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트리플 대란’… 파업-테러공포-훌리건
등록 2016.06.16.IS추종자, 경찰관 살해 이후… 진정됐던 테러공포 다시 확산
‘유로2016’ 경기 열리는 도시는… 훌리건 난동 막기 위해 경찰 비상
14일 오후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가 벌어진 프랑스 파리 센 강 주변의 앵발리드 광장. 검은색 복면을 쓴 청년들이 경찰을 향해 돌과 유리병을 던지자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뿌연 최루탄 연기 때문에 나폴레옹 무덤이 있는 군사박물관의 황금색 돔이 잘 보이지 않았다. 휴지통과 타이어를 태우는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에서 훌리건들의 난동과 테러, 노동법 반대 총파업과 극렬 시위까지 겹치면서 일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 이후 프랑스에선 국가 비상경계 태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 전날 파리 교외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에 의해 경찰관 부부가 잔인하게 살해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해 또다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노조의 대규모 파업과 과격 시위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상원의 노동법 개정안 토론에 맞춰 최대 노동조합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은 버스 700대를 동원해 전국 각지의 시위 참가자들을 파리로 수송했다. 오후 1시 반경 파리 동남부 이탈리아 광장에서 출발한 약 8만 명(경찰 추산)의 시위대는 앵발리드 광장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 때문에 대표적 관광지 에펠탑도 문을 닫았다. 에펠탑 측은 “노조의 파업으로 관람객들의 안전을 유지할 수 없어 휴관한다”고 밝혔다.
‘카쇠르’(파괴자)로 불리는 과격 시위대는 돌, 병, 나무막대 등을 던졌고 경찰차와 공유 전기차에 불을 질렀다. 일부 시위대는 파리 12구에 있는 아동 전문병원 ‘네케르’를 점거해 유리창 수십 장을 깨뜨렸다. 마리솔 투렌 보건장관은 “참으로 부끄러운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일간 르피가로는 “이날 시위로 경찰 29명을 포함해 4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시위 주최 측은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이날 시위에 모두 130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으나 프랑스 경찰은 시위 참여자를 1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프랑스 정부는 약 2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유로 2016 기간만이라도 파업과 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지만 노동단체들은 노동법 개정안 선(先)철회를 주장하며 맞섰다.
이날 철도 기관사 파업으로 고속철도(TGV)의 10%가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또 에어프랑스 조종사 파업으로 약 20%의 항공 노선이 취소됐다. 독일 축구 응원단인 페틀레프 슐츠 씨는 AP에 “우리는 축구 경기만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이 아름다운 도시를 관광하기 위해 왔다”며 “그런데 모든 곳이 파업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9∼11일 훌리건 충돌로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를 마비시킨 러시아와 잉글랜드의 또 다른 축구 경기를 앞두고 프랑스 북부 도시 릴과 랑스에 비상이 걸렸다. 15일엔 릴에서 러시아 대 슬로바키아 경기가 열리고, 16일엔 랑스에서 잉글랜드 대 웨일스 경기가 열린다. 두 도시 간 거리는 27km. 프랑스 치안 당국은 러시아의 ‘최강 훌리건’과 잉글랜드의 ‘원조 훌리건’ 사이 재충돌을 막기 위해 릴과 랑스에 각각 4000여 명과 24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주류 판매를 금지시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권재현 기자
거리마다 시위대-경찰 유혈충돌… 총파업 영향 에펠탑도 문닫아
IS추종자, 경찰관 살해 이후… 진정됐던 테러공포 다시 확산
‘유로2016’ 경기 열리는 도시는… 훌리건 난동 막기 위해 경찰 비상
14일 오후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가 벌어진 프랑스 파리 센 강 주변의 앵발리드 광장. 검은색 복면을 쓴 청년들이 경찰을 향해 돌과 유리병을 던지자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뿌연 최루탄 연기 때문에 나폴레옹 무덤이 있는 군사박물관의 황금색 돔이 잘 보이지 않았다. 휴지통과 타이어를 태우는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에서 훌리건들의 난동과 테러, 노동법 반대 총파업과 극렬 시위까지 겹치면서 일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 이후 프랑스에선 국가 비상경계 태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 전날 파리 교외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에 의해 경찰관 부부가 잔인하게 살해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해 또다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노조의 대규모 파업과 과격 시위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상원의 노동법 개정안 토론에 맞춰 최대 노동조합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은 버스 700대를 동원해 전국 각지의 시위 참가자들을 파리로 수송했다. 오후 1시 반경 파리 동남부 이탈리아 광장에서 출발한 약 8만 명(경찰 추산)의 시위대는 앵발리드 광장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 때문에 대표적 관광지 에펠탑도 문을 닫았다. 에펠탑 측은 “노조의 파업으로 관람객들의 안전을 유지할 수 없어 휴관한다”고 밝혔다.
‘카쇠르’(파괴자)로 불리는 과격 시위대는 돌, 병, 나무막대 등을 던졌고 경찰차와 공유 전기차에 불을 질렀다. 일부 시위대는 파리 12구에 있는 아동 전문병원 ‘네케르’를 점거해 유리창 수십 장을 깨뜨렸다. 마리솔 투렌 보건장관은 “참으로 부끄러운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일간 르피가로는 “이날 시위로 경찰 29명을 포함해 4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시위 주최 측은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이날 시위에 모두 130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으나 프랑스 경찰은 시위 참여자를 1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프랑스 정부는 약 2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유로 2016 기간만이라도 파업과 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지만 노동단체들은 노동법 개정안 선(先)철회를 주장하며 맞섰다.
이날 철도 기관사 파업으로 고속철도(TGV)의 10%가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또 에어프랑스 조종사 파업으로 약 20%의 항공 노선이 취소됐다. 독일 축구 응원단인 페틀레프 슐츠 씨는 AP에 “우리는 축구 경기만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이 아름다운 도시를 관광하기 위해 왔다”며 “그런데 모든 곳이 파업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9∼11일 훌리건 충돌로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를 마비시킨 러시아와 잉글랜드의 또 다른 축구 경기를 앞두고 프랑스 북부 도시 릴과 랑스에 비상이 걸렸다. 15일엔 릴에서 러시아 대 슬로바키아 경기가 열리고, 16일엔 랑스에서 잉글랜드 대 웨일스 경기가 열린다. 두 도시 간 거리는 27km. 프랑스 치안 당국은 러시아의 ‘최강 훌리건’과 잉글랜드의 ‘원조 훌리건’ 사이 재충돌을 막기 위해 릴과 랑스에 각각 4000여 명과 24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주류 판매를 금지시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권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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