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2년만에 맨발로 귀환한 ‘우크라의 잔 다르크’

등록 2016.05.27.
헬기 女조종사 사브첸코 중위, 친러시아 반군과 교전중 붙잡혀

러서 재판중 80일 이상 단식투쟁… ‘국민영웅’으로 수감중 의원당선

러 군인 2명과 ‘맞교환’ 풀려나

“나는 언제나 조국을 위한 전장에서 생을 마감할 준비가 돼 있다.”

약 2년간 러시아 감옥에 있다 풀려나 25일 오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돌아온 우크라이나의 헬기 조종사 나디야 사브첸코 중위(35)는 귀국 후 이렇게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브첸코 중위는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약 1년 동안 억류됐던 러시아 총정보국 소속 군인 2명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풀려났다. 그는 이라크에 평화유지군(2004∼2008년)으로 파견된 유일한 우크라이나 여군이었다. 2014년 6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親)러시아 반군과 교전을 벌이다 러시아로 끌려가 살인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준 애국심과 단호함으로 ‘우크라이나의 잔 다르크’로 불리게 됐다. 2014년 10월 실시된 우크라이나 총선에선 옥중에서 비례대표 의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와의 합병을 선언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을 지원하는 등 우크라이나 내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사브첸코의 혐의는 반군 검문소에 포격을 지시해 현장을 취재하던 러시아 언론인들을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 취재팀이 사망하기 한 시간 전에 이미 자신은 납치돼 러시아로 끌려왔다고 반박했다. 반군 지도자도 이를 인정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러시아가 풀어주지 않자 사브첸코는 지난해 말 “러시아의 부당함과 싸우는 유일한 무기”라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단식은 80일 이상 이어졌고 80kg을 웃돌던 몸무게가 25kg이나 줄었다. 러시아 법원은 3월 사브첸코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러시아 판사가 판결문을 읽는 동안 사브첸코는 저항의 뜻에서 우크라이나어로 노래를 불렀다.



사프첸코는 우크라이나의 국장(國章)인 삼지창이 그려진 흰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맨발로 귀국했다. 맨발인 이유는 조국의 땅을 직접 밟기 위해서인 것으로 외신들은 해석했다. 사브첸코는 “여전히 살아 있어서 미안하다”며 “자녀들이 돌아오지 못한 어머니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헬기 女조종사 사브첸코 중위, 친러시아 반군과 교전중 붙잡혀

러서 재판중 80일 이상 단식투쟁… ‘국민영웅’으로 수감중 의원당선

러 군인 2명과 ‘맞교환’ 풀려나

“나는 언제나 조국을 위한 전장에서 생을 마감할 준비가 돼 있다.”

약 2년간 러시아 감옥에 있다 풀려나 25일 오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돌아온 우크라이나의 헬기 조종사 나디야 사브첸코 중위(35)는 귀국 후 이렇게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브첸코 중위는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약 1년 동안 억류됐던 러시아 총정보국 소속 군인 2명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풀려났다. 그는 이라크에 평화유지군(2004∼2008년)으로 파견된 유일한 우크라이나 여군이었다. 2014년 6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親)러시아 반군과 교전을 벌이다 러시아로 끌려가 살인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준 애국심과 단호함으로 ‘우크라이나의 잔 다르크’로 불리게 됐다. 2014년 10월 실시된 우크라이나 총선에선 옥중에서 비례대표 의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와의 합병을 선언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을 지원하는 등 우크라이나 내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사브첸코의 혐의는 반군 검문소에 포격을 지시해 현장을 취재하던 러시아 언론인들을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 취재팀이 사망하기 한 시간 전에 이미 자신은 납치돼 러시아로 끌려왔다고 반박했다. 반군 지도자도 이를 인정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러시아가 풀어주지 않자 사브첸코는 지난해 말 “러시아의 부당함과 싸우는 유일한 무기”라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단식은 80일 이상 이어졌고 80kg을 웃돌던 몸무게가 25kg이나 줄었다. 러시아 법원은 3월 사브첸코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러시아 판사가 판결문을 읽는 동안 사브첸코는 저항의 뜻에서 우크라이나어로 노래를 불렀다.



사프첸코는 우크라이나의 국장(國章)인 삼지창이 그려진 흰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맨발로 귀국했다. 맨발인 이유는 조국의 땅을 직접 밟기 위해서인 것으로 외신들은 해석했다. 사브첸코는 “여전히 살아 있어서 미안하다”며 “자녀들이 돌아오지 못한 어머니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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