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태운 관광버스 사고…4명 사망·20여 명 중경상

등록 2016.11.07.
산악회 회원들을 태운 전세 관광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전도돼 4명이 목숨을 잃고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고속도로 갈림목에서 버스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든 승용차의 위험 운전과 버스 운전사의 미숙한 대응이 빚은 참사였다. 탑승 정원 기준을 위반한 ‘안전 불감증’도 인명 피해를 더 키웠다.

 6일 오전 9시 32분경 대전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갈림목(부산기점 278km 지점) 부근에서 이모 씨(55)가 몰던 관광버스가 갓길에서 전도됐다. 이 사고로 승객 이모 씨(75) 등 4명이 숨졌고 20여 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중상이다. 넘어진 버스는 앞 유리창이 모두 파손됐고, 오른쪽 측면 철판은 흔적도 없이 떨어져 나갔다. 승객들은 “버스가 갑자기 지그재그로 왔다 갔다 하더니 넘어졌다. 의자가 부서지고 회원들이 바닥에 깔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ㅓ]  경찰이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사고는 갈림목을 빠져나가려던 흰색 승용차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면서 발생했다. 승용차는 호남고속도로 지선으로 연결되는 4차로를 달리다 회덕 갈림목 20m 앞에서 무리하게 3차로로 끼어들었다. 당황한 버스 운전사는 핸들을 꺾어 1차로로 피했지만 중앙분리대를 살짝 들이받고 균형을 잃었다. 이어 갓길로 돌진한 버스는 가드레일과 충돌한 뒤 전도됐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제공한 흰색 쏘나타 승용차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승용차의 과실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버스 운전사도 안전주의 책임을 다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운전사 이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버스에는 정원(운전사 포함 46명)보다 3명 많은 49명이 타고 있었다. 2명은 각각 운전사 옆 작은 의자와 출입문 계단에, 1명은 2인 좌석에 끼어 앉았다. 경찰은 “정상적인 의자에 앉지 못했던 사람들은 안전띠를 매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만 이들 중에 사망자가 있었는지는 더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버스의 과속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운행기록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사고 버스는 이날 오전 7시 30분 경기 수원의 한 산악회원들을 태우고 전북 완주군 대둔산으로 가던 길이었다.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자 산악회원 외에 일반 등산객을 추가로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이모 씨는 “관광이 아닌 등산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음주가무는 없었다”며 “안전띠는 대부분 제대로 착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속도로 갈림목과 나들목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크다. 지난달 승객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울산 버스 화재도 갈림목 부근에서의 무리한 끼어들기로 발생한 사고였다. 도로교통공단이 2009∼2013년 50건 이상의 사고가 일어난 경부고속도로 사고 다발지역 4곳을 분석한 결과 모두 차로 변경이 잦은 구간이었다. 판교 나들목 주변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 나들목(60건), 서울요금소(57건), 동탄 갈림목(52건) 순이었다.

 대형 전세버스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승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단풍놀이, 결혼식이 많은 10, 11월은 전세버스 사고가 가장 잦은 시기다. 최근 5년 동안 전세버스 사고로 숨진 199명 중 25.1%가 10월(31명)과 11월(19명)에 목숨을 잃었다.

대전=지명훈 mhjee@donga.com / 박성민 기자

산악회 회원들을 태운 전세 관광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전도돼 4명이 목숨을 잃고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고속도로 갈림목에서 버스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든 승용차의 위험 운전과 버스 운전사의 미숙한 대응이 빚은 참사였다. 탑승 정원 기준을 위반한 ‘안전 불감증’도 인명 피해를 더 키웠다.

 6일 오전 9시 32분경 대전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회덕 갈림목(부산기점 278km 지점) 부근에서 이모 씨(55)가 몰던 관광버스가 갓길에서 전도됐다. 이 사고로 승객 이모 씨(75) 등 4명이 숨졌고 20여 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중상이다. 넘어진 버스는 앞 유리창이 모두 파손됐고, 오른쪽 측면 철판은 흔적도 없이 떨어져 나갔다. 승객들은 “버스가 갑자기 지그재그로 왔다 갔다 하더니 넘어졌다. 의자가 부서지고 회원들이 바닥에 깔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ㅓ]  경찰이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사고는 갈림목을 빠져나가려던 흰색 승용차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면서 발생했다. 승용차는 호남고속도로 지선으로 연결되는 4차로를 달리다 회덕 갈림목 20m 앞에서 무리하게 3차로로 끼어들었다. 당황한 버스 운전사는 핸들을 꺾어 1차로로 피했지만 중앙분리대를 살짝 들이받고 균형을 잃었다. 이어 갓길로 돌진한 버스는 가드레일과 충돌한 뒤 전도됐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제공한 흰색 쏘나타 승용차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승용차의 과실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버스 운전사도 안전주의 책임을 다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운전사 이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버스에는 정원(운전사 포함 46명)보다 3명 많은 49명이 타고 있었다. 2명은 각각 운전사 옆 작은 의자와 출입문 계단에, 1명은 2인 좌석에 끼어 앉았다. 경찰은 “정상적인 의자에 앉지 못했던 사람들은 안전띠를 매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만 이들 중에 사망자가 있었는지는 더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버스의 과속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운행기록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사고 버스는 이날 오전 7시 30분 경기 수원의 한 산악회원들을 태우고 전북 완주군 대둔산으로 가던 길이었다.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자 산악회원 외에 일반 등산객을 추가로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이모 씨는 “관광이 아닌 등산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음주가무는 없었다”며 “안전띠는 대부분 제대로 착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속도로 갈림목과 나들목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크다. 지난달 승객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울산 버스 화재도 갈림목 부근에서의 무리한 끼어들기로 발생한 사고였다. 도로교통공단이 2009∼2013년 50건 이상의 사고가 일어난 경부고속도로 사고 다발지역 4곳을 분석한 결과 모두 차로 변경이 잦은 구간이었다. 판교 나들목 주변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 나들목(60건), 서울요금소(57건), 동탄 갈림목(52건) 순이었다.

 대형 전세버스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승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단풍놀이, 결혼식이 많은 10, 11월은 전세버스 사고가 가장 잦은 시기다. 최근 5년 동안 전세버스 사고로 숨진 199명 중 25.1%가 10월(31명)과 11월(19명)에 목숨을 잃었다.

대전=지명훈 mhjee@donga.com / 박성민 기자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