤층에게 식량을 무상 공급하는 ‘포미 제로’ 등의 예산을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민심은 급격히 악화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호세프 정권이) 정치 스캔들과 경제 침체, (좌파 정부의) 환상이 깨지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호세프 이후’도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권력 승계 1순위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과 승계 2순위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도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NYT는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후 일부는 폭죽을 터뜨리며 자축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오늘 투표의 승자는 없다’며 허탈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탄핵 정국이 숨 가쁘게 돌아가면서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월 5∼21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3일 “브라질 정치 상황이 올림픽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21일 그리스에서 열리는 성화 채화(採火)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브라질 좌파 정권마저 흔들리면서 1988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집권 이후 남미 곳곳에 들어섰던 좌파 정권들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 물결)’는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 브라질 등에서 좌파 정권이 우파에 정권을 내주거나 기세가 꺾이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외교장관을 지낸 호르헤 카스타녜다 뉴욕대 교수는 최근 NYT 기고문에서 “2012년까지 남미 국가들은 석유와 농산물 수출이 호황을 보인 덕에 복지투자를 늘렸지만 최근 경제가 나빠져 복지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국민의 불만이 높아졌다”며 “좌파 정치권의 고질적인 부패도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지적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VODA 인기 동영상
- 재생01:041ITip2유튜브 알고리즘 초기화 및 특수 댓글 작성 방법!
- 재생00:312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예고] "우리 언니 어떤 점이 좋아요?" 동완을 당황시킨 윤아의 절친 어반자카파 조현아!
- 재생00:303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나.솔.사.계 58회 예고] 8옥순을 지키기 위한 11영식의 방어전...!ㅣ사랑은 계속된다 EP.58ㅣSBS PLUS X ENAㅣ목요일 밤 10시 30분
- 재생01:304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선공개] ※일촉즉발 대치 상황※ 게임에 집착하며 위협적으로 돌변한 금쪽이
- 재생10:215골린이 박찬의 노골프저는 정도의 길을 걷습니다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1부)
- 재생03:226미스트롯3 TOP7 완전 정복미스트롯3 TOP7 그 전설의 시작은?!🤔 TV CHOSUN 240418 방송
- 재생02:157모두의 챌린지[모두의 챌린지] 두 번째 친환경 챌린지, 야생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노력 '새를 구해요 챌린지', MBC 240419 방송
- 재생10:078유 퀴즈 온 더 블럭(웃픔 주의🤣) 히딩크 감독이 한국인들에게 감동받은 사연 ㅋㅋ | tvN 240417 방송
- 재생03:259신상출시 편스토랑동갑내기 치과의사 남편의 내조 피곤한 아내 양지은 위한 사랑의 마사지! 이 분위기 뭐야~ | KBS 240419 방송
- 재생00:3910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4월 25일 예고] ‘두 얼굴의 엄마’ 포천 농약 연쇄살인사건
- 재생02:531세자가 사라졌다[배신 엔딩] 상선의 침입에 몸을 피한 수호, 하지만 측근의 배신으로 칼에 찔리다!? MBN 240414 방송
- 재생02:452원더풀 월드이준을 친 박혁권, 중환자실의 차은우를 바라보는 오만석, MBC 240412 방송
- 재생03:303올댓트로트이불…같이 걸어요 by 이진
- 재생10:214골린이 박찬의 노골프저는 정도의 길을 걷습니다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1부)
- 재생11:495백두산 박찬의 락앤롤 파워토크하루빨리 건강 찾아서 공연하고 싶어요 (몬스터리그 오의환, 지원석)
- 재생01:046ITip2유튜브 알고리즘 초기화 및 특수 댓글 작성 방법!
- 재생03:467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병만 랜드 정글에 집을 지었다?! 찐친들은 다 아는 병만의 근황은?
- 재생01:488골 때리는 그녀들[4월 24일 예고] FC원더우먼 VS FC구척장신, 컵 대회를 발칵 뒤집은 비운의 팀은?!
- 재생03:529선재 업고 튀어[1-4화 요약본] 최애열성팬의 쌍방 구원 서사! 설렘 폭발하는 변우석김혜윤 몰아보기!
- 재생01:4910멱살 한번 잡힙시다불안해하는 김하늘을 철창에서 꺼내주는 연우진 "이제 집에 가자" | KBS 240416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