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의 날” 서울광장 퀴어축제…동성애 반대 맞불집회도

등록 2016.06.13.
"오늘만이라도 아무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누가 뭐라 한들 오늘 축제는 성 소수자들을 위한 거니까요."

국내 성 소수자들(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무성애자 등)의 최대 행사로 꼽히는 퀴어문화축제가 11일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됐다.

서울광장을 둘러싸고는 종교단체와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맞불집회를 여는 등 마찰도 우려됐지만 퀴어문화축제는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시청 앞은 '두 모습'으로 갈렸다.

이날 행사에는 성 소수자들과 시민, 인권단체 관계자 등 주최 측 추산 6만5000명(경찰추산 1만1000명)이 모였다.

서울광장은 본 무대와 104개 행사 부스로 꾸며졌다. 성 소수자 관련 단체를 비롯해 인권단체, 정당, 외국 대사관이 참여했다. 구글·러쉬 등 기업도 각양각색의 행사를 선보였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은 현장 질서 유지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선문대학교 간호학과 2학년 학생 총 4명(여학생 3명과 남학생 1명)도 자원봉사자로 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성 소수자들이) 잘못이 아닌 만큼 힘이 돼주고 싶었다"며 "우리나라도 성 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서양처럼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행사 부스에서 판매하는 티셔츠, 에코백, 팔찌 등 기념품을 사거나 쿠키 데커레이션, 기념사진 찍기 등의 이벤트를 즐겼다.

아내와 함께 왔다는 최모(49)씨는 "식사하러 왔다가 행사가 열려 잠시 구경을 왔다"며 "성 소수자들의 문화에 대해선 중간 입장이다. 항상 방송 등을 통해서만 접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색다르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꼭 성 소수자가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게 다양한 것 같다"며 "축제 기간인 만큼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받아들이면 갈등도 덜할 것 같다"고 밝혔다.

동성 커플로 유명한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도 오전부터 행사에 함께?다. 두 사람은 퀴어영화제 홍보와 함께 무지개(퀴어축제의 상징) 깃발이 새겨진 부채를 나눠줬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금도 양쪽에서 우리의 행사를 방해하고 있어 아쉽다"며 "강남역 사건처럼 혐오를 방관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만큼 혐오를 더 두고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등이 맞불집회를 방관하는 것도 성 소수자들을 향한 폭력"이라면서 "성 소수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본 행사가 시작된 오후 2시부터는 잔디밭 등 광장 내부 곳곳에 축제를 즐기러 온 성 소수자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들은 합창, 댄스, 풍물 등 성 소수자들이 직접 꾸민 무대를 감상했다.

미국 마크 리퍼트 대사도 서울광장을 찾았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 대사관 행사 부스 쪽부터 행사장 곳곳을 다녔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는 오후 4시30분께 시작됐다.

"결국은 우리가 이긴다."

참가자들은 광장 외곽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단체들에 소리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을지로2가, 회현사거리, 롯데백화점 본점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돌아가는 코스였다. 총 2.9㎞로 역대 퀴어축제 사상 최장 거리였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PRIVATE BEACH'의 차량을 선두로 트렌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퀴어 인 서울대학교&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등 총 7개 차량 행렬을 따라 참가자들이 줄이어 행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 차량에 올라탄 공연자들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퍼레이드를 이끌어갔다.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흥겨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맞불집회도 만만치 않았다.

환구단 앞 도로에는 샬롬선교회 등 기독교 보수 교단 협의회와 총신대학교 관계자들이 오전부터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광장 쪽을 바라보며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나를 낳았어요', '동성애 아웃'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창조질서 파괴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동성애를 조장하는 차별금지법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등으로 구성된 '서울광장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준비위원회'는 오후 2시 서울광장 인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국민대회에 참여한 3만5000여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1만2000명)은 '동성애 허용하면 내 아들 군대 못 보낸다', '게이 평균 수명이 일반인보다 25~30% 더 짧고 청소년 게이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4배 더 높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동성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퍼레이드 차량 진행을 막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일부 반대단체 회원들은 확성기와 마이크 등을 들고 따라다니며 행진을 막아섰다.

4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퍼레이드 차량 위에 올라가 '회개하라'고 외치다 경찰의 제지에 끌려 내려왔고 일부 회원들은 도로 위에 드러누워 퍼레이드를 멈춰 서게 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퀴어축제 측과 반대 단체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비 인력과 의경 대원, 여경 등을 합쳐 60개 중대, 4800명의 경찰력을 동원했다.

이날 축제는 오후 7시께까지 진행된 뒤 마무리됐다. 올해 축제는 전시회, 이벤트, 파티 등이 계속 이어지며 이달 19일 퀴어영화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서울=뉴시스】

"오늘만이라도 아무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누가 뭐라 한들 오늘 축제는 성 소수자들을 위한 거니까요."

국내 성 소수자들(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무성애자 등)의 최대 행사로 꼽히는 퀴어문화축제가 11일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됐다.

서울광장을 둘러싸고는 종교단체와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맞불집회를 여는 등 마찰도 우려됐지만 퀴어문화축제는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시청 앞은 '두 모습'으로 갈렸다.

이날 행사에는 성 소수자들과 시민, 인권단체 관계자 등 주최 측 추산 6만5000명(경찰추산 1만1000명)이 모였다.

서울광장은 본 무대와 104개 행사 부스로 꾸며졌다. 성 소수자 관련 단체를 비롯해 인권단체, 정당, 외국 대사관이 참여했다. 구글·러쉬 등 기업도 각양각색의 행사를 선보였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은 현장 질서 유지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선문대학교 간호학과 2학년 학생 총 4명(여학생 3명과 남학생 1명)도 자원봉사자로 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성 소수자들이) 잘못이 아닌 만큼 힘이 돼주고 싶었다"며 "우리나라도 성 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서양처럼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행사 부스에서 판매하는 티셔츠, 에코백, 팔찌 등 기념품을 사거나 쿠키 데커레이션, 기념사진 찍기 등의 이벤트를 즐겼다.

아내와 함께 왔다는 최모(49)씨는 "식사하러 왔다가 행사가 열려 잠시 구경을 왔다"며 "성 소수자들의 문화에 대해선 중간 입장이다. 항상 방송 등을 통해서만 접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색다르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꼭 성 소수자가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게 다양한 것 같다"며 "축제 기간인 만큼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받아들이면 갈등도 덜할 것 같다"고 밝혔다.

동성 커플로 유명한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도 오전부터 행사에 함께?다. 두 사람은 퀴어영화제 홍보와 함께 무지개(퀴어축제의 상징) 깃발이 새겨진 부채를 나눠줬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금도 양쪽에서 우리의 행사를 방해하고 있어 아쉽다"며 "강남역 사건처럼 혐오를 방관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만큼 혐오를 더 두고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등이 맞불집회를 방관하는 것도 성 소수자들을 향한 폭력"이라면서 "성 소수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본 행사가 시작된 오후 2시부터는 잔디밭 등 광장 내부 곳곳에 축제를 즐기러 온 성 소수자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들은 합창, 댄스, 풍물 등 성 소수자들이 직접 꾸민 무대를 감상했다.

미국 마크 리퍼트 대사도 서울광장을 찾았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 대사관 행사 부스 쪽부터 행사장 곳곳을 다녔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는 오후 4시30분께 시작됐다.

"결국은 우리가 이긴다."

참가자들은 광장 외곽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단체들에 소리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을지로2가, 회현사거리, 롯데백화점 본점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돌아가는 코스였다. 총 2.9㎞로 역대 퀴어축제 사상 최장 거리였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PRIVATE BEACH'의 차량을 선두로 트렌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퀴어 인 서울대학교&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등 총 7개 차량 행렬을 따라 참가자들이 줄이어 행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 차량에 올라탄 공연자들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퍼레이드를 이끌어갔다.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흥겨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맞불집회도 만만치 않았다.

환구단 앞 도로에는 샬롬선교회 등 기독교 보수 교단 협의회와 총신대학교 관계자들이 오전부터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광장 쪽을 바라보며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나를 낳았어요', '동성애 아웃'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창조질서 파괴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동성애를 조장하는 차별금지법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등으로 구성된 '서울광장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준비위원회'는 오후 2시 서울광장 인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국민대회에 참여한 3만5000여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1만2000명)은 '동성애 허용하면 내 아들 군대 못 보낸다', '게이 평균 수명이 일반인보다 25~30% 더 짧고 청소년 게이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4배 더 높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동성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퍼레이드 차량 진행을 막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일부 반대단체 회원들은 확성기와 마이크 등을 들고 따라다니며 행진을 막아섰다.

4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퍼레이드 차량 위에 올라가 '회개하라'고 외치다 경찰의 제지에 끌려 내려왔고 일부 회원들은 도로 위에 드러누워 퍼레이드를 멈춰 서게 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퀴어축제 측과 반대 단체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비 인력과 의경 대원, 여경 등을 합쳐 60개 중대, 4800명의 경찰력을 동원했다.

이날 축제는 오후 7시께까지 진행된 뒤 마무리됐다. 올해 축제는 전시회, 이벤트, 파티 등이 계속 이어지며 이달 19일 퀴어영화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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