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컴퓨터 3000대 교체하는 20대 국회
등록 2016.05.25.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지하 4층에는 신형 컴퓨터가 담긴 박스 70여 개가 쌓여 있었다. 30일 개원하는 20대 국회의원실의 컴퓨터를 모두 교체하기 위해서다. 국회 사무처는 20대 의원 300명의 모든 사무실을 새로 도배하고 의원실마다 컴퓨터 10대, 프린터 5대, 노트북 1대, 책상 3세트(책상, 의자, 서랍)를 교체해 줄 예정이다. 국민의 혈세를 들여 20대 국회 시작을 통 크게 자축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13총선에서 당선돼 재선 이상에 성공한 의원을 대상으로는 지난주부터 ‘의원실 리모델링’이 이미 한창 진행 중이다. 낙선한 의원들이 방을 비우고 나면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30일 초선 당선자들의 사무실에 대한 단장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재선에 성공한 A 의원 사무실에서는 컴퓨터 교체 작업이 진행됐다. 기존의 19인치 일체형 컴퓨터를 철거하고 성능이 좋아진 24인치 일체형 컴퓨터를 새로 설치한 것이다.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따르면 새로 바뀐 일체형 컴퓨터는 174만 원이다. 의원실 컴퓨터 3000대를 모두 교체하는 대규모 계약이어서 일정 정도 할인이 됐겠지만 프린터 등 물품 교체비로 약 50억 원의 비용이 들었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도배 비용까지 합하면 20대 국회 사무실에 들어간 비용은 더 늘어난다. 이에 대해 국회사무처는 “물품 비용은 공개 대상이 아니다”라며 확인해 주지 않았다.
국회 측은 2010년 컴퓨터를 보안용으로 일괄 교체한 뒤 6년이 지나 모두 교체 대상이 됐고 프린터 등도 오래돼서 바꿀 때가 됐다고 해명했다. 국회 관계자는 “형평성에 맞게 똑같이 수를 맞춰서 교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체된 물품은 조달청으로 보내져 매각 처분된다고 한다. 의원실에 있는 TV와 소파, 냉장고 등 집기는 새로 입주하는 의원이 그대로 넘겨받아 사용하게 된다는 게 국회 사무처 측 설명이다.
조달청은 ‘내용연수(耐用年數) 고시’를 통해 공공 물품을 몇 년간 써야 교체할 수 있는지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기한이 됐다고 물품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달청 관계자는 “내용연수가 지나도 사용이 가능하면 계속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결정은 각 기관에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국회가 큰돈을 들여 일괄적으로 의원실 물품을 교체한 게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국회 보좌관은 “예전에는 도배를 신청하는 곳만 해 줬는데 이번에는 일괄적으로 (모든 의원실에) 하더라”라며 “국민에게 과도한 낭비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보좌관도 “기존에 쓰던 컴퓨터에 큰 문제가 없어서 그대로 가져가려 했는데 일괄 교체로 일일이 자료를 옮겨야 해 오히려 불편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국회의 새 임기를 시작할 때 과비용 논란이 발생한 게 이번만은 아니다. 2012년 19대 국회가 문을 열었을 때는 건립 비용으로 1882억 원이 든 신형 의원회관을 완공하면서 ‘호화 논란’에 휩싸였다. 기존의 의원회관을 리모델링하면서 477억 원의 공사비를 추가 투입하기도 했다.
국회가 견제 사각지대에 놓인 현실을 보여 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회는 외부 감시를 받지 않고 국회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등 내부 감시만 받는다. 하세헌 경북대 교수(정치외교)는 “국민의 대표로서 정부가 예산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하고 혈세를 절약해야 하는 국회가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시대 분위기와 맞지 않다”며 “국회를 감시할 수 있는 독립된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출범 앞두고 의원실 새 단장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지하 4층에는 신형 컴퓨터가 담긴 박스 70여 개가 쌓여 있었다. 30일 개원하는 20대 국회의원실의 컴퓨터를 모두 교체하기 위해서다. 국회 사무처는 20대 의원 300명의 모든 사무실을 새로 도배하고 의원실마다 컴퓨터 10대, 프린터 5대, 노트북 1대, 책상 3세트(책상, 의자, 서랍)를 교체해 줄 예정이다. 국민의 혈세를 들여 20대 국회 시작을 통 크게 자축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13총선에서 당선돼 재선 이상에 성공한 의원을 대상으로는 지난주부터 ‘의원실 리모델링’이 이미 한창 진행 중이다. 낙선한 의원들이 방을 비우고 나면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30일 초선 당선자들의 사무실에 대한 단장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재선에 성공한 A 의원 사무실에서는 컴퓨터 교체 작업이 진행됐다. 기존의 19인치 일체형 컴퓨터를 철거하고 성능이 좋아진 24인치 일체형 컴퓨터를 새로 설치한 것이다.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따르면 새로 바뀐 일체형 컴퓨터는 174만 원이다. 의원실 컴퓨터 3000대를 모두 교체하는 대규모 계약이어서 일정 정도 할인이 됐겠지만 프린터 등 물품 교체비로 약 50억 원의 비용이 들었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도배 비용까지 합하면 20대 국회 사무실에 들어간 비용은 더 늘어난다. 이에 대해 국회사무처는 “물품 비용은 공개 대상이 아니다”라며 확인해 주지 않았다.
국회 측은 2010년 컴퓨터를 보안용으로 일괄 교체한 뒤 6년이 지나 모두 교체 대상이 됐고 프린터 등도 오래돼서 바꿀 때가 됐다고 해명했다. 국회 관계자는 “형평성에 맞게 똑같이 수를 맞춰서 교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체된 물품은 조달청으로 보내져 매각 처분된다고 한다. 의원실에 있는 TV와 소파, 냉장고 등 집기는 새로 입주하는 의원이 그대로 넘겨받아 사용하게 된다는 게 국회 사무처 측 설명이다.
조달청은 ‘내용연수(耐用年數) 고시’를 통해 공공 물품을 몇 년간 써야 교체할 수 있는지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기한이 됐다고 물품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달청 관계자는 “내용연수가 지나도 사용이 가능하면 계속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결정은 각 기관에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국회가 큰돈을 들여 일괄적으로 의원실 물품을 교체한 게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국회 보좌관은 “예전에는 도배를 신청하는 곳만 해 줬는데 이번에는 일괄적으로 (모든 의원실에) 하더라”라며 “국민에게 과도한 낭비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보좌관도 “기존에 쓰던 컴퓨터에 큰 문제가 없어서 그대로 가져가려 했는데 일괄 교체로 일일이 자료를 옮겨야 해 오히려 불편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국회의 새 임기를 시작할 때 과비용 논란이 발생한 게 이번만은 아니다. 2012년 19대 국회가 문을 열었을 때는 건립 비용으로 1882억 원이 든 신형 의원회관을 완공하면서 ‘호화 논란’에 휩싸였다. 기존의 의원회관을 리모델링하면서 477억 원의 공사비를 추가 투입하기도 했다.
국회가 견제 사각지대에 놓인 현실을 보여 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회는 외부 감시를 받지 않고 국회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등 내부 감시만 받는다. 하세헌 경북대 교수(정치외교)는 “국민의 대표로서 정부가 예산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하고 혈세를 절약해야 하는 국회가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시대 분위기와 맞지 않다”며 “국회를 감시할 수 있는 독립된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VODA 인기 동영상
- 재생01:131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정규앨범의 의미
- 재생11:442골린이 박찬의 노골프골프 너무 힘들어요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2부)
- 재생04:153미스쓰리랑연우 신의 애절한 트롯 '그 강을 건너지마오' TV CHOSUN 240425 방송
- 재생01:464수지맞은 우리병원 일로 상의하는 김희정과 선우재덕 | KBS 240425 방송
- 재생02:245수지맞은 우리강별에게 거절 의사를 말하는 백성현 | KBS 240425 방송
- 재생05:096아빠는 꽃중년※성우 울컥※ 태오가 할머니에게 쓴 편지를 보고 눈물 흘린 이유는?
- 재생17:527아빠는 꽃중년[#아빠는꽃중년] 코앞으로 다가온 태오의 입학식!! 급식 대비 상남자식 입맛 길들이기
- 재생03:128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특제 조미료’로 남편과 시어머니를 살해한 노 씨
- 재생00:399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5월 2일 예고]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호텔 화재’ 그리고 최후의 생존자
- 재생14:5110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신랑수업] 찐친 현아의 등장️️ 동완윤아 꿀 떨어지는 연애를 본 찐친의 반응ㅋㅋ #김동완 #윤아 #조현아
- 재생03:051세자가 사라졌다세자 수호, 대비 명세빈과 어의 김주헌의 사이 알고 극대노!!! MBN 240421 방송
- 재생03:552라디오스타"내가 꿈을 꿨는데..." 임신 사실을 밝히지 않은 랄랄의 결혼을 예상한 풍자, MBC 240417 방송
- 재생11:443골린이 박찬의 노골프골프 너무 힘들어요 (뮤직스테이션 연창영 원장 2부)
- 재생01:234아이돌 편의점이펙스(EPEX), 3부작으로 나눈 이유
- 재생03:295선재 업고 튀어김혜윤 붙잡으러 찾아온 송건희, 드디어 깨달은 자신의 마음! | tvN 240423 방송
- 재생01:526ITip2간편하고 쉽게 사용하는 토스 활용하는 방법!
- 재생07:527생활의 발견불길에 휩싸인 차량.. 그곳으로 뛰어들어간 영웅?! | KBS 240423 방송
- 재생03:428생생 정보마당갓 잡은 봄 바다의 맛! 은빛 기장 멸치 MBN 240423 방송
- 재생03:449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선공개] 대화를 할수록 서로에게 상처뿐인 '가시대화'를 하고 있는 박세진 모녀
- 재생08:5510요즘남자라이프 신랑수업[선공개] "경제권은 누구에게?" 윤아의 절친 조현아의 갑.분.청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